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종교와 동일시될 수 없다. 그 이유는 신앙은 삶의 다양한 기능적 표현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있어서만 유일하게 섬겨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삶을 통해 섬겨져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사상 속에서도, 사회적, 역사적 영역 속에서도 또 경제적 영역 속에서도 섬김을 받아야 한다. 종교는 우리의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생명적 기능들을 가지고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다. 종교의 기초는 하나님의 언약이다.
하나님의 언약은 단지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할 때에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전실존을 포함한다. " 그런즉 너희가 무엇을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린도 전서 10장 31절) 언약의 요청들은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순종을 요청한다. 하나님의 약속은 우리의 전실존을 포괄하고, 언약의 저주로 말미암아 주님은 자신을 떠나버린 사람들로부터 완전히 후퇴하신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어머니가 자신의 가정을 보실피는 데 있어서 기울이는 관심 역시 종교의 한 부분이다. 그리고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자신의 일상적 소명에 종사하는 하나님 경배자는 그것으로써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작업이 어디에서 수행되든, 그것은 종교적인 것이다. 그러나 사무실 근무나 공장 작업이 예배행위는 아니다. 그것들은 교회에 출석하고, 기도를 드리며, 성례에 참여하는 것과는 다르다. 만일 신앙이 종교와 동일한 것이라면 삶은 세속화되고, 삶의 대부분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으로부터 후퇴할 것 이다.
신앙과 종교의 관계에 관한 정확한 개념은 서로를 분리시키지 않는다. 요리문답에서 우리는, 선행은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섬기도록 지시하는 신앙을 통해 수행되어야 함을 고백한다. 신앙은 우주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시간적 기능이다. 불신자는 신자가 행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에서 신앙을 행사한다. 이점은 아브라함 카이퍼에 의해 강력하게 선포되었다. 불신자는 신앙적 기능을 결여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불신자는 신앙을 결여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의 신앙이 잘못된 방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비그리스도인의 신앙은 그리스도 안에서 스스로를 계시하시는 유일하신 참된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지 않고 우상을 향해 나아간다. 예를 들어, 무신론자는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하나님을 반역하는 점에 있어서 무신론자 역시 신앙의 확실성을 소유하고, 이 " 믿지않은" 신앙이 그의 삶의 방향적 기능이다.
- J.M 스피어의 기독교 철학입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