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옥이라는 공간은
바깥 세상에서의 지하도나 역전같은 노숙공간보다 허름하지 않다
조용한 컨테이너 안에 앉아 있으면
유일한 소통구는 철창으로 봉인되어
볼 수 있고 들을수만 있는 자그마한 창문 하나
혹독한 겨울에 창틈새로도 세어나오는 강풍에는
그나마 상상속에 자리잡은 오래된 전열기가 있어
좁은 가건물은 충분히 따뜻하다
노곤하게 졸음이 몰려와
덥다,라고 생각할 때 즈음엔 이미 눈이 감기고 있다
꿈인지, 생시인지, 비몽사몽간인지,
알 수도 없는 순간에 땅거미가 지고
어둠이 몰려오는 것을
지나가는 차들의 헤드라이트 불빛을 통해 미약하게나마 느낀다
간수들의 손전등빛이라는 인식은 귀찮고 고되니까
감긴 눈에도 강한 빛이니까
적어도 철창으로 봉인되어 있기 때문에
그 차량들의 눈빛은 커져가다가도 지나가버려 안심이 되는 법이다
그래서 눈을 뜰 필요는 없는 것이다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거나 경적이 울리기 전에는
어느 순간에, 갑자기 불빛이 살아움직이는 것처럼
점점 커져 철창 바로 옆에 졸고 있는 내 옆얼굴을 덮고서도
계속 다가온다고 느낄 때엔
나 역시도 살아움직이게 되는걸까
그 때엔 비로소 위험해지는걸까
내 번호가 불리면
난 이 컨테이너에서 조차 떠밀려 나락으로 떨어져야 하니까
아쉬워서, 욕심이 나서가 아니라
마음이 쓸쓸해지는 순간
늘 사라지기 전에는 가장 충만해지지만
그것을 만끽할 시간은 그렇게도 부족하다
모든 것에 대하여 안녕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