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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소식 (1)

권혁 |2008.06.29 12:04
조회 149 |추천 1

◆두꺼비 잡아먹다 죽어간 아이들

 

량강도 대홍단 삼봉구에서는 두꺼비를 잡아먹다가 죽어가는 아이들이 생기고 있다. 서
두수 물가에 늪이 있어 고인 물에 개구리가 많았는데 너무 잡아먹어 요즘엔 개구리가
없고 대신 두꺼비가 나오는 철이라 두꺼비를 잡아먹고 있다. 예로부터 두꺼비 독을
잘만 쓰면 암 치료에 좋다는 얘기가 있으나, 독을 제거하지 않고 잘 못 먹으면 죽기
도 한다. 영양실조에 걸려 면역력이 떨어진 아이들이 먹으면 치사율이 높아진다.
대홍단 삼봉구에 사는 한명선(43세)씨는 “개구리 알이 갓 낳은 건 독이 없는데 다리
나오고 꼬리 나올 때 독이 생긴다. 개구리로 클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못 먹기 때문에
올챙이일 때부터 조리로 떠서 잡아먹는데, 우리 인민반에 올챙이 잘 못 먹고 식중독
에 걸려서 죽은 애가 지난달에만 한 댓명 된다. 그 시기가 지나니까 먹을 게 없어서
이제는 두꺼비가 나오고 있는데, 그것도 개구리처럼 살이 있는 고기라고 생각하고 애
들이 잡아서 구워먹었다. 감자에 뿌리가 생기면 독이 있는데 거기다 두꺼비랑 같이
먹으니까 하룻저녁에 애들 대여섯 명이 죽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두
꺼비 먹다 죽은 일은 그동안 잘 듣지 못했는데 하루 만에 여러 애들 송장 치우느라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최승철(42세)씨도 “두꺼비 살이라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쭉정이 강냉이 가루랑 섞어 두꺼비 죽을 쒀 먹어보려던 애들이 불에 구워
먹었다가 죽었다”고 했다. 삼봉중학교 어떤 반은 36명의 학생들 중에 영양실조로 죽거
나 먹을 것을 잘 못 먹어 죽은 아이들이 지난 두 달 새에만 열 명이 넘었다.

 

◆대홍단 아이들, 진달래꽃 먹고 죽기도


대홍단군에서는 진달래꽃을 먹고 죽은 아이들도 있었다. 삼봉중학교에서는 1학년 아이
들 중에 9명이 진달래꽃을 잘 못 먹고 중독에 걸려 무리죽음하기도 했다. 어른들은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려서 먹지만, 아이들은 배가 고프니까 일단 입에 넣
기 바쁘다. 감자 몇 알 먹고도 허기지니까 산으로 들로 나가 뭐든 뜯어먹는데 올 봄
엔 진달래꽃을 몇 움큼씩 한꺼번에 너무 많이 뜯어먹다가 중독에 걸려 죽었다. 대홍
단 서두구에 사는 장미옥(38세)씨는 “진달래꽃을 광주리로 뜯어와 먹는데 이걸 많이
먹으면 위에 경련이 일어난다. 빈속에 먹으면 독이 있어서 거품이 일어나면서 죽게
된다. 그러니까 어지간히 먹어야지. 나도 진달래 잘못 먹고 속 쓰려 죽는 줄 알았다.
약도 많이 먹으면 죽는 것처럼 그것도 많이 먹으면 죽는다. 어른들이 이 정도면 아이
들은 더 말해 뭣 하겠냐”고 했다.


신덕구에 사는 리성자(37세)씨는 “나도 우리 큰 애한테 매일 주의를 준다. 우리 큰 애
야 머리가 커서 그러지는 않지만 혹시라도 내가 안 보는 사이 우리 작은 애가 꽃을
함부로 먹을까 봐 걱정이 돼서 작은 애 데리고 다닐 때마다 ‘동생, 꽃 못 먹게 해라’
몇 번이고 다짐받는다. 우리 큰 애는 학급 애들이 다 죽어나가고 있다고 ‘어머니 어떻
게 해야 하냐’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부모 없이 혼자 사는 애들이 그
렇게 쉽게 죽는다”며 요즘 아이들 죽어나가는 것을 보면 고난의 행군 때가 생각나 소
름끼친다고 고개를 저었다.

 

 


◆량강도 군인들, 가죽 허리띠 삶아먹어

 


지난 6월 초, 량강도 주둔 군대의 한 부대장이 검열에 걸렸다. 군복을 시장에 내다판
혐의였다. 군대에 쌀이 없고 돈이 없어 일반 사병들이 허리띠를 삶아먹은 게 원인이
었다. 지난 5월 28일 사병들이 죽물이라도 우려먹겠다고 소가죽으로 만들어진 허리띠
를 끓여먹는 것을 목격하고 “니네 왜 그러냐”고 물었다. “너무 배고파서 그럽니다”라는
대답에 너무 기가 막혔던 부대장은 겨울 군복을 꺼내 장마당에 내다 팔았다. 그 돈으
로 쌀을 사서 한 두 번 정도 사병들을 먹여 살렸는데 그만 검열에 걸리고 말았다.
“지금 애들이 죽어가서 할 수 없이 군복이라도 팔아서 애들을 먹인 거다”라고 했지만
정상참작이 되지 못했다.


