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9세 청소년, 아니 그딴 수식어도 필요없이 사람으로써 분노합니다.
오늘 아침에 뉴스 보고, 설마 했습니다.
37명 연행이라길래 저번주처럼 이번주도 그런건가.
그냥 이렇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루동안 검색 하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고
열받기도 많이 받았습니다
전의경들 출동 전에 교육 받았다고 하더군요.
노약자 임산부 절대 때리지 말라. 가 아니라
때리는 거 걸리지 말라. 구요.
그래요 전의경 무슨 죄가 있습니까?
윗대가리 씹쌔끼들이 막으라면 막고 치라면 쳐야지요.
하지만 무장 하나 한 것 없이.
손에 든 건 피켓 하나에 종이컵 씌운 촛불 하나밖에 없던 사람들인데...
꼭 그렇게 사람들을 짓밟아야 했습니까?
시위 하던 분들 중에 설마 자기 친구 가족 한명이라도 없었을까요?
시위대가 밤샘 시위 하니까 지치고 힘들어서 짜증났겠죠.
어쩌다가 감정이 격해져서 청와대로 행진 하려고 하니까
그거 막을 생각에 눈앞이 깜감하기도 했겠지요.
설령 그랬다고 하더라고. 또,
해산 시켜라. 무조건 저지해야만 한다. 라인 사수해라.
어떻게든 방어 라인 사수해라.
아무리 위에서 그딴 개같은 명령 내려도.
그래서 설령 명령 받들고 살수차로 시위대 해산시키려 물을 쏜다해도
경찰장비관련법규 쌩까고 사람들한테 직접 쏘는 건 안되잖아요.
설령 명령 받들고 사람들 진압 하더라도
자기가 자기 의지로 군화발로 사람들 까는 건 안되잖아요.
서울에 사는 제 친구들 30명 가까이 3일전부터 의논해서 어제오늘 집회 참가했는데
대낮부터 시청광장에서 죽치고 있다가 오후쯤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밤이 깊고 사람들이 지쳐서 하나 둘 씩 빠졌는데 그때부터 진압이 격해지더래요.
폭력적으로 진압해서 시위대가 반응하면 폭력시위라고 연행하기 쉬우니까.
앞에서 스크럼 짜고 있던 예비군들이랑 전의경들 기 싸움 팽팽했는데
경찰들이 whs나 약 올리더래요.
제 친구들도 앞쪽에 있었는데 경찰 쪽 어떤 사람이
니들은 어린놈의 새끼들이 공부나 쳐하지 왜 여기 나와서 이 wl랄이냐
고 그랬다더군요.
공부? 지금 고3이라고 공부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친구가 어이가 없고 열이 받아서
공부 하면 뭐하냐고 광우병 걸려 뒤질건데
아니 광우병 걸려서 뒤기지 전에 조만간에
명박이가 동물성 사료 멕여서 키우는 개들한테
총 맞아 죽을지도 모르는데
형 같으면 책상 앞에 앉아 있겠냐고 그랬데요.
그러니까 아무 말도 못하다가 몸싸움 점점 시작 되니까,
아까 그 경찰이 제 친구 방패로 whs나게 밀었데요 ^^
밀었다기보다는 쳤다는 표현이 맞겠죠.
경찰한테 맞아죽기는 싫어서 달렸는데
경찰들이 끝까지 쫓아오다가 결국은 포기했다더군요.
무서웠데요.
열아홉 살 무서울 것 없이 이 학교 저 학교 옮겨 다니면서
애들 때리고 술마시고 담배피고 바이크나 몰고 다니던 녀석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시위하는 사람들 진압하는 것 보고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또 젊은이가 노인을
또 남자가 여자를
또 어른이 청소년을
저렇게 하나 싶어서 무서웠데요.
그러면서 여태까지 애들 팬 게 그렇게 후회되더래요.
그새끼들 기분이 딱 이랬겠구나.하면서
자기자신이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대요.
살수차 물대포 맞으면서 덜덜 떨면서
같이 갔던 애들 연락해서 다시 한군데 모여서
라이터로 손 녹이면서 울었다고 하더군요.
이런 나라에서 살아야 하냐고.
우리가 지금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느냐고.
그게 누구 때문이고 또 무엇 때문이냐고.
지금은 제 5공 시대도 아니고, 일제시대도 아닌데,
공권력에 의해서 국민이 이렇게 짓밟히느냐고.
다 큰 열아홉 살짜리 남자애들이 울었데요.
그러면서 내일은 같이 바이크 타던 친구들까지 다 모아서
다시 오자고 했데요.
시위현장에서 할아버지들 여대생들 아주머니들까지
경찰들한테 맞는 거 보면서
왜 어르신들이 그리고 여자들이 맞아야하냐고.
젊은 남자들이 앞에서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러면서 예비역분들 칭찬하더라고요.
정말 멋있었다고. 진짜 남자들이라고.
두 시간 가까이 메신저로 대화하면서
이 새끼 시위 현장 갔다가 오더니 철들었구나 생각도 들면서
어쩐지 슬펐습니다.
철없이 놀던 녀석들까지 하룻밤 만에 어른으로 만든 그 곳
시청 앞 광장에서 도대체 사람들이 아직 모르는 일들이
얼마나 더 많았기에... 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아직도 서울에 살고 있었다면 당장에 달려갔을 겁니다.
지금 한 사람으로서 분노한 저에게 물리적 거리라는
장벽만 없었더라면 당장 달려갔을 겁니다.
시위 현장 진압 동영상 보면서 눈물이 저절로 흐르더군요.
군화신은 발로 여성의 머리를 차는 넋을 상실한 경찰의 만행을 보면서
분노했습니다.
기숙학원 컴퓨터실에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기사 찾아보고 사진 찾아보고 동영상 보면서
다같이 울었습니다. 분노했습니다.
지금 저희에게는 고3이 의미가 없어지려고 합니다.
잘나신 나랏님 한분때문에
4500만 국민이 조만간 죽을 지도 모르는
이런 상황에서 저희는 그저 분노할 뿐입니다.
서울에 계신 분들
부디 저희를 대신해서라도 촛불시위 꼭 참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