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문 쯤 오니 좌로 톱날능선인 써리봉 능선이 보이고
전방엔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에 나오는 달뜨기능선과 웅석봉이 그런대로 시야에 잡힌다.
저 멀리 노고단과 반야봉도 줌 인 해본다.
천왕샘에 도착하니 천왕봉이 손에 잡힌다.
다람쥐란 놈은 이미 겁대가리를 상실한지 오래다.
그 자리에 영원히 있을 바위 사이의 나무 한 그루.
내 지리산의 로망은 저 바위 사이 나무가 아닐런지 잠시 생각해봤다.
천왕굴로 어깨를 기댄 나무는 한 겨울 눈을 맞고 있을 때 가장 애처롭다.
늘 보지만 늘 새로운 정상석.
통천문을 지나고...
장터목 산장에서 산우(山友) 한 명 만나 술잔을 기울이고 중앙실 2층 널찍한 곳에 자리를 잡다.느즈막한 아침 8시 샘터에서 작별한 후 법천계곡을 내려온다.얼마 안 있어 만난 유암폭포. 초여름 치곤 수량이 적네..
신록은 눈부시게 푸르다.
등산로까지 일광욕을 즐기러 나왔다 나에게 적발된 뱀 한마리.
너도 나처럼 사람이 그리웠느냐. 어서 돌아가라..
적막한 등산로엔 사람이 없어 적적했다.
날씨는 오뉴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듯 화사하고 햇볕은 넉넉했다.
덕산에서 식량과 부식을 사서 다시 대원사로 갔다.
새재에서 치밭목을 향해 한적한 발걸음을 옮긴다.
무재치기 폭포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잔다.
발의 자유.
치밭목 산장 뒤 편에는 얼레지 군락이다.
간밤에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새벽에 물 마시러 가다보니 얼레지들이 잎을 꽉 다물고 있었다.
덕산에 와서 덕천재에 들렀다.
남명 조식선생이 집안에서 보았을 천왕봉.
석달 여만에 가본 지리산은 햇살만큼 빛나는 날들이었다.
요 다음엔 운해를 볼 계획이다.
다시 일기예보에 귀 기울여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