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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한국사회-민심 현주소>수도권 "대통령 "원맨쇼" 정부" ...탄핵은 "글쎄"

한보람 |2008.06.16 23:20
조회 72 |추천 0
수도권 "대통령 '원맨쇼' 정부" ...탄핵은 '글쎄' 기사입력 2008-06-16 16:52 광고 【수원=뉴시스】

1987년 6월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최루탄 터지는 거리를 질주하며 '독재 타도'를 목 놓아 외쳤다.

대학생들로부터 시작된 대열에 회사원도, 자영업자도, 농민도 합류했다. 버스 기사 아저씨도 꽃가게 아주머니도 경적을 울려 호응을 하고 가게 문을 열고 박수를 쳤다.

거리로 나선 국민의 함성은 결국 비수가 되어 전두환 정권의 심장을 찔렀다. 대통령 직선제는 그렇게 국민의 함성으로 얻은 결과물이었다.

21년이 흐른 2008년의 6월 국민들이 또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놓고 시작된 촛불집회는 반정부 집회로까지 번지고 있다.

해답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부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출범한 지 불과 100일밖에 안된 정부의 모습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다.

현 정부에 대한 신뢰 추락은 경기침체 조짐과 사회 각분야의 갈등 분출 등과 맞물려 한국사회의 총체적인 위기로까지 비춰지고 있다.

2008년 6월 '촛불'의 함성 이후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경기도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이명박 정부가 자랑하던 '불도저식'이 화근

"설득과 대화가 아닌 기업 CEO식 밀어붙이기가 일을 더 키웠죠."

성남의 한 IT업체에 근무하는 김현우씨(38)는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너무 가볍게 여겨 화를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중.고등학생들이 처음 촛불집회에 나섰을때 정부에서는 불만을 품은 일부 과격분자, 멋모르고 날뛰는 일부 청소년쯤으로 치부했잖아요. 나중에는 배후에 누가 있을 것이라면서 양초를 누구 돈으로 샀는지 파악까지 한다는데 참 어이가 없더라고요."

김씨는 '배후설' 얘기를 듣고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아이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나섰는데 집회 참석자들에게 간식용 김밥을 돌리던데 거기에 '우리가 여러분의 배후 세력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더라구요. 한참을 웃었습니다. 시대가 어느땐데 아직도 배후설을 들먹이는지."

김씨는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의 '불도저식 경영'에 큰 점수를 줘 지지를 했다고 전했다.

"계속된 경기침체여서 밀어붙이기식 경영을 해 경제를 살려달라는 생각에 이명박 후보를 찍었죠. 그런데 그 불도저식 경영이 화근이 된 것 같네요. 국민들의 목소리까지 무시하고 밀어붙일 줄은 몰랐어요."

김씨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미국산 쇠고기야 다시 협상을 해서 어떻게라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꾸면 된다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 자체가 없어진 상황에서 앞으로가 더 문제죠. 정부에서 새로운 정책을 가지고 나오면 누가 그걸 믿고 지지를 해주겠어요? 당장 나라도 문제점부터 찾으려고 할텐데요."

수원에서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박경식씨(59)는 요즘 친구들 얼굴 보기가 민망하다 못해 두렵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자며 친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유세 아닌 유세까지 했었기 때문이다.

"가끔 친구들이 전화해서 이명박 지지하더니 나라 꼴이 이게 뭐냐고 하면 할말이 없어지죠. 나라고 이렇게 될줄 알았겠습니까만은 이렇게 정국을 어수선하게 만든 책임이 있는 것 같아 대꾸도 못하고 미안하다고만 말합니다."

박씨는 늦었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쇠고기 재협상을 시도하는데 조금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 위로를 삼는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미국까지 가서 다시 협상을 한다잖아요. 조금은 믿고 기다려 봐야죠. 설마 자기들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나라 잘못되기를 바라겠어요."

