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 「Anemia, 貧血」
▶재생불량성빈혈, 악성빈혈, 엽산결핍성빈혈, 철결핍성빈혈, 용혈성빈혈, 속발성빈혈
[정의 및 개요]
혈액의 일정 용적 속의 적혈구, 즉 헤모글로빈(혈색소라고도 하며, 적혈구 전체 중량의 1/3을 차지한다)이 감소되어 있는 상태. 건강한 사람의 적혈구는 혈액 1㎜³속에 400만~500만 개, 헤모글로빈은 1d 속에 12~16g이 들어 있다. 적혈구가 혈액 1㎜³속에 350만 개 이하, 헤모글로빈이 1d 속에 11g 이하 들어있을 때를 빈혈이라고 한다.
헤모글로빈의 감소에 의해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가스교환이 저하되기 때문에 조직에서는 산소가 감소하여 빈혈성의 저산소상태가 된다. 혼동하기 쉬운 것에 뇌빈혈이라는 상태가 있는데, 이것은 뇌를 흐르고 있는 혈액량이 감소되어 뇌의 저산소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일과성 의식장애가 따른다. 뇌에 대해서만 말하면 혈액량이 감소되어 있으므로 빈혈이라 할 수 있으나, 몸 전체로 보면 적혈구와 헤모글로빈은 정상이다. 따라서 빈혈은 전신적인 것이며, 국소적인 순환 저하에 의한 허혈(虛血)은 빈혈이라 하지 않는다.
[원인 및 역학]
빈혈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생기기 때문에 그 종류가 많고 치료법 또한 다르다. 보통 적혈구가 감소되는 경우와 적혈구 속에 들어 있는 헤모글로빈의 합성이 낮아지는 경우가 있다.
적혈구가 줄어드는 원인으로는 골수 속에서 적혈구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재생불량성빈혈, 조혈면적의 협소화에 의한 경우나 유약적아세포가 성숙되지 않는 경우 등의 악성빈혈), 적혈구의 파괴가 심해진 경우(용혈성빈혈), 출혈로 많은 양의 적혈구를 상실한 경우(출혈성빈혈) 등을 들 수 있다. 적혈구가 만들어져도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이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는 철의 부족으로 인한 철결핍성빈혈, 헤모글로빈을 만들고 있는 단백질 부분에 이상이 있는 살라세미아(지중해빈혈), 비타민 B의 결핍, δ-아미놀레불린산(ALA) 합성효소의 결핍으로 일어나는 철아세포성빈혈(鐵芽細胞性貧血), 철을 운반하는 트란스페린의 결핍증, 납중독 등을 들 수 있다.
빈혈에는 이와 같은 발생구조별 분류가 있지만 이외에도 이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적혈구계수에 의한 분류가 있다. 이것은 색소지수․평균용적․평균헤모글로빈량․평균헤모글로빈농도에 의한 것으로 헤모글로빈․적혈구․헤마토크리트(적혈구 용적률)로부터 계산한다.
① 소구성저색소성빈혈(小球性低色素性貧血) : 혈색소의 합성장애에 의한 빈혈이 여기에 속한다.
② 대구성고색소성빈혈(大球性高色素性貧血) : 적아세포의 성숙장애에 의한 빈혈이 여기에 속한다.
③ 정구성정색소성빈혈(正球性正色素性貧血) : 적아세포를 포함해서 적혈구의 생성이 낮아지는 경우, 용혈에 의한 경우, 출혈에 의한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또 속발성빈혈도 여기에 속한다.
이 분류에 의하면 ①과 ②는 철결핍성빈혈과 비타민B 및 폴산결핍성빈혈이 대표적이고, ③은 재생불량성빈혈․악성혈액질환․용혈성빈혈․속발성빈혈 등이 대표적 질환이다. ①과 ②는 부족한 물질의 보급으로 쉽게 완치되는 빈혈군이고, ③은 완치가 간단하지 않은 빈혈군으로 빈혈을 앓고 난 뒤의 증세까지 알 수 있는 편리한 분류법이다.
