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학원을 다니면서 며칠간 취업관련연수를 받은 적이 있었다.
애국심고취용 동영상에 무궁화에 관한 내용이 나왔는데...
감상이 끝난 뒤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 물론 그런 영상에 쉽게 감명받지 않는 나조차도 ...
그 때 이후 잊을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벚꽃이 보일때마다
무궁화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나는 한국사람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꽃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그 무궁화 쉽게 찾아보기도 어렵고,
일본 영화나 만화에서 그들의 꽃이라고 상징적으로 매번 등장하는
벚꽃만큼 .. 어디서든 자주 나오지도 않는다.
그리고..한국에서는 봄이 되면 벚꽃축제를 한다..
여기저기 난리다. 동네길가에 조차도 흩날리는 벚꽃을 맞이할 수 있고, 또 참 예쁘기는 하다..
허나, 제대로된 무궁화길은 몇군데나 있는가.
벚꽃은 일제시대 문화정치의 대표적 잔재이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우리 어린시절까지만해도 했었던 술래잡기놀이
저렇게 왜 하필 "무궁화..."를 외치면서.
뒤돌아보면 행동을 멈추고,또 잡히지 않게 도망가야 했던 참 재미있던 놀이.
일제강점기때 시작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일본입장에서는 자국의 놀이를 퍼뜨리기 위함이었지만
우리에겐 무궁화를 못심게하기 위해 눈에 불을켠 왜경들을 조롱하는 의미의 놀이였음을 걔네들은 알까.
그당시엔 '무궁화' 꽃은, 피면 짓밟히고,
또 보이지 않게 짓밟아야했고,
일본인들은 무궁화꽃을 일부러.폐가나..
군인이 주둔해있는 부대화장실 뒷켠에 심어놓고,
그들의 소변을 뿜는 장소로 사용하게 했던 것이다.
언제나 구석지고, 습한 곳..보이지 않는 곳에.
그리고 여기저기 자기네나라 벚꽃을 심고 또 심는다.
무서울만큼 철저한 문화정치..소름끼친다.
그 집요함이 SONY를 탄생시킨 것일까..
여하튼, 6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벚꽃은 축제까지하면서
만방에 흩날리고 있다..
모든 방면에 갖가지로 행해지던 그들의 무서운 정치만큼이나,
꽃잎 하나하나가 화려하게 흩날릴때,,
그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지만..무궁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니 잊은 것같다. 무궁화의 개화시기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될까.
뉴스에서는 예쁜 기상캐스터가 벚꽃의 개화시기를 알려준다.
4월이 되면 국립현충원에는 벚꽃이 만개해 절경을 이룬다.
이번 봄.. 새로 산 자전거를 타면서 벚꽃길을 달렸지만.
아직도 그 영상이 아른아른 거리면서..
벚꽃을 만끽하지는 못하겠더라. 죄 없는 꽃이 살짝 밉기까지 했다.
뭘 이제와 그런걸 따지고 쓸데없는 자존심이라고 한다면..
그는... 우리의 역사를 아는 한국사람이 아닌 것인가.
무궁화는 7~9월 사이에 피어난다.
새벽이 되면 일출과 함께 피어오르는 아침 꽃.
저녁이 되면 그 꽃이 깨끗히 지고
다음날 아침 새 꽃이 다시 만발하는 날마다 새 꽃..
개화기 100일동안 우리는 매일 아침 새꽃을 볼 수 가 있었다.
연분홍색, 흰색, 다홍색, 보라색의 갖가지 아름다운 빛깔이건만..
....제대로 본적이 없다.
벚꽃만큼만 무궁화를 많이 보게 될 날이 오길 바란다.
아니 벚꽃만큼보다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