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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ㅈㅇ과의 이야기들.

이유진 |2008.04.17 15:31
조회 773 |추천 1

 

 

나는 그 사람을 사랑했다.

정말 많이 사랑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했던 행동들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을테니까.

 

 

그 사람이 했던

처음의 달콤한 약속들이

나를 얼마나 사로잡았던지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절대 끝은 없으리라고 다짐하고

그 사람 곁에서 겪는 어떤 아픔도

그 사람을 잃는 것보다는

더 나을꺼라고..

참고 견뎠으니까.

 

 

이렇게 끝날수도 있고

이렇게 추억마저 찢겨질 수 있는데

그땐 그걸 몰랐다.

 

그저 그 사람이 내 곁에서 없어지면

숨도 못 쉴 것만 같아서

그렇게 바보처럼 곁에 있고 싶어했다.

 

 

미국에 오고나서 사년 쯤..

부모님과 함께 일했던 시간 동안

오전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고

부모님과 함께 출퇴근하면서

일주일에 200불 300불 꼬박꼬박 모아둔 돈..

 

맛있는거 안 사먹고

예쁜 옷 안 사입고

사람들도 거의 안 만나면서  

언젠가 그 돈으로 공부하고 내 기반 잡아야지, 하면서

고이 고이 모아둔 돈을

내가 사랑했던 사람한테 거의 다 빌려줬다.

아니 지금은 날린 셈이지..ㅋ

 

 

2006년 2월

집에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고

2000불을 빌려줄 수 있느냐는 말에

곧바로 은행에 가서 인출해 줬더니

한달 뒤에 갚길래

참 돈에 대해서 분명한 사람이구나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달에

또 3천불이 급히 필요하다기에

다시 은행에서 꺼내다가 줬는데

아주 미안해하고 민망해하면서

집안 사정이 어려우니까

한달에 200불씩 갚겠다며

200불을 주더라.

 

한번 주고는 그 후로 전혀 소식이 없었지만

사랑하는 사람 집이 어렵다는데

그 정도는 해 줄 수도 있는거 아닌가 했다.

 

2006년 5월 독립한다는 그 사람에게

집안도 어렵다면서

연말까지만 집에 있지..라고 했더니

정말 독립하고 싶다면서 독립을 강행했고

그러느라 아파트 디파짓에 렌트비 포함

$1500을 빌려주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독립하는데

그 정도 도와줄 수 있지, 생각했다.

 

타고 다니던 G35 페이먼트 감당할 수 없다고

친형한테 넘기고

차를 산다고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더니

다운페이 만불을 해달라고 하더라.

솔직히 허걱..했다.

 

만불은 나한테 정말 정말 큰 돈이었으니까.

 

내가 모았긴 하지만 

한번도 써 보지는 못한 돈..

고이 고이 모아서 은행에 넣어둔 돈..

 

조금 생각하다가

그럼 나중에 그 차 나한테 줄꺼야? 했더니

그 사람은 알았다고,

몇년 후에 페이먼트 끝나면 주겠다고

그럼 내가 너무 손해보는거 아니야? 했다.

 

그렇게 그 사람 하얀색 혼다 시빅을 사게 되고

나는 만불을 꺼내서 빌려 주었는데

그 사람 크레딧 카드 빚 $4000 있는거

먼저 갚자고 했다.

크레딧 카드 빚 있으면 크레딧도 나빠지고

빚 있는거 맘 안 편하다고..

 

그렇게 $4000 카드 빚 갚아주고

$6000 다운 페이 해서 그 사람이 차를 샀다.

 

그 사람 독립하면서

울 집에 있던 빅 스크린 TV 달라고 해서

부모님 보시는거라 죄송하지만

사랑에 눈 멀어서 갖다 주고

청소기며 살림살이 이것 저것 사 주고

그래도 그게 좋았다.

그 사람이 독립해서

함께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게.

