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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나의 아버지..

hyacinth |2006.08.05 14:49
조회 161 |추천 0

너무 힘들어서, 어딘가 털어 놓을 곳을 생각하다 몇 자 적어 봅니다.



 

 

제 나이 16세, 중학교 3년을 마치고 졸업식에서 기다리던 단 한사람이 있었습니다.

항상 사업에 바쁘셔서 이야기할 시간도 없으신... 아버지였습니다.

그 날도, 아버지는 오지 않으셨습니다. 전 다른 친구들이 아버지가 오셔서 졸업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질투심도 느꼈습니다. 그렇게 졸업식이 끝나고, 축 쳐진 어깨와 함께 학교를 나서고 있는데, 저 멀리 반짝반짝 거리는 구두를 신고, 헐레벌떡 뛰어오는 사람. 아버지였습니다.. 전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제 나이 17세, 하고 싶은 것 많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이성에 눈을 뜨고, 학업에 흥미를 갖고, 취미활동도 즐길 줄 아는 건강한 학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찌 알았을까요. 이미 아버지의 마음은 타틀어가고 있었습니다..  어느날은 제가 반석차1등을 하게 됐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굉장히 기뻐하셨고, 저는 아버지께 게임을 사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선 사주셨지요. 아버지에게 받는.. 마지막선물일줄 몰랐습니다.


 

 

제 나이 18세, 2학년이된다는 설레임도 잠시, 제게 일생의 첫 번째 전환점이되는 일이 터지고 맙니다. 사업실패로 마음고생하시다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후의 도피처.. 자살을 선택하셨습니다. 어머니와 저, 그리고 동생의 충격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죠... 장례식장에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아버지께선 인맥이 굉장히 좋았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때는..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보내는 순간에는, 저희가족들 모두 펑펑 울었습니다. 하지만 전 울지 않았죠. 이때부터 시작 됐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반감, 분노.. “ 당신은 우릴 버렸어, 우리의 눈물을 받을 자격조차없어.. ”


아마, 아버지가 돌아가신분들은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실감이 안나죠. 한사람이 없다는게, 느껴지지 않죠. 허전할뿐.


 

 

제 나이 19세, 드디어 수능을 봐야할 나이가 됐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그런것 조차 허락되지 않더군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머니는 다른 남자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몇 달이었죠... 몇 달... 몇 달... 저는 그런 어머니가 보기 싫어서,, 이 때부터 저는 독립해서 살게 되었습니다.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집은 어머니가 구해주셨지만요..) 저는 이때 결심했습니다. 내가 죽기 전에 꼭 두사람을 죽이겠다고..  한사람은 제게서 아버지를 빼앗아가버린, 같이 사업을 하셨던 분이고, 또 한사람은 어머니를 빼앗아간, 새아버지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성공해야한다...’ 색다르긴 하지만, 제게 수능공부에 목숨을 걸 명분이 생긴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대부분의 고등학생이 하는 것처럼, 1년 죽어라 공부해서 수능보는 학생중 한명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결국 저는,, 수능은 성공했지만, 대학은 실패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지망했던 학교는 안정권이었지만, 수석은 아니였습니다. 제겐 돈이없기 때문에,,, 결국 수석을 할 수 있는 학교를 찾아 학교를 하향조정하게 된거죠.. 이렇게 또 기나긴1년이 지나갔습니다.


 

 

