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영, 젊은이의 영혼을 잠식하다[배국남칼럼]
김남균
|2008.06.24 23:41
조회 33 |추천 0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요즘 사람들은 자고나면 오르는 물가로 한숨을 내쉰다. 기름 값을 감당하지 못한 화물운전자들의 생존을 위한 지난한 몸부림이 눈물겹다. 취업이 안 된 20대 청년 실업자들은 하루살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대학생들은 치솟는 등록금과 물가 때문에 아르바이트에 함께 살 원룸 파트너 구하기에 여념이 없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사료값 감당을 못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농민도 생겨나고 있다. 취업을 위해 노력하다 취업이 안 돼 절망하고 극단적으로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생겨나는가 하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고용불안에 불면의 밤을 보낸다.
하지만 브라운관속 모습은 이러한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요즘 브라운관을 강타하는 용어하나가 있다. 신상품을 뜻하는 ‘신상’과 신상품을 좋아하는 여자라는 뜻의 ‘신상녀’라는 하나의 트렌드로 방송은 앞장서서 신상과 신상녀 유포에 앞장서고 있다.
어느 사이 MBC‘우리 결혼 했어요’의 서인영은 신상녀의 표상으로 떠올랐다. 서인영이 이 프로그램에서 신상품 특히 구두에 대한 구입열망을 잘 드러낸데다 그녀가 연예정보 프로그램 등에서 말한 “수입의 절반을 신상 구입에 쓴다”라는 표현 등이 인터넷과 언론매체에 소개되면서 서인영은 이제 신상녀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방송에선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서인영의 아류 표상들을 만들어내면서 ‘신상’과 ‘신상녀’유포에 열을 올린다. 이제 신상과 신상녀라는 단어는 개그프로그램에서부터 교양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방송의 모든 장르 프로그램에 등장한다.
방송과 일부 연예인들은 신상과 신상녀 열혈 전도사를 자임하려는 듯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에 대해 처음 ‘신상’과 ‘신상녀’에 대해 신기하게 바라보던 상당수 시청자들도 현실과 동떨어진 신상녀를 사치의 다름아닌 표현이라고 비판하기 시작했고 전문가들은 신상과 신상녀는 이윤추구를 위한 대중매체의 이데올로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비판한다.
젊은이=신상이라는 강력한 등식을 구축하는데 여념이 없는 방송들은 이러한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데 서인영으로 대변되는 신상녀 열풍은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 특히 젊은이 인식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이들의 영혼을 잠식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등록금과 용돈을 마련하기위해 아르바이트에 여념이 없는데 여자 친구가 신상을 사달라는 요구에 정말 힘이 든다” 한 남자 대학생의 푸념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다.
기 드보르의 지적처럼 우리는 대중매체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회 즉 스펙터클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 등 거대한 대중매체에 구축된 스펙터클의 사회는 대화를 허용치 않는 기본질서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행동하는 담론이며, 이러한 사회에서 인간의 존재는 항상 수동적으로 소비하게 한다. 따라서 삶의 직접적인 경험, 정서 그리고 관계를 망각하도록 길들여지며, 방송을 비롯한 대중매체에서 디자인된(상징화된) 이미지들(상징화된 세계)을 소비한다. 아니 소비에서 그치지 않고 그 대중매체의 상징화된 세계가 현실의 척도가 되며 인식의 근간을 이룬다.
방송이라는 거대한 대중매체가 열을 올리고 있는 서인영으로 상징되는 신상과 신상녀 열풍이라는 상징화된 세계는 어느 사이 상당수 사람들의 인식의 근간을 이루고 일부 젊은이들의 영혼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신상녀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서인영.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