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있어도 난 부럽지 않네
고귀한 분노를 모르는 포로가
여름 숲을 알지 못하는
새장에서 태어난 방울새가
난 부럽지 않네
시간의 들녘에서
제멋대로 뛰어 놀며
최책감에 얽매이지도 않고
양심도 깨어있지 않은 짐승들이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는 것보다
사랑해 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 알프레드 테니슨 '사우보'중
사랑을 잃는 것만큼 아프고 슬픈 일은 없지만
그 지독한 상실감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테니슨 처럼
내 삶의 내공이 부족한 탓으로 사랑을 잃고도 의연하게
오직 이 세상에서 그 사람을 만났던 것을 위로 삼아 살 자신이 난 없다.
하지만 아직은 테니슨이 '율리시즈' 라는 시에서 말하는 것처럼
'마치 숨만 쉬면 그것이 인생의 전부인 양' 살지 않고
상처 받을줄 뻔히 알면서도
사랑하는 삶을 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