[증상]
빈혈은 온몸의 장기조직이 산소부족상태이기 때문에 모든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지만, 특히 산소의 소비가 많은 장기에서 증상이 먼저 나타나기 쉽다. 그와 같은 장기로는 중추신경(뇌)․심근․호흡기(폐)․소화기(위장)․생식기(난소) 등이며, 심한 운동을 할 때는 온몸의 근육도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두통․머리가 띵하고 무거운 증세․현기증․귀울림․주의력 저하․집중력 저하․졸음․기명력(극히 최근의 경험에 대한 기억력) 저하․심계항진(心悸亢進)․협심증양흉통․호흡곤란․숨참․식욕부진․설사․변비․여윔․생리불순․피로․권태․어깨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몸이 잘 붓고 최저혈압이 내려가며, 심장이 확장되어 정맥에서도 잡음이 들리게 된다.
얼굴은 창백해지고 붉은 빛을 띠던 입술이 파랗게 된다.
빈혈이 천천히 진행될 때는 몸에 나타나는 증상이 그 진행상태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에 자각증상도 가볍게 나타나고 적혈구수가 200만 개 이하가 되어도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활동하는 예도 있다. 그러나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르거나 할 때는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호흡곤란․흉통 등이 반드시 나타나며, 운동을 중지해도 건강한 사람처럼 빨리 회복되지 않고 시간이 걸린다.
많은 양의 혈액을 한꺼번에 잃어버리게 되면 급성실혈성빈혈을 일으키는데, 이때 혈구와 함께 혈장도 혈관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혈관이 느슨해져서 혈압이 내려가고, 맥박이 작고 빨라져서 의식이 몽롱해지고 혼수상태가 되어 죽게 된다. 일반적으로 전체 혈액량의 1/3(1000~1500m)을 일시에 잃으면 빈혈성쇼크(앞의 증상이 매우 심하게 나타난다)를 일으켜서 생명이 위험하게 된다. 만성적으로 적은 양의 출혈이 계속되는 경우는 거기에 대응해서 적혈구가 만들어져 보급되므로 빈혈이 쉽게 일어나지는 않지만, 혈액 속의 적혈구에 들어 있는 철분(1m의 적혈구는 1㎎의 철에 상당)이 점점 없어져서 몸 속의 철이 모자라게 되므로 결국 철결핍성빈혈이 된다
[분 류]
철결핍성빈혈
헤모글로빈의 헴(heme)을 만들기 위해서는 철이 필수물질이며, 철의 부족은 소구성저색소성빈혈의 원인이 된다. 식품에 들어 있는 철분은 위 속에서 이온화되어 주로 십이지장으로 흡수된 다음 트란스페린과 결합하여 운반된다. 주로 골수에서 헤모글로빈 합성에 사용되는 외에 일부는 근육의 미오글로빈과 헴효소의 합성에도 사용된다. 나머지 철분은 저장되는데, 하루에 1㎎ 정도가 손톱․발톱․모발 및 떨어져 나가는 상피세포 등에 섞여 몸 밖으로 나간다. 출혈이 있으면 대량의 철을 상실하며, 여성의 경우는 임신․분만․수유를 경험할 때마다 약 1000㎎(저장철분량과 거의 같은 양)을 잃게 된다. 또한 사춘기에는 몸의 성장에 따른 조혈촉진으로 철의 필요량이 증가한다. 이와 같은 철의 대사와 수요량의 증가 등과 관련해서 철분이 결핍되는데, 특히 사춘기에서 폐경기까지의 여성은 월경으로 인하여 철이 모자라기 쉽다. 또 남녀 모두 철이 부족하기 쉬운 중요한 원인으로는 암․궤양․치질 등에 의한 출혈을 들 수 있으며, 여성에게는 자궁근종(子宮筋腫)이 원인이 되기 쉽다. 철결핍성빈혈은 만성빈혈로서 앞에서 말한 빈혈의 일반적인 증상 외에 철의 부족 때문에 나타나는 별도의 증상이 있다. 즉 강한 무력감․권태감․피로감이 있고, 헴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손톱․발톱이 무르고 약하거나 스푼 모양으로 변형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입아귀의 진무름․백모증(白毛症) 외에 인두(咽頭)․혀․식도입구의 점막 이상에 의한 연하통(嚥下痛) 등이 특유의 증상이다. 이들 증상은 빈혈이 없어도 철의 부족만으로도 나타나므로 주의를 요한다. 진단은 빈혈의 성질을 보고 혈청철․트란스페린․페리틴(저장철)을 측정하여 참고로 하는데, 혈청철과 페리틴의 뚜렷한 감소와 트란스페린의 증가가 나타난다.
