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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도발의 진실은 내부에 있다

이양자 |2008.04.04 22:54
조회 77 |추천 0

 

     

                     북 도발의 진실은 내부에 있다

 

 

이미 예상된 일이지만 북한은 최근 남한 당국에 대해 '비난'에서 '도발'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를 길들이거나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과반의석을 저지하기 위한 지원사격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그 내막은 북한 내부에서 찾아봐야 정답이 나온다.

지금까지 북한은 체제 붕괴의 큰 위기를 두 번이나 넘겼다. 1990년대 후반 300만명이 아사(餓死)하는 사상 최악의 재난으로 체제는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노동당 과장급 간부들이 사는 평양 창광거리 아파트조차 전기가 끊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북한 당국은 곳곳에서 공개처형을 자행했고, 전쟁설(說)을 유포시키며 주민들의 반발을 강제로 진압했다.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를 포함, 고위탈북자들은 김대중 정부의 대북지원이 없었다면 북한은 중국식으로 변했거나 루마니아식으로 붕괴됐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북한의 두 번째 위기는 2005년 핵무기 보유 선언을 한 이후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에 대한 북한계좌를 동결하면서 발생한 금융경색에 의한 위기다. 2000년 들어 북한 내부는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배급제 붕괴로 인한 시장경제의 확대가 그것이다. 뙈기밭 농사와 장사로 주민들은 자생력을 갖춘 반면 지배계층은 외부원조로 지탱하는 이중구조로 북한사회가 재편된 것이다.

 

결국 배급제는 지배계급만의 전유물로, 대외원조는 체제를 유지시키는 구조로 고착화됐다. 이런 구조 속에서 미국의 금융제재는 단번에 열악한 북한의 금융시스템을 마비시켰고 그 결과 지배계층의 동요가 시작됐다. 당시 미국이 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고 조금만 더 압박했다면 벌써 핵 문제가 해결됐을지도 모른다.

그때 북한은 미국의 조치에 반발해 동해 서해 바다에 미사일을 무더기 발사했다. 주민들에게는 또다시 '전쟁'을 떠들면서 준(準) 전시상태를 수개월간 지속하기도 했다.

이제 세 번째 위기가 북한 체제를 엄습하고 있다. 남한의 묻지마식 대북(對北) 퍼주기를 즐기면서 체제변화의 시간을 낭비한 북한은 남한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것을 막는 데에만 주력하다가 보수정권이 등장하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대남(對南)정책의 실패를 하급 부하들에게 분풀이하며 지난 10년간 대남정책을 총괄했던 통일전선부가 사정의 칼날에 쑥대밭이 됐다.

외부압력이 거세지면 내부통제를 풀고, 대외환경(대북지원 증가 등)이 좋아지면 내부를 조이면서 체제를 유지하던 전통적인 내부 통제도 이성을 잃고 일방적 통제만 강요하고 있다.

최근 북한 곳곳에서는 또다시 공개처형이 시작됐다고 한다. 함북 청진시 수남 장마당에서는 장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여성 수천 명이 시장진입을 막는 보안원에 맞서 집단항의를 벌이는 사건도 발생했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만 하는 시장 여성들의 "배급도 안주면서 장마당을 막으면 네놈들이 쌀을 달라" 는 절규에 보안원도 차마 강제진압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의 위기가 다른 점은 체제 붕괴의 필요성을 다수의 북한주민들이 공감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남한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북한 내부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위기를 느낀 북한 지도부는 또다시 예전에 써먹은 카드를 다시 꺼내 남한을 협박하면서 내부를 전쟁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체제변화를 요구하는 북한주민들의 열망을 받아들여 단순한 상호주의가 아닌 북한 주민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대북정책으로 전환할 때가 온 것 같다

                                                                                              강철환 정치부 겸임기자

 

 

                            북한이 시끄러운 이유

 

                    "조건없는 지원 계속하라"
                           또 하나의 벼랑 끝 전술  

 

북한이 시끄럽다. 개성 공단에서의 남측 당국자 추방, 미사일 발사, NLL 무력화 발언, 이명박 대통령 비판 등이 보여주듯 북한 정권이 의도적으로 남북 관계에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것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북한 정책을 분석하는 사람들은 북한이 이러한 도발을 시작하리란 것을 올해 초부터 예언하고 있었다. 벼랑 끝 외교에 능숙한 북한은 남측으로부터 양보를 받기 위해서 같은 전술을 계속 쓰고 있다. 북한은 보통 위기를 먼저 조성한 뒤 긴장이 고조되면 이런 긴장을 해소하는 것을 명분으로 상대방으로부터 양보를 받아 내는 전술을 사용해 왔다.


