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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Blind

조윤경 |2008.06.01 02:36
조회 90 |추천 0

출처: [싸이월드 영화]

 

시간 때를 알 수 없는, 한 폭의 후기 인상파의 그림인 듯 한 외딴곳의 매우 큰 맨션. 이곳엔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와 앞을 보지 못하는 루벤이 살고 있다. 젊고 잘생긴 청년 루벤. 그는 후천적으로 장님인 되었고 그로 인해 무척 난폭하고 포악한 행동을 한다. 어머니는 그러한 루벤을 위하여 책을 읽어주는 사람을 고용 하지만, 난폭한 루벤의 행실을 견디지 못하고 다들 그만둔다. 어느 날 어릴 적 학대에 얼굴을 비롯한 온 몸에 유리로 베인 흉터가 있는 여자가 고용된다. 그녀는 나이는 알 수 없지만 30대 중 후반 정도. 그녀는 못생긴 외모이지만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와 범할 수 없는 기품이 서려있다. 이름은 마리. 난폭한 루벤의 행동을 완력으로 제압하는 마리. 마리는 끊임없이 루벤에게 책을 읽어 주고, 루벤은 서서히 마음의 평정을 찾아가며 마리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 한다. 그는 마리가 아주 아름다운 처녀일 것이라고 마음속에 상상하며 어머니에게 물어도 보지만, 어머니 역시 평정을 찾아가는 루벤을 보며 고마움에 그렇다고 말해준다.

 루벤은 자기 자신 주변의 사물에도 관심과 애정을 갖기 시작한다. 마리 역시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에 루벤이 묻는 외모에 대한 질문에 거짓으로 답한다. 어느 날 루벤은 스킨십을 시도하고 마리는 이를 뿌리치며 나가 버린다. 방황 하며 절망하는 루벤. 다시 돌아온 마리. 루벤에게 혼자 하는 목욕 훈련도 시키고 면도도 해준다. 또한 일상과 다름없이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마리를 향한 루벤의 사랑은 점점 커가고, 그의 애절한 호소에 마리는 맨션에 입주하게 된다. 아들의 마리를 향한 감정을 눈치 챈 어머니는 근심이 늘어 가고, 그녀의 건강 역시 더 나빠져 간다. 드디어 루벤과 마리는 동침을 하게 되고 어머니는 마리에게 본분에만 열중하고 본인 자신을 돌아보라 한다. 집안 주치의인 빅토가 찾아와서 루벤의 시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전해준다. 긴장 속에 번민 하는 마리. 루벤의 수술 날, 마리는 한 장의 편지를 어머니에게 두고서 떠난다. 수술은 성공 적이었지만 사라진 마리의 행방에 루벤은 발작을 하고…

 수술 후, 마리는 병원으로 찾아오지만 빅토의 설득에 발길을 돌린다. 희미하지만 시력을 되찾은 루벤. 어머니의 병은 더욱 악화되고. 어머니는 마리가 남긴 편지를 때가 되면 루벤에게 전해 달라 빅토에게 부탁하며 숨을 거둔다. 더욱더 방황하는 루벤. 마리를 잊지 못하는 루벤. 그러한 그를 위하여 홍등가에도 보내 진정 시키려는 빅토. 결국 포기한 루벤은 항상 가고 싶었던 이스탄불을 향하여 떠난다. 몇 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집으로 돌아온 루벤. 이제는 뚜렷한 시력을 되찾았다. 시내의 도서관에서 마리와 만나게 되고 마리의 실 모습에 놀라지만 개의치 않고 결합을 간청한다. 하지만 마리는 그를 떠나 버리고 빅토는 마리가 남겼던 편지를 전해준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나의 모습이 보이길 꺼렸었지만, 루벤을 통해 참 사랑을 알게 되었고 그에게 감사한다. 사랑이란 앞을 볼 수 없는 장님과 같은 것"이라고 적혀 있다. 눈을 헝겊으로 가린 채 정원에 앉아 있는 루벤. 마리의 향기를 맡으려는 듯하다, 흩날리는 꽃잎 속에서…. (from 네이버 영화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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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프리미어의 오늘 방영작 . 어릴 적 학대로 추한 얼굴을 지닌 여인 마리와, 앞을 보지 못하지만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한 루벤, 그리고 아들 루벤을 안타까워하는 다리가 불편한 엄마. 저마다의 아픔을 지닌 불완전한 존재들이지만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네덜란드 영화답게(?) 아는 얼굴이라고는 하나도 없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감각적인 영상과 전개때문에 낯설다기보다는 매혹적인 영화다.

 

특히 상당히 절제된 영상이 돋보이는데 마치 미술 전시회에 와서 일련의 연작들을 감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내내 쫓아다녀서 아주 괴로울 정도? (참고로, 목요일을 기점으로 여권이 만료되었다. 흑.)

 

"세상의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여주세요"라고 담당의사에게 부탁하며 숨진 엄마의 유언은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것, 그것은 어쩌면 눈으로 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숨쉬고 있는 이 순간의 공기, 내 손을 스치는 바람, 내 귓가에 울리는 소리, 그리고 조금씩 젖어든 마음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눈으로 보이는 것은 아름다움보다는 슬픔이 더 많을 수도 있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눈을 뜬 루벤이 다시금 눈을 가린채 행동하는 것 역시 현실을 직면한데서 오는 슬픔을 강하게 부인하고 회피하려는 대표적인 장면. 우리 모두 너무 슬프면 눈을 감고 울어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안데르센의 동화 이야기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하겠다. 여왕의 아름다움에 반해 그녀와 키스하고 사랑하는 젤다를 잊어버린 카이. 시각적 아름다움에 눈을 뜬 카이에게는 끔찍하고 차가운 현실-즉 얼음궁전만이 함께 할 뿐이다. 젤다의 눈물로 카이가 정신을 차리는 순간 심장에 박혀 있던 얼음조각이 튀어나온 것의 메타포나, 너무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눈이 멀어버리다'라는 우리말 표현도 연장선상에서 생각해볼 수 있겠다.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것. 결국 그것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것이 아닐까?

(비록 영화에서는 루벤이 눈을 감고 손끝으로 느끼는 것으로 대신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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