악성빈혈
비타민B․폴산의 부족으로 일어나는 대구성고색소성빈혈이다. 비타민 B는 동물성식품에 들어 있는데, 위액 속의 내인자와 결합하여 회장(回腸)으로 흡수되고 트란스코발라민과 결합하여 몸 안의 각 부분으로 운반되며, 폴산과 협력해서 체세포의 분열과 성숙을 돕는다. 또 신경조직의 대사에도 필수적인 것이다. 위액 속의 내인자가 모자라거나 위를 모두 절제했거나 혹은 임신 등으로 소비가 증가한 경우, 장내세균으로 모두 섭취되어 버리면 결핍되어 빈혈을 일으킨다. 이때는 백혈구와 혈소판도 감소된다. 골수 속은 분열․성숙되지 않은 거대적아세포나 과립성백혈구(거대호중성백혈구) 등으로 채워지게 되는데 이 경우를 거대적아세포성빈혈이라고도 한다. 그 밖에 척수가 침범되어 걸을 수 없거나 뇌세포의 성질이 바뀌어 정신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녹색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폴산은 소장에서 흡수된다. 부족되는 일은 드물지만 알코올 중독자와 흡수부전증 등에서 볼 수 있으며, 또 임신중일 때도 모자라기 쉽다. 신경증상을 빼고는 비타민 B의 결핍증상과 같다. 다만 비타민 B의 부족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서 볼 수 있고, 폴산의 부족은 모든 연령층에서 볼 수 있다.
용혈성빈혈
적혈구가 120일의 수명을 마치지 못하고 붕괴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 원인에는, 선천적으로 구상적혈구나 타원적혈구를 만드는 경우, 선천적으로 적혈구 효소가 모자란 경우, 후천적으로 적혈구 항체가 생긴 경우, 혈액독이 작용한 경우, 심장이나 혈관에 이상이 있는 경우, 이상혈색소증, 화상 등이 있다. 가장 많은 것은 유전적구상적혈구증과 후천적자기면역성용혈성빈혈이다. 빈혈과 함께 용혈성황달 증세가 나타나며, 선천성은 초등학생․중학생 때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지라(비장)가 뚜렷하게 붓고 담석이 뭉쳐지는 경우가 많다.
재생불량성빈혈
골수의 조혈기능이 떨어져 혈구(적혈구․백혈구․혈소판) 생성이 차츰 줄어들어 생기는 중증 빈혈로 치유되기 어렵다.
속발성빈혈
만성 전신성질환으로 인해 일어나는 빈혈이다. 기초 질환으로는 감염증․염증․악성종양․신질환․내분비 이상 등을 들 수 있다. 빈혈중 빈도가 가장 높으며 원인 질환의 치료로 빈혈도 쉽게 고칠 수 있다. 여기에 속하는 신성빈혈은 요독증의 정도와 병행해서 일어나는 빈혈이며, 에리트로포이에틴(적혈구생성촉진인자)의 생산이 정지되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