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사랑이 사랑에게]  눈동자가 촉촉해진 남자

김경진 |2008.04.21 13:36
조회 92 |추천 2


아직 난 끝나지 않았는데, 그는 서둘러 떠나가고 있습니다.

잠깐 흔들렸던 건..인정해요.

자존심이 상했을 거라는 것도,

나의 거짓말이 상처가 됐을 거라는 것도..다 인정해요.

하지만 한 순간도..내 마음을 자기한테 다 내어준 적이 없었다는,

그동안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그 말 만큼은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얘기하지 않고 만나러 나간 건,

그냥..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어요.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봤어요.

나라면, 그가 옛 애인을 꼭 만나고 싶어 한다면..

물론 만나지 않기를 가장 바라겠지만,

그래도 꼭 한 번 만나기를 원한다면..

내가 모르는 게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세상엔 비밀 같은 건 존재할 수 없나 봐요.

하필 그 때 카페 앞을 지나가던 그의 친구가..날 본 모양입니다.

그날 밤, 집앞으로 찾아온 그는

다른 남자의 차에서 내리는 나를 멀리서 지켜봤고,

그의 차가 멀어지자..내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때라도 사실대로 말했으면 여기까지 오진 않았겠죠.

난, 친구 희주를 만나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라고..거짓말을 했고,

그런 내 앞에..그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곤 처음으로 마음속에 있던 얘기들을 털어놓았습니다.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나 때문에 늘 외로웠다고,

그 남자가 어떤 남자였는지 부럽고 궁금해서..

나 몰래 내 친구들에게 물어봤던 적도 있었다고..

그 얘길 하는 그의 눈동자가 촉촉하게 젖어갔습니다.

 

그 날 이후, 두 달이 지났어요.

난 연락할 수 없었고, 그는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요즘 소개팅에 빠져 지내는 모양입니다.

대학로에서 아는 언니가 '지니'라는 바를 하는데,

소개팅 하는 여자마다 거길 데리고 온대요.

어제도 언니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세상 정말 좁다. 우리 단골손님하고 소개팅 한 거 있지?

 지금 여기 와 있다..이러다 너희들 진짜 끝나는 거 아니니?]

 

그는 왜 그 많은 곳을 두고, 거길 찾아가는 걸까요?

자신의 방황이 나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까요?

그렇다면..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남아 있는 걸까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더 오랫동안 잘못을 빌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고,

너무 빨리 포기해버린 사랑을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 오늘 등장했던 누군가가

  내일 '사랑이..사랑에게' 주인공 입니다 - 

추천수2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