▲현 정부는 대통령의 '원맨쇼' 정부

촛불집회 이후 민심 이반과 현 정부의 표류는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화성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최모씨(53)는 "대통령의 원맨쇼 정부같아 보입니다. 대통령 혼자 모든 일을 다하고. 여당이 지금처럼 무기력하게 보였던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 독재라고 하긴 그렇지만 70~80년대하고 큰 차이를 못느끼겠습니다. 모든 것을 본인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생각,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모습이랄까."

최씨는 이명박 대통령을 전형적인 과거의 CEO 스타일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을 CEO 스타일로 보면 합리와 실리를 추구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전형적인 과거 스타일이에요. 요즘 CEO는 직원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과 다르게 사장이 독단적으로 지시하고 직원들은 따르기만 하다가는 99% 문을 닫게 되죠. 현 정부도 이게 부족하니 모든걸 밀어붙이기만 하는 거죠."

최씨는 쇠고기 보다 더 걱정되는 것이 대운하란다.

"쇠고기야 어떻게든 협상을 다시해서 되돌릴 가능성이나 있다고 하죠. 대운하는 한번 공사하면 끝 아닙니까. 그런데 현재 정부의 스타일이라면 국민과의 대화와 소통을 기대하기는 어렵죠. 정부 입장 밝히고 그대로 밀어붙일거 아닙니까. 국민이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는 시기를 지났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회사원인 김윤경씨(42)는 "현 정부가 특정인을 위한 정책만을 내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부자, 고소영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잖아요. 대통령이 말하는 경제는 우리 일상 경제와는 동떨어진 특정인만의 경제라는 생각을 해요. 한나라당은 18대 국회 열자마자 종합부동산세 개정안부터 들고 나왔잖아요. 일반 국민은 생업에 지장이 있을 만큼 힘든데, 부동산 문제에서 보듯이 집권하고 있는 그들은 전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잖아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죠."

▲어떻게 풀어야 하나

현 정부의 민심 이반을 되돌리는 것은 앞으로의 대통령 정치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 경기도민 다수의 입장이다.

김현우씨는 대통령이 실수를 인정하고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장관 한두 명 자른다고 될 일이 아니죠. 정부가 직접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문제를 풀려는 자세를 보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통령은 그동안 했던 일이 실수가 아니라는 맹신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이 과오를 인정하고 앞으로는 적게 실수하려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최씨 역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장관들 교체에 앞서 협상이든, 국민과의 대화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진다는 자세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나 바뀐 후에는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합니다. 사람만 바뀌고 정책은 변화가 없다면 국민들은 더 분개할 것입니다. 대운하처럼 국민 반대가 심한 정책은 고집을 부리지 말아야 합니다. 설득하고 지지를 이끌어가는 합의가 필요합니다"

김윤경씨는 최근 일부에서 조심스럽게 나오는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탄핵, 말은 쉽죠. 탄핵이 될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이후에 사회 혼란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우선 생각해봐야합니다. 지금도 고유가로 인해 화물연대, 건설노조가 계속 파업을 강행하고 있는데 탄핵까지 한다고 해보세요. 정치 뿐만아니라 경제도 마비될 걸요. 노무현 대통령 탄핵때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뒤숭숭했습니까. 쇠고기 문제로 한차례 국민의 힘을 느꼈으니 대운하 문제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경기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수원환경운동연합 윤은상 사무국장은 국민소환운동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은 공공부분 민영화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광우병, 대운하 등에 비슷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이 반대하면 대운하는 안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당정회의에서는 정치적으로 후순위로 늦춰 놓았을 뿐이다. 광우병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국민들이 반대하는 대운하를 그대로 추진한다면 국민소환운동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들은 모든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대통령을 소환하는 것을 추진할 것입니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서형택 수원시지부장은 현 정부가 민심과 동떨어진 형태로 계속 나간다면 정권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국민과 뜻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의료보험.공기업 민영화, 물 사유화, 교육 자율화, 대운하 반대와 공영방송 사수 등 민심과 관련한 5대 의제를 수용하지 않으면 행정거부와 함께 양심선언 등을 계속 해 나갈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민심과 동떨어진 형태로 계속 나간다면 행정거부, 양심선언 등에 이어 정권 퇴출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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