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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 #238

강재진 |2008.06.25 14:59
조회 89 |추천 2


 

 

너무 오래 혼자라 이젠 혼자 있는 게 오히려 당연해 보이는 남자.

그 남자는 실제로도 혼자서 아주 잘 산다고 합니다.

 

가 본 사람들 말에 따르면,

집도 깨끗하게 해놓고 사는 편이고,

냉장고에는 다듬에 놓은 파도 한단 들어있고,

장식품이 아니라 실제 사용중인 청소기도 한대 있다구요.

거기에 혼자 영화보기.

혼자 산책하기.

 

가끔 사람들은 신기해하면서 물어보겠죠?

 

- 야, 넌 안 외롭냐? 너 연애 같은 건 안해?

 

그러면 이 남자는 순 말도 안되는 대답.

 

- 연애? 돈 없어.

 

그리고 여기, 그에 못지 않게 혼자서도 잘 사는 한 여자.

그녀는 그런 남자의 몇 안되는 친구 중 하나입니다.

대학 때부터 쭉 친구였지만,

여자는 남자의 키가 마음에 들지 않고,

남자는 여자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둘은 서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친구로만 지내기로 약속한 사이죠.

 

두 사람이 오늘 안개에, 바람에, 낙엽에, 이렇게 완벽한 가을 밤.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 주고 받습니다.

 

- 넌 요즘 뭐해? 요가는 계속 해?

 

- 아니, 요즘은 밸리댄스 배워. 너는?

 

- 어, 난 그리스어 배워.

 

- 그리스어는 왜?

 

- 그냥 .. 심심하잖아..

 

- 하긴..

 

두 사람 사이에 그렇게 하나마나한 얘기가 오가는 사이.

옆에 있던 왠 아저씨가 요란하게 전화를 받습니다.

 

'뭐라카노? 알았다. 알았다. 알았다. . 고마해라, 쫌.

지금 드간다 안카나, 끊어라.'

 

잠시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

그런데 다음 순간, 갑자기 남자가 소주병을 품에 안으며,

고개를 떨구면서 기죽은 목소리로 말합니다.

 

- 하아, 나도 저런 전화 받고 싶어..

오빠 빨리 들어와..

 

여자가 말을 잇습니다.

 

- 나도 그런 말 해보고 싶어..

오늘은 그이가 일찍 오라고 해서요..

 

두 사람은 다시 침묵.

잠시 후 남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냅니다.

 

- 우리.. 서로 그런 얘기나 해주고 살까?

 

여자도 조심스럽게 동의합니다.

 

- 그럴까..?

 

두 사람은 그렇게 시작합니다.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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