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작가의 사진전.
모든 것이 평범했지만, 단 하나 평범하지 않은 광경이 있었다.
한 사진 앞에 한 여자가 꼼짝 않고 서있었던 것이다.
사진작가가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녀는 사진작가를 보자마자 마치 큰 모욕을 당한 사람처럼 얼굴이 일그러지고 말았다.
"이건, 저를 찍은 거네요?"
사진작가는 대답했다.
"네, 우연히 거리에서 당신을 봤고, 그때 찍은 겁니다."
그녀는 사진 속의 얼굴처럼,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사진 찍힌 이 순간은, 이 순간은 다신 돌아보고 싶지 않아요.
이걸 왜 찍었어요?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서 날 영원히 끔찍한 기억 속에 가둘 셈인가요?"
여자는 사진에 찍혔을 때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잃은 후였다고,
그 사람이 떠난 후 겁에 질려 있었다고 말했다.
"난 완전히 혼자가 돼서 망망대해에 떠있었죠. 땅은 보이지 않았고, 하늘은 너무 멀었어요."
사진작가는 그녀에게 사과했다.
"난 당신의 슬픔을 찍은 게 아니라, 그 속에 숨어 있던 고귀함을 찍은 겁니다.
결코 당신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이 사진을 찍었던 건 아닙니다.
만일 당신이 원한다면 이 사진을 당신께 드리죠. 필름까지 모두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아름다웠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 그녀는 사진을 창고 속에 넣어 버렸다.
그리고 계절이 지날 때쯤 그녀는 옷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그 사진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녀는 사진 속의 여자를 향해 말했다.
"아파하지 마. 계절이 바뀌면 다시, 웃을 수 있을 거야."
지나간 세월이 가르쳐주지 않았던가. 상처에 새살이 돋을 때 추억은 고귀해진다고.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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