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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사랑에게]  SOS 요청을 받은 남자

김경진 |2008.04.24 15:57
조회 59 |추천 0


새우 볶음밥, 김치 볶음밥, 소고기 볶음밥,

오늘도 벌써 몇 테이블에서 주문이 들어왔는지 모릅니다.

맛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고 있는 것 같아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몫 좋은 곳에서 카페를 하고 있는 친구가

얼마 전에 전화를 했어요.

 

"야, 니 볶음밥 솜씨 죽이잖아. 같이 일 안 해 볼래?"

 

지금은 음료만 팔고 있는데,

요즘 들어 부쩍..식사 되느냐고 묻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면서,

내게 SOS 요청을 해 왔습니다.

간단한 볶음밥 메뉴를 곁들여보고 싶다구요.

근데 요리하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막상 요리를 해서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판다고 생각을 하니,

자신이 없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녀에게..고민 상담을 했어요.

 

"같이 일 하자는데..어떡하지?"

 

그녀는 친절하게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었고,

 

"오빠 마음속엔 벌써 해 보겠다고 결정했네..뭐

 오빠 볶음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말이라도

 나한테 듣고 싶은 거야? 그럼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서?"

 

그녀는 어쩜 내 마음을 그렇게 1미리 미터의 오차도 없이

알아차리는지..어쩔 땐 얄미울 정도입니다.

그런 그녀가, 자길 좋아하고 있는 내 마음을 모를 리가 없죠.

남자친구가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좋아하는 내가 문제죠.

사실은 여기에서 일을 하면,

그녀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컸어요.

카페 주인이자 내 친구인 저 녀석이..그녀 남자친구거든요.

 

생각보다 볶음밥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새로운 메뉴들을 생각 중이에요.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그녀가 만들어주었던 버섯 볶음밥.

지난번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

친구 녀석이랑 같이 병문안 오면서 그녀가 만들어 왔더라구요.

병원 밥 질릴 거라면서..얼마나 그 마음이 고맙던지..

눈물이 다 날 뻔 했어요.

지금까지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근데 창가에 앉은 남자 손님은

양파랑 완두콩을 한쪽에 다 골라냈네요.

미리 얘기해주었으면 넣지 않았을 텐데..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에 저 손님이 다시 오면

그 땐 빼고 만들어 주어야겠어요.

이 양파처럼, 완두콩처럼...

그녀를 내 마음에서 골라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그게 잘 안됩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사소한 일에 감동받게 되는 게 사랑이라고,

가질 수 없어서 더 간절해지는 게 짝사랑이라고...

 

 

- 오늘 등장했던 누군가가

  내일 '사랑이..사랑에게' 주인공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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