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생전에 받아놓았던
쑥갓, 상치, 아욱 씨들을 텃밭에 뿌려놓았습니다.
쭈그리고 앉아 잡초도 뽑고 물도 주면서
어린 새싹들이 흙을 밀고 올라오는 걸
하루에도 몇 번씩 숨죽이고 들여다봅니다.
아버지가 만나고 생각하고 들여다보던 것들이
무엇인지 알겠습니다.
봄날의 따듯함입니다.
다시 살아나는 죽은 것들입니다.
이제사 나는 아버지를 좀 더 만나고
얘기를 나누게 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제가 비로소 아버지가 될 것 같습니다.
- 김동찬, ‘봄날의 텃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