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동네마다 하루에 한 두 명이 죽고 있어 세계식량계획(WFP)에서 국제사회에 대북 식량 지원을 요청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데도 한국 정부는 북한이 먼저 도움을 청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지원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종교계와 시민사회 지도자 29명이 6월 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정부와 NGO를 향해 북한에 식량 20만 톤을 긴급 지원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낸 호소문에 따르면, 2006년과 2007년 북한에 대홍수가 나 곡물 수확량이 적고 2008년 한국에서 식량 지원을 중단했으며 국제 식량 가격 급등, 중국의 식량 수출 금지 등으로 식량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
이는 1996년부터 1998년까지 300만 명이 아사한 때와 상황이 비슷한데 북한 정부가 이 사실을 숨기고 있고 국제 사회가 지원하는 식량이 북한에 도착하려면 적어도 2~3개월이 걸리니 춘궁기인 5월부터 7월에 수십만 명이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남은 한 가지 방법은 한국에서 식량을 긴급 지원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연변과학기술대학교 김진경 총장과 재중동포의 증언, 세계식량계획(WFP)가 대북 식량 지원을 국세사회에 요청한 것, (사)좋은벗들(이사장 법륜) 관계자의 증언에서 북한 사회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 민족의 비극을 민족의 소망으로 바꾸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공회 박경조 대주교도 참석해 "북한은 북한대로 북한의 현실을 숨기고 남한 정부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며 "조건 없이 북한 이웃을 돕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시급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경조 대주교는 "서해안 살리기 운동할 때처럼 힘을 합하면 북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어린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배고픔에 졸음이 와 견디지 못하거나 배고프다며 우는 아이가 있어 가슴이 아프다"고 증언하는 한 선생님의 증언과 "자식들이 배고파 죽는 것을 볼 수 없다"며 자살한 사람의 이야기, "사람들이 배고픔에 면역력이 떨어져 먹을 걸 구해줘도 바로 죽는다"고 한 북한 의사의 증언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고, 북한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 실상을 담은 문서를 배포했다.
또 이들은 쌀 1만 톤이라고 쓰인 쌀 봉지를 각각 들고 쌀 20만 톤을 의미하는 바구니에 쌀을 넘치게 담는 퍼포먼스를 벌여 북한에 식량을 긴급 지원할 것은 몸으로 호소했다.
이날 참석한 지도자들은 김명혁 목사,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박종화 목사(대화문화아카데미)를 비롯한 기독교 지도자와 김운회 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등 천주교 지도자, 법륜 스님(평화재단)과 수경 스님(회계사 주지)을 포함한 불교계 지도자 등 종교계 인사들과 손봉호 총장(동덕여대) 등 2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