제 나이 20세, 철이 들었습니다. 아니 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굉장히 고생했거든요. 길거리에서 자 본적도 있고, 기름값이없어서 벌벌떨며 겨울을 보냈고, 아버지 빚독촉에 시달려 빨간딱지(정식명칭이....?)도 붙어봤고, 부족한건 사회경험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에게도 봄(?)은 오는가 보네요.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습니다. 한 살 많지만, 선배는 아닌.. 무엇보다도 저는 저와 같은 연애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보수적. 그녀는 절실한 기독교신자입니다. 저는 절실한 반기독교인입니다. 저와같이 분노로 가득찬 사람에게, 종교가 있을 순 없는거니까요. 하지만,, 20살,, 머리가 커버린 이후로 누구를 좋아하게 되니, 이거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인경우가 더 많더군요. 그녀와 함께 지내며, 그녀의 한결같은 신앙에 대한 믿음들을 보며, 혼란스러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교회의 모습,, 예수쟁이, 개독교... 같은 모습은 한치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신앙을 떠나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는 사실에 신기했습니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의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얘기.. 그녀도 알게 됐지요.. 하지만 큰 가치관의 차이... 저에게 있어서 기독교는 아니 하나님의 존재는 믿고 싶은 것이지. 믿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러한 갈등은 계속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제 나이 21세, 지금입니다. 한 달 전쯤 전 어머니와 또 한번 크게 다퉜습니다. 이미 남남이 되어버린 저와 어머니 사이에, 고운 말이 오고 갈 리가 없지요. 저의 친구들도 이제 하나둘 군대에 가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도 남일이 아니게 됐지요. 제 친구들도 다 사연이 있는 녀석들입니다. (하기사,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힘든세상을 살아가면서 친구처럼 힘이 되는 존재는 없더군요. 으하하...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역시 돈은 무서운 법입니다. 평생 갈것만 같았던 저희들의 결속력은,, 만원짜리 우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자기길가기에 바쁜 존재들이었습니다 모두..저역시..  그리고 저는 이때 처음, 자살을 꿈꾸게 됐습니다. 21년이란 짧지만은 않은 삶을.. 정리하려고,, 일주일이란 시간을 스스로에게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추억들을 되새기기 위해서 여행을 갔습니다. 내가 태어난곳... 내가 살았던 곳, 아버지와 추억이 있는곳, 친구들과,, 그리고 그녀와,,


5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하루마음정리를 하고,, 7일째 되는날, 전 그녀에게 찾아갔습니다. 전 친구도 없고, 부모도 없고, 가족도 없으니,, 남은거라곤 생각나는거라곤 그녀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습니다. 특별히 무슨일이 있는지 그녀가 알리 만무했고, 제가 너무 늦게 찾아갔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문자하나 보냈습니다. ‘ 나한테 줬던 성경.. 돌려줄려고 했는데 이제 못돌려주겠네, 내가 가져야겠다. 고마워^^’ 집에 돌아와서, 전 계획대로 행동했습니다. 평범한 집에서 할 수 있는 자살방법은 그다지 많지 않더군요. 스스로 상해를 입힌다던가,, 아니면,, 약을... 여튼 전 약을 먹었습니다. 유서같은건 없습니다. 뉴스에서 유서를 조금 읽어주는 그런걸 몇 번 봤는데, 진짜 꼴불견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걸 제가 할 순 없으니까.. 그냥 친구들에게 마지막으로 문자하나 보냈죠.. ‘ 아.. 잠온다.... 이제..’


 

 

 

 

.......


 

 

 

 

저 죽지 않았습니다. 웃자고 하는 말아닙니다.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살았습니다. 멍해지더군요. 눈 떴을때, 내방 천장이 그대로 보였습니다. 하하;; 그리고 운명의 장난은... 계속해서 일어났습니다. 꿈에서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절 반기지 않더군요. 지금은 생생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버지는 욕설을 퍼부으며 절 꾸짖으셨습니다. 눈떳을때,, 무심결에 아버지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아버지가 너무 미워서, 아버지 납골당위치도 모르는,, 제사상을 엎어버리기 까지 했던.... 이 개망나니 같은 아들이...




 

 

앨범을... 앨범을 펼쳐 보았습니다.. 


 

 

 

아버지 사진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다 태웠다고 했던말이 기억납니다..

그렇지만, 전 여기서 눈물을 펑펑 쏟고야 말았습니다.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어쩌면 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것.

아버지의 유서였습니다...





중학교졸업식이 생각납니다. 아버지 때문에 울었던 기억... 그리고 지금도 아버지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래요... 전 사실 속이고 있던겁니다. 아버지는 너무나 증오하고, 너무나 미워했지만, 그 이상으로 사랑했고, 그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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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나의 아버지.

당신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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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글은 쓴 이유는, 신세한탄과 더불어 위로를 받고 싶어서 입니다. 힘이 되어주세요 ^^

그리고, 지금 아버지와 대화를 나눠보세요, 마지막으로 감사하다는 말 해드리시구요.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화목해졌으면 합니다.

지금 mc스나이퍼의 글루미선데이가 흘러나오는군요, 이 노래처럼,,

하늘은 언제나 나의 편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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