 이번에도 북한이 도발을 통해서 무엇을 달성하려는 것인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1990년대 말부터 북한 정권은 남한과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지원을 아무 조건 없이 받고 있다. 분배 과정을 감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북한 정권은 식량과 소비품을 서민보다 먼저 군인이나 노동당 간부 그리고 평양 시민들 같은 김정일 정권의 기반으로 보는 사회 계층에게 분배함으로써 체제 유지의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새로 출범한 남한의 정부는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 이러한 지원 규모가 감소할 전망이다. 서울 정부가 '비핵·개방·3000' 구상은 북한 경제를 재생할 정책이라고 주장하지만 북한 당국자들의 입장에서 '비핵·개방·3000'은 결코 매력적인 것이 아니다. 평양 정권은 핵 포기도 개방도 자신의 통치와 특권을 위협하는 정책으로 여길 근거가 있기 때문에 '비핵·개방·3000' 구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 통치자들에게 경제 개발이 중요하긴 하지만 체제 유지는 훨씬 더 중요하다.


이제 그들은 벼랑 끝 전술을 동원하면 남한 정부에게 조건 없는 지원을 그대로 제공하도록 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북한측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남한의 민주 정치와 시장 경제의 약점을 교묘하게 조종하고 있다.


민주국가인 남한에서 국민들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불만을 느끼게 되면 이 정책이 바뀌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한 국민 대부분이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남북의 통일이나 북한 국민들의 인권보호가 아니고 안정적인 경제 성장이다.


그러나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이며 평화적인 국제 환경이 중요하다. 북한 도발 때문에 외국 투자자들이 한반도가 위험한 지역이라고 오판한다면 외국 투자와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남한 경제는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북한은 남한을 침략할 능력이 없지만 소규모 도발을 통해서 남한 경제에 손실을 끼칠 수 있다. 북한은 이런 계산으로 남한 주민들이 정부에 북한에 양보하라고 요구할 것을 희망하는 것이다.


북한의 벼랑 끝 외교를 알면 나중에 발생할 일이 무엇인지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남측이 곧 굴복하지 않으면 북한과의 대립이 더욱 첨예화 돼 서해에서의 해군 공습이나 비무장지대에서의 총격사건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북한에 대한 경제 압력은 특권계층보다 일반 사람들의 생활을 어렵게 하는 방법인데 효율이 별로 없다. 전체 북한 인구의 2~3%에 불과한 정치엘리트는 서민들의 생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북한이 흉년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적 식량 원조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이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 중요한 도전에 직면해 한국의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다. 새 정부는 압력에 굴복해서 조건 없는 대북지원을 재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북한은 얼마 동안 시끄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단기적으로 안정이 온 것 같은 착각을 주겠지만 북한에 협박과 도발이 효율적인 정책이란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남과 북이 악순환을 계속할 것을 의미한다.


대북지원은 중요하다. 그러나 북한측에 아무 조건 없이 돈과 식량을 주는 것은 100여 만명을 아사(餓死)시킨 체제를 연장하는 것에 불과하다. 대북 지원은 김정일과 그 측근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보다 일반 사람들을 구원하고 북한 경제의 재생을 위한 기반을 준비하는 방법으로 제공할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Andrei Lankov) 국민대 교수·역사학

 

 

                          중국이 보는 ‘남북경색’ 원인과 전망


                       北전술상 운용방식…장기적으로는 낙관

 

중국은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면서 자국의 한반도 영향력 등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며 예의주시하고있다. 중국은 이번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으며 어떤 전망을 하고 있을까?

 

남북한 모두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이나태도를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공직에 있는 한반도 전문가들의 논평과 관영 언론의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중국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최근 강경으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에 전술적인 의도가 담겨 있으므로 당분간의 경색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는 다소 낙관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북한문제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4일 국제선구도보 기고문에서 "북한은 한국에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긴장감을 조성해한반도 정세가 동요해왔었다"면서 "이는 북한의 전술상의 운용 방식이며 주기적이고규칙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영삼ㆍ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에 각각 제1ㆍ2차 북핵 위기가 있었고 김대중 정부 초기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었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북한 역시 핵문제의 해결하는데 한국의 노력이 필수적이며 경제발전 측면에서도 한국의 원조와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에 한국과의 장기적인 교착 상태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남북관계는 장기적으로 통제불능인 상태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은 단기적인 것이며 남북관계는 장기적으로는 평화와 화해, 협력의 궤도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관영 신화통신은 '남북관계가 냉기류를 맞았다'는 4일자 기사에서 2월말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정책으로의 전환을 비롯한 일련의 변화 그 자체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통신은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 일본을 중시해 북한을 압박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해 '선 핵포기 후 경제협력'이란 태도를 보이는데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임기연장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으며 6자회담 과정에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태도로북한을 압박하는 등의 태도를 보인 것에 북한이 크게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은 3일 남북대화와 접촉 중지, 군사분계선(MDL) 통행 차단을 시사하는 '군사 조치'를 언급하고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한편 개성공단 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 근무하는 남측 당국자들을 사실상 추방하는 등 이명박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에 반발하며 남북관계를 경색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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