 

24 Fitness 등록할까? 하더니

어느날 혼자 가서 3년짜리 등록하고

첵 끊어주고 와서

빨리 넣어야 한다고, 잔고 없다고 해서

그 다음날로 은행에 가서

$1500 찾아주면서

조금은 미래가 걱정스러웠다.

 

 

그렇게 몇달을

매일 함께 있으며

웃고 울고 그래도 사랑하며 지내다가

어느날 우연히 본 그 사람의 일기에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가 너무 그립다고

일주일 내내 그녀 생각을 했다는 글을 보고

충격 받아서 많이 울었다.

그래도 그 사람이 사과했고

나 밖에 없다는 그 사람 말 믿었는데..

 

11월초, 산타바바라 출장 다녀왔던 그 사람..

출장 다녀온 다음날 갑자기 토다이를 사 주더니

밥 먹으면서 하는 말이

우린 계속 함께 있을꺼니까

너한테 빌린 돈은 안 갚는걸로 할께. 하더라.

 

솔직히 당황했지만..

우리가 결혼해서 함께 산다면

그 사람 집도 우리집, 그 사람 차도 우리 차인데

그게 뭐가 중요할까 싶어서

그러자고 했다.

 

 

그 말을 나눈 바로 다음 날..

또 보게 된 그 사람 일기.

 

산타바바라 출장 가서

우연히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 만나고

두 사람 추억의 장소에 가서

그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글..

그 사람이 오기만 하면

무작정 끌어안을 생각이었다는 글...

 

바로 전날 평생을 함께 있을꺼니까..라고 했던 사람이

그런 글을 썼다는 것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고

울면서 헤어지자고 했다.

 

그 사람은 내가 그 사람 일기를 본거에 화를 냈지만 

미안하다고, 나 밖에 없다고

그냥 생각이 지나간 것 뿐이었다고..

우리 일년 기념일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러지 말자고 했다.

 

믿음이 깨어지면서 너무 아팠지만

그 사람이 없어지면 내가 죽을 것 같아서

그렇게 그 사람 곁을 지켰다.

 

 

그리고 내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면서

내가 몇년 동안 모은 돈 다 빌려주면서 그렇게 했는데

어쩌면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는 나에게

오빠가 불 같이 화를 내면서

남자는 자존심을 건드리면 견딜 수가 없다고

한번만 더 그 얘기를 꺼내면

당장 갚고 헤어지겠다고 했다.

 

그 사람 자존심이 세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 후로 돈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아주 가까운 사람도 친구도 부모님 조차도

내가 그 사람에게 그렇게 큰 돈을 빌려준 걸 몰랐다.

 

 

그 사람이 나랑 헤어지는 과정에서

내 마음을 어떻게 찢었는지..

여기에 쓰지 않겠다.

너무 자세히 쓰다보면

다른 사람을 또 다치게 할 수도 있으니까

그냥 잔인하게 버려졌다.. 라고만 쓰겠다.

 

내가 바보같은 사람이라서

끝까지 매달리고, 붙들고, 그리고 버려졌다.

헤어지지 않으려 많이 노력했지만

동정심으로 곁에 있어야 하냐는 말에

그 사람 놓아주기로 했다.

 

그리고 헤어짐 이후에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수면 유도제를 끼고 살았다.

 

수면 유도제를 먹고 잠이 들면

그 다음날 얼마나 일어나기 힘이 드는지,

수면 유도제를 삼일 연속 먹으면

그 다음날은 두배를 먹어도 잠이 안 온다는 것..

경험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그렇게 사는게 고통스러웠던 나를

그 사람은 참 여러번 흔들었다.

연락하고 찾아오고 스킨쉽하고..

 

다른 사람이랑 놀러 다녀왔으면서

그러니까 내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며

나랑 단 둘이 놀러가자고 하고..

 

잊자, 잊자, 미워하자 다짐하다가도

그립다는 말 한마디에 속절 없이 무너졌다.

