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나라경영을 기업으로 오판"
기사입력 2008-06-1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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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재개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로 촉발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이 가속화되고 있다.
6.10 100만 촛불문화제 이후 수그러들 것으로 보였던 촛불집회가 화물연대와 건설기계노조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충북도민들의 정부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커지는 분위기다.
국제 원유값 급등 등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기에 일부 역부족인 점은 인정하면서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특히 충북지역은 참여정부 시절 추진됐던 세종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지역균형발전 정책 등이 혼란을 겪으면서 새 정부에 걸었던 기대만큼이나 실망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총체적 난국인 현재의 국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싸워 이기려 하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듣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국가적 위기 상황 속에서도 안이하게 내부 권력투쟁의 모습을 표출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과 잘못된 정부와 여당을 제대로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야당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반면, 이명박 정부가 취임 초기부터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촛불집회 등을 통해 국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이미 확인시켜 준 만큼 국민들도 민심수습을 정부와 국회에 넘기고 생활의 현장으로 돌아가 각자의 위치에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있다.
김성구씨(41.회사원)는 “지난 대선 때 MB를 지지했던 사람이다. 당시는 나름대로 경제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실망이다. 미국산 쇠고기수입 문제 등 모든 것이 총체적 난국으로 치닫고 있는 데에는 대통령의 마인드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마치 나라경영을 기업경영처럼 오판한데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국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덤프트럭 운전사 이모씨(37)는 “민주노총 조합원은 아니지만 심정적으로 공감이 된다. 그래서 16일부터 나도 25t 덤프트럭을 운행하지 않고 있다. 운행하면 할수록 손해만 쌓이는데 운행하면 뭐하나, 이제는 정부의 안이한 대책에 울화통이 터진다. 생계도 막막하다. 하루 빨리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위필 전국한우협회 충북지회장(42)은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개방하는 바람에 우리 한우농가 대부분이 도산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 등 농촌을 죽이는 정책을 선택하고 있다”며 “정부는 형식적인 축산농가 지원책 말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민들은 폭등한 기름 값과 물가 때문에 못살겠다고 아우성인데도 정부는 말바꾸기에만 급급한데다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강경 진압하는 등 폭정을 일삼고 있다”며 “이 정권이 농민을 비롯한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에 귀기울이는 낮은 자세를 견지해야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지역 건설업자 정모씨(48.단양군)는 “새 정부 들어 정부나 지자체 모두 대형사업만 하려고 해 영세 건설업자들의 일감이 크게 줄었다. 건설 물량도 없는데다 자재 값마저 천정부지로 올라 업을 유지해야 할지 스스로 묻고 있다.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은 운송사업자나 장비업자가 아니라 건설업자다. 소형공사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정태호씨(40.청주시 사직동)는 “지난 대선 때 처음으로 참정권을 포기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CEO출신이란 태생적인 면을 고려할 때 현재의 혼란은 예상됐던 일이다. 과정(여론의 지지)을 중시하는 정치인과 달리 기업인 출신 리더는 결과를 중시한다. 결과가 낙관적이면 여론이 뒤따라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 한반도 대운하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건도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던)청계천 복원사업처럼 '결국 잘 될 것이다'는 낙관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총체적 난국이지만 제대로 풀어갈 것이란 기대는 갖고 있다. 당장 탄핵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서는 동조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무원 김모씨(53)는 “촛불집회에 나가는 시민들을 이해할 수 있다. 정부가 소통부재를 일으켜 이런 혼란을 야기 시킨 것에 대해서는 함께 책임을 느낀다. 그런데 시위가 갈수록 정권퇴진이나 쇠고기 협상과 전혀 관계없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대처를 차분히 지켜보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른들이 잘뽐으실거라 저는기대를 걸고 있는상태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