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여자가 요즘
유난히 자주 쓸쓸해한다는 걸 남자는 압니다.
그리고 그 쓸쓸함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남자는 압니다.
가끔 여자가 길게 한숨을 쉬면 남자의 가슴도 덩달아 휑해지지만
그래도 남자는 며칠 전 여자의 부탁대로 귀찮게
뭘 물어 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그것이
혈액형이나 별자리 혹은 사상 체질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을이면 유난히 쓸쓸함을 즐기는 인간형이 있으려니..
오늘
오분 거리를 한 시간 동안 걸어왔다는
여자는 남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말합니다.
오늘은 그냥 차를 타고 어디로든 가고 싶다고.
여자에게 옮아 덩달아 말수가 없어진 남자는
대답도 없이 자동차 시동을 켭니다.
한참을 달려 서울을 벗어나 조용한 강기슭에 차를 세운 남자.
어느새 잠이 든 여자의 얼굴을 드려다보다
남자는 여자의 얼굴에 가만히 손등을 대어 봅니다.
"잠결에라도 외로워하지 마라."
- 이소라의 음악도시 "그남자 그여자"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