 

마음을 잡으려고 할 때 마다

던져주는 희망이

그렇게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다.

 

그렇게 헤어지고도 몇달을

그 사람의 그림자에서 못 벗어나고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며

때론 통곡으로 밤을 지새우고  

죽지 못해 살았다.

 

 

솔직히 그 사람이라면

내가 아무 말 안해도

빌려간 돈 일부쯤은

갚으리라고 믿었다.

 

그렇게 대단한 자존심에

평생 같이 할 사람이라고 돈 빌리고

자기가 그 여자를 버렸는데

그냥 넘어갈 사람은 아니지 싶었다.

 

먼저 말 꺼내겠지, 하면서도

독한 맘 먹고 먼저 말했다.

 

차에 다운페이 한 것 쯤은 돌려달라고.

 

그 사람이 그렇게 잔인한 사람인줄은

그때 처음 알았다.

 

넌 이제까지 나한테한게 다 가식이었구나.

왜 이제까지 착한척 했었니.

사랑한다고 말한 것도 다 거짓말이었지?

너 영주권 없는거 첨부터 알았으면

아예 사귀지도 않았어.

그래 다 갚을께. 이자까지 쳐서 다.

 

그런데 너는 나를 돈 주고 산거였으니까

우리 사겼던건 없었던걸로 하자.

 

아마 이 말들은

내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꺼다.

그 밤에 수면유도제 한주먹을 먹고도

잠이 오지 않아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그렇게 일을 가서 일하면서

이렇게 몇달 더 살면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그 사람 지우고 살 수는 있을 것 같았는데

이틀 뒤에 괜찮냐고 문자 보내고

미안하다고 진심이 아니었다고

원래 갚을 생각이었는데

그냥 나한테 상처주려고 그런거였다고

 

그래도 돌아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울면서 전화를 걸어왔다.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그런 그 사람을 다시 만났다.

용서해 주겠다고 하고

나도 미안했다고 하고..

 

다른 돈 다 괜찮으니까..

집에 급하게 쓴 돈, 카드 빚 갚아준거,

아파트 디파짓 한거, 피트니스 끊어준거까지..

다 내가 선물한거라고,

사랑해서 그냥 준거라고 생각할 테니까

차에 다운페이 한것만 돌려달라고 했다.

 

지금도 그 차 타고 다니는데

언제든 팔면 나올 돈인데

그 정도는 나도 받아도 될 것 같다고.

 

 

한달에 500불씩 열두번 주겠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다.

힘들면 200불, 300불씩도 상관 없다고.

다만 돈 문제로 여러번 만나지 않게

첵을 한꺼번에 끊어서 달라고..

매달 내가 입금할 수 있게.

 

그렇게는 안된다고

주는대로 받으라고 하면서

9월, 10월, 500불씩 갖다 줬다.

 

그렇게 만날 때 마다

너 없어서 많이 힘들다고 안아주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그 사람한테 남은 정에

그립고 아프고 힘들고 했다.

 

 

11월이 된 어느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서

싸이에 있는 사진들을 지워달라고 했다.

아프지만, 알았다고

사진들을 지워주고

 

그 사람이 내게 남긴 방명록들

일년 전에 남긴 댓글들까지

모조리 찾아서 지워내는 것을 보고

그래도 추억을 남기고 싶었던 나는

몹시도 상처를 받았더랬다.

 

그 사람은 싸이를 탈퇴하고

메신저에서 말 걸었더니  

11월 12월엔 돈이 없으니까

1월에 주겠다고

그 대신 첵 열장을 한꺼번에 끊어서 주겠다고 했다.

 

그걸 받으면

그 사람과의 모든 인연은 끝이구나.. 하면서

알았다고 했다.

 

 

1월이 되어서 말 걸었더니

아, 첵 북을 다 썼네..

첵 북 오더해서 2월에 줄께.. 하더라.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냥 자기 생각인데, 거절해도 상관 없다면서..

