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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녕 / 대한민국 !

김영두 |2008.02.29 22:57
조회 52 |추천 0

 

나는 즐거운 기운이 충만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조국의 안녕에 이바지 하기 위해 젊음을 국가에 바쳤고, 조국의 발전과 나의 평안을 위해 하루 14시간씩 경제활동에 참여한다.

 

나의 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이러한 우리를 위해 각종 루머와 큰 행사가 있을때마다 즐거운 이슈를 만들어 우리의 눈길이 다른곳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주며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기업의 국가적인 파문과,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기 몇주전인 지금 나의 국가는 힘있는자의 횡포에 분개하는 국민들을 단 몇시간만에 모두 잊어버리고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실로 대단한 나라이다. 즐거운 대한민국!

 

누구의 잘못을 따지고, 잘못된 행동이 낳는 더욱 잘못된 행위들을 마치 다단계 피라미드 업체 마냥 하나를 만들면 그 하나가 두개를 만들고 그 두개들 역시 또 두개를 만들어 기하급수적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니 흥에 겨워 어깨가 들썩거리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국보라 불리우는 - 그것도 제1호인 - 문화유산을 단지 사다리 하나와, 시너 세통, 1회용 라이터 하나를 가진 자기 몸도 가누기 힘들 나이인 70세 미치광이에 의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만들었다. - 잘난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 -

이 사건 이후에 생긴 즐거움들은 평생에 기억으로 안고 살고 싶을 정도이다.

 

국가에 자발적인 봉사를 한답시고 무료로 경비를 담당하겠다던 보안업체는 보안 시스템 조차 가동치 않았고(이는 주변의 노숙자의 진술을 토대로 확인해보면 쉽다. 그들은 그곳에 올라 술을 마시고 고기를 구워먹기도 했단다.) 늙은이가 사다리를 타고 꾸역대며 올라갈동안 출동도 안했다. 숭례문의 일부에서 연기가 치솟고 불에 타고 있을때 언론은 미미한 화재라 보도했고, 관할 소방서 역시 어줍잖은 화재 정도로 생각을 했다. 불이 커져 진압이 어려워질때쯤 나타나준 센스를 발휘해준 우리의 소광관들은 610년동안 마르고 기름쳐져 단단한 나무에 연신 물을 퍼부어댔으니... 그들의 바보짓을 보고 배를 잡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거세진 불길에 어쩔줄 모르던 소방관들과는 달리 소방방재청은 당직 직원 몇명을 제외하고 모두 퇴근을 했고, 국보 1호가 불에타 소실 직전까지 문화재청은 청장이 부제중이라는 이유와 다음날 출근을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 시각 미치광이 늙은이는 마을에 돌아가 고스톱을 치고 있었으니... 이건 시트콤이다!

 

이미 불타 없어져버린 숭례문을 두고 몇몇 국민들은(이들은 분명 불순분자이거나 좌파세력, 국가붕괴를 꾀하는 반정부 단체임이 틀림없다!) 슬슬 몇명을 지목해 그들의 잘못을 추궁하고 나서기 시작했고, 추궁을 당하는 당사자들은 서로 책임을 회피하기 시작한다.

물론 내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일보다 선행되어야 하는일이 무엇이겠냐만 그들의 주둥이에서 나불대는 변명은 듣고있는 나에게 무한한 행복을 주었다.

 

전소되어 붕괴된 현장에 소위 애국자라는 몇인은 그 앞에서 통곡을 하고 있는데 국가의 지도자로 당선된 사람은 - 분명 그 의도는 좋았고, 그 역시 불순한 의도는 아니었을 테지만 - 여러사람 심기 건드리면서 자발적 국민 참여에 의한 성금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물론 그 역시 자신의 재산중 일부를 기부하려고 했을것이다. 말 끝나기 무섭게 위에 말했던 몇명은 또 말꼬투리 잡고 늘어진다. 이게 기회다 싶은 당선인 반대세력은 공개적으로 도마위에 올려놓고 잘게 썰어대니... 이런 즐거움 때문에 정치를 하고 싶어지는것 아닌가!

 

불에타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610년간 그 자리를 지켜온 숭례문앞에서 비통한 마음을 달래며 예를 갖추는 사람들을 보고선 60대 늙은 아줌마는 돈을 번다. (일단 이대목에서 한번 웃었다.) 그 광경을 목격한 공무원은 저지를 하고, 혼란한 틈을 타 거리의 한 노숙자는 그 아줌마의 돈을 슬쩍한다. 신문에서는 씁쓸한 풍경이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생각해보자. 시트콤이지 않은가!

 

내가 지금 보이는 이러한 태도를 보며 평소에는 별 관심도 없다가 큰 사건이 생기니 이제와서 오버한다고 비난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나는 단 한번도 이러한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으며, 당연히 잘 지켜지고 있는줄 알았고, 또 응당 누군가가 하고있는 일이라 믿었으며, 그것들을 위해서 세금이라는것을 내고 있는 것이다!

 

잘가라 대한민국!

 

너희의 코미디는 즐길만큼 즐겼다. 이제 좀 진지해질 차례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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