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제가 생긴 여자 -
부럽긴 부럽네요.
저런 걸 운명 같은 사랑이라고 하는 걸까요,
만난 지 석 달 만에 결혼하겠다고 마음먹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평생 함께 할 사람을
단 100일도 안 되는 시간동안 결정해 버리다니,
그녀의 대단한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나라면 아무리 좋아도 저렇게 못할 것 같거든요.
그녀는 내 사촌 여동생이에요.
작은 이모 딸인데, 나보다 세 살 아랩니다.
난 서른하나, 그녀는 스물여덟..
오늘 웨딩드레스 고른다고 같이 가 달라고 해서 오긴 왔는데,
사진 찍어주고, 예쁘다고 손뼉쳐주고..그러는 것도 힘드네요.
웨딩 플래너도 있고, 친구들도 몇 명 와 있는데,
굳이 왜 나까지 오라고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신랑 될 사람도 오늘까지 턱시도를 결정해야한다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고 있어요.
예비 신랑도 내가 잘 아는 사람이에요..
대학 동아리 바로 윗 선배거든요.
두 사람, 내가 소개시켜줬어요.
근데 사실 이렇게 진짜 결혼까지 해 버릴지는 몰랐어요.
만약 알았다면...어쩌면 소개시켜주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선배랑 가족관계가 되는 건..좀 그렇잖아요.
앞으로 선배는 나한테 “처형”이라고 불러야 되고,
난 “최 서방”아니면 “제부”..이렇게 불러야 되는데,
얼마나 어색하고 불편하겠어요..?
그래서 오늘도 솔직히 오고 싶지 않았어요.
저녁 때 회사 여직원들끼리 연극 보러 가기로 했었는데,
이모까지 전화를 하셔서는
같이 가주라고 부탁을 하는 바람에..어쩔 수 없이 왔습니다.
이모는 요즘 날 볼 때마다 두 손 꼭 잡고..고맙다고 난리세요.
근데 엄마는 속상하신가 봐요.
지 밥그릇도 못 챙기면서 남의 밥그릇부터 챙긴다고, 저보고 한심하대요.
저 쪽 룸에서는
또 한 팀의 예비부부가 드레스를 꼼꼼히 체크하고 있습니다.
아마 내일이 스튜디오 촬영인가 봐요.
언뜻언뜻 들리는 말소리가 그러네요.
하루에도 저렇게 수많은 예비부부들이 함께 드레스를 보러 다니고 있겠죠.
정말 궁금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 건지,
어떤 마음이면...결혼을 해도 되는 건지...
난 아직 그 마음의 기준을 모르겠습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조급해하지 말라고,
때가 되면 그 마음의 기준을 저절로 알게 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