혹시 나중에 차 팔고 나서

한꺼번에 주면 안되겠냐고 묻더라..

 

그게 언젠데? 라고 했더니

물론 아주 나중이 되겠지만.. 이라고 하길래

그때까지 그 사람과 돈 문제로 얽혀있고 싶지 않아서

그건 좀 곤란하다고 말했고

그 사람은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2월에

첵 열장 주고 받기로 하는걸로 얘기를 끝냈다.

 

 

1월 어느 날에 나눴던

그 대화를 마지막으로

그 사람은 모든 연락을 끊었다.

 

메신저에도 안 들어오고

전화를 했더니 언제부터였는지

바뀐 번호라고 했다.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없었다.

 

혹시나 해서 그 사람 다니는 교회 클럽에 들어갔더니

멀쩡히 다시 싸이를 하고 있었다.

 

주님과 함께 당신과 함께..

주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는

그런 홀리한 문구들과 함께..

 

쪽지를 보냈다.

2월 되었으니까 연락해 달라고..

첵 열장 받고 나면

연락 하라고 해도 안할꺼라고..

 

쪽지 답장은 안하고

싸이 주소를 바꾸고

일촌들만 볼 수 있게 바꾸어 놓고

방명록에 글도 등록 안되게

철저히 바꾸는걸 보면서

이런 사람이었나..

화가 나고 마음이 무너졌다.

 

그렇게 연락 없었던 그 사람..

그 사람 형한테 전화해서

연락하게 해 달라고 했더니

이틀 전에야 겨우 메일 한줄 왔다.

 

연락하지 말라고

너랑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당황스러웠다.

돈 갚겠다고 해놓고 연락 끊은 사람이

얘기하기 싫으니까 연락하지 말라니.

 

돈 갚으면 연락 하라고 해도 안한다고 했더니

니가 좋아서 준건데 왜 갚냐고 한다.

 

그렇구나..

이렇게 진짜 얼굴을 보이는구나..

 

 

너무 화가나서

법정에서 만나자고 메일 보냈더니

답장이 왔다.

ㅇㅋ 라고.

 

 

내가 무엇을 해도

그 돈은 못 받을 수도 있다.

저렇게 맘 먹고 하는데야

내가 무슨 수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 사람 하나 믿고 사랑한 죄로

4년 동안 안 쓰고 고이 고이 모았던 돈..

 

내 학비가 될 수도 있었고..

결혼 자금이 될 수도 있었던

나에겐 정말 큰 돈이 날아갔다.

 

나는 지금도 버스타고 다니는데

그 사람은 내가 다운페이 해 준 차

버젓이 타고 다니고

아마 여자친구도 태우고 다니겠지...

 

 

내가 바보였던거 맞다.

내가 미쳤던거 맞다.

 

그러지 않았으면

그렇게 엄청난 돈을

빌려주려고 할 수가 있었을까..

 

 

그 사람에게 이렇게 버려질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모두를 걸고 사랑할 수 있었을까.

 

 

나 잘한거 하나 없고

인생의 쓴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또 하루를 살아갈 수도 있다.

 

내가 바보여서,

내가 사랑에 미쳐서,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나 바보 같고 생각도 짧고

다른 사람 상처주기도 하고

별로 착하지도 않은데

 

그 사람 앞에서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 걸린 사람처럼

착한 여자친구로 사느라고 참 힘들었다.

 

 

자기가 한 짓이 어떤건지 모르나본데

결혼하자고 하면서 돈 빌려가 놓고

버리고 돈 안 갚겠다고 하는건

혼인빙자 사기라는거..ㅡ.ㅡ;;;

 

 

지금은 

그 사람과 평생 함께 하지 않은거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지.

 

 

그 사람이 미워서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건 다 할꺼고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바보고, 착한 여자도 아니지만..

 

 

 

당신은 진짜 진짜 나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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