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3.26 수
왕가위 감독의 영화 'My blueberry nights'
노라 존스와 주드 로 주연의 이 영화는 지금 나에게 좀 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얼마전 이별을 경험한...
그래서 더욱 엘리자베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던.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영화 포스터에서 보이는 두사람의 키스 장면이다.![]()
블루베리 파이에 아이스크림이 녹아 스며드는 달콤한 키스.
그녀의 입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자신의 따뜻한 입술로 닦아주는 주드 로가 너무 부드럽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남자친구 변심으로 힘들어한다.
남자친구를 찾다가 들어간 카페.
그곳에서 제레미를 만난다.
사랑의 상처를 간직한 제레미, 그는 아직도 예전의 그녀를 기다린다.
그녀의 추억이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두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안아주며 서로에게 다가간다.
카페가 한가한 문닫을 시간
그녀는 습관처럼 그 카페에 들어간다.
그리고 가장 팔리지 않는 블루베리 파이를 먹는다.
누군가가 보지도 않는 버려진 파이...
그 파이를 너무도 맛있게 먹는 엘리자베스.
제레미는 이제 그녀를 기다리며 블루베리 파이를 준비해 둔다.
그리고 제레미가 모아둔 열쇠들.
누군가가 찾아와주길 간절히 기다리는 여러 사연의 열쇠들이다.
마치 제레미의 마음처럼, 혹시나 그녀가 다시 오기를 기다리는 제레미와 함께.
그래서 그는 그 열쇠들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그에게 열쇠를 준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떠나버린다.
말도 없이 그 많은 열쇠들 속에 예전 그와의 열쇠를 두고...
그녀는 제레미와는 달리 그를 잊고 다시 시작하려 했던 것이다.
그와의 추억에 매달려 힘들어하는 나날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녀 자신을 찾으려고.
그녀에게서 편지가 온다.
불면증에 시달려 고통을 받는 날들이 계속되다가, 카지노에서 일을 하게되면서 억지로 잠을 청하는 일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냥 돈을 모아서 차 한대를 사서 여행을 하고 싶다는 그 목표만 가지고 그녀는 힘들게 일을 한다.
아무런 잡념을 하지 않게.
생각을 할 여유가 생긴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예전 그와의 추억일테니...
그런 그녀를 찾는 제레미.
그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사랑이었을까?
카지노에서 레슬리(나탈리 포드만)를 만난다.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 절대 돈을 잃지 않는 타고난 도박꾼이다.
이 모든것은 그녀의 아버지에게서 배운것.
그러나 그녀는 아버지를 미워한다.
그녀 또한 아픔을 가진...
그녀는 어느 누구도 믿지 않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조차도 믿지 못하여 장난으로 여겨버리는.
그러나 아버지 임종을 슬퍼하는 레슬리.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또 다른 사람에게 엘리자베스는 위로를 준다.
다른사람의 삶과 아픔을 보며 그녀는 성숙되고 자신의 아픔을 달래는 것이다.
돈이 생긴 엘리자베스는 차를 사고, 그리고 그녀들은 한적한 어느 도로에서 헤어진다.
다시 돌아온 엘리자베스.
어김없이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블루베리 파이.
그는 그것을 그녀에게 준다.
그리고 1년전처럼 같이 저녁을 먹는다. 서로를 바라보고 웃으며...
길을 건너는건 그리 어려울게 없었다. 건너편에서 누가 기다려주느냐에 달렸을뿐...
아직도 열쇠가 있냐고 묻는 그녀.
'열쇠가 있어도 어떤문은 절대 열리지 않아요.'
'문이 열려도 그곳에 당신이 찾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어요...'
나에게도 열쇠 하나가 있다.
하나의 문은 열렸으나 내가 찾는 그는 사라져 버렸다.
새로이 나타난 또 다른 문하나.
저 문을 열었을때 내가 찾는 그가 없을까봐 걱정부터 앞선다.
그리고 '내 열쇠가 저 문을 열지 못하면 어쩌지...'
저 문을 열기전
이 열쇠의 주인이 정말 나인지를 알아야한다.
저 문 건너에 있는 사람이 기다리는 누군가가 내가 맞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