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부질없고 싸구려 연대감이지만 고독을 그것과 바꾸고 싶을 때도 있고,
형편없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도 좋으니
겉치레라도 그들과 함께 고독을 나누고 싶을 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시간들이 고독이 자라나는 때일지도 모릅니다.
고독이 자라나는 것은
소년이 성장하듯 고통스러우며, 봄이 시작되듯이 슬프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고독, 크고도 내적인 고독뿐입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릴케
소년이 성장하듯 고통스러우며, 봄이 시작되듯이 슬픈 고독의 관문은 참으로 열기 어렵다.
그러나 그것을 열어내지 못하면
우리는 소년 다음의 성장으로도, 봄 다음의 꽃밭으로도 아마 도달하지 못하겠지
-공지영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교시절,
청소년부에서 나를 지도해주시던(지금까지도 내게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
Han님과의 문자대화가 생각난다. (아마 Han님은 아무리 기억하려해도 기억나지 않을것이다 ㅋㅋ)
나 : 세상은 결국 나 혼자 살아가야 하는 건가봐요.
한 : 어디예요?
나 : 집에 가는 길이예요.. 밤하늘을 보는데 눈물이 나려고 해요.
한 : 지금갈게요 잠깐 거기서 기다려요..
-15분 후-
한 : 급한일이 생겨서 못갈것 같아요..ㅡ.ㅡ;
나 : 네...(추운 겨울이었는데 ㅠ.ㅠ 정말 눈물이 났다.)
한 : 조심해서 들어가요 ^^
나 : 네...
한 : 우리의 삶은 원래 고독한거예요. 누구나.
그 말이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다짐했었다.
저 별들도 참 외롭겠다...
그래서 제자리에서 빛을 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
하늘의 별이 내려와 사람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이란 원래 외로운 존재인걸까?
그렇다면 난 더이상 울지 않을래..
나처럼, 아니 나보다 더 고독한 영혼들과 함께
작은 행복들을 만들어 갈래.
고독은 평생 쫓아올 그림자니까...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릴케의 말처럼 겉치레라도 함께 고독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기꺼이 나의 외로움과 체온을 나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