김철승(38세)씨는 자기 부대에도 이번 3월에 준 새 군복의 허리띠가 몽땅 없어졌다고
한다. “(삶은 허리띠를) 나도 먹어봤다. 그거 퍼먹으면 속이 든든하다. 소가죽을 끓이
게 되면 그게 구수하다. 가죽을 그냥 먹자면 못 먹지만 삶으면 우린 물이 나오는데
그거 먹는다. 북도 돼지가죽, 소가죽인데 그것도 형체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 이런 게 현실이 됐다. 그때는 사람이 굶어
죽어도 소가죽 먹는다는 생각은 못했다. 지금은 소가죽이든 돼지가죽이든 가죽으로 만
든 것들은 남아나지를 않는다. 어떤 애들은 너무 급해서 북에 붙은 가죽을 삶아먹는
게 아니라 씹어 먹는 지경이다. 지금은 1990년대 중반보다 더 어렵다”고 몇 번이고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이렇게
살아야 하나. 가죽 혁띠 삶아먹는 인민군대들이 얼마나 원한이 많겠느냐”며 “인민군대
도 할 수 없이 끌려간 인민의 자식들이다. 군대 가면 허약 상태에 걸려서 굶어죽는다
는 거 알지만 갈 수밖에 없다. 제발 어디서든 먹을 것 좀 구해 달라”고 간청했다.

 


 

◆감자 훔치러 굴에 들어갔다 질식사하는 꽃제비들

 


예부터 량강도 대홍단은 감자를 깔아놓고 먹는 곳이라고 했다. 이곳은 고산지대라 옥
수수 농사가 안 되는 반면 감자를 주 농사로 짓는다. 제일 먼저 캐먹는 감자는 8월
20일 경에 나고, 6, 7월인 지금은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때이다. 통감자를 겨울 내
내 ‘감자굴’(감자 종자 저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보통 4월 초순 감자농사철이 되면
칼로 눈을 떠 심는다. 감자 씨를 뜬 나머지는 일하러 나오는 농장원들에게 준다. 감
자 눈을 한 광주리 뜨고 나면 농장원들에게 돌아가는 감자는 반 광주리도 안 남는다.
감자가 얼지 않도록 만들어진 감자굴에 내려가게 되면 마치 지하 동굴처럼 깊고, 보
통 가로, 세로 40미터씩 널찍하다. 감자가 꽉 차 있어 잠시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
을 만큼 감자들이 내뿜는 독이 지독하다. 3미터 당 뚜껑이 한 개씩 있는데 자주 환기
시켜주고 썩지 않도록 감자를 뒤집어줘야 한다. 하루 종일 환기시키고 나면 그 다음
날에야 사람들이 들어가서 썩은 감자를 꺼내곤 한다.


올해는 감자 굴에 생감자를 훔치러 들어갔다가 질식사하는 아이들이 많다. 보초 서는
사람들이 있어도 경비 막에서 보초를 서기 때문에 잠깐 틈을 타 뚜껑을 열고 들어갔
다가 열어놓으면 들키니까 닫아놓고 있게 된다. 이렇게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 밀폐된
공간에 들어서게 되면, 평소에도 감자들이 뿜는 지독한 냄새 때문에 질식할 지경인데
곧 산소 호흡이 안 되서 죽게 된다.
권순영(35세)씨는 “올해 5월과 6월, 이렇게 들어가자마자 질식해서 죽은 애들이 많다.
산소 호흡기를 들고 가야하는데 애들이 그거 없으니까. 성공한 애들이 열중의 하나도
안 될 거다. 올해는 유독 먹을 게 없어서 애들이 죽어도 기를 쓰고 들어 간다”고 했
다.
“감자를 꼭 쥐고 죽어있었어요”
지난 5월, 김동석(17세)군은 꽃제비 친구들과 함께 감자굴에 갔다가 친구를 잃었다고
했다. “상학이가 들어가고 나는 망을 봤어요. 뚜껑을 닫아놓고 들어갔는데 한참 있어
도 안 나오더라고요. 나 말고도 같이 간 애들이 많았는데 아무도 못 들어갔어요. 나
도 죽을까봐 못 들어갔어요”라고 했다. “그 애를 보름이 지나서 꺼내게 되서 우리끼리
장례 지내줬어요. 상학이가 감자를 꼭 쥐고 죽어있었어요. 나는 나 살자고 상학이 꺼
내줄 생각도 못했는데 상학이는 감자를 두 손에 쥐고 죽었다”며 울었다. 상학이는 장
례를 치러줄 친구라도 있지만 이렇게 죽어간 다른 꽃제비 아이들은 시체를 꺼내보면
이름도 주소도 몰라 그냥 묻히고 만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아이들이라 그렇게 이
름 없이 죽어간다.

 


◆감자로 유명한 대홍단군, 전국 각지 꽃제비들 몰려


대홍단은 감자가 많다는 이유로 전국 각지에서 꽃제비들이 몰린다. 특히 량강도 대홍
단군과 함경북도 연사군 경계 지역에 밀집해있다. 서두수 강이 있고 늪이 있어서 물
고기와 개구리를 잡을 수 있고, 또 산을 끼고 있어 풀을 뜯어먹기가 쉽기 때문이다.
당국에서 쫓아내지만 꽃제비들이 꾸역꾸역 다시 모여드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이 곳
강가에는 꽃제비 초막들이 수두룩하다. 한 보안원은 올해 부쩍 꽃제비들이 늘었다고
했다. “서두수 강에 가보면 한 발짝 건너면 초막이 설 정도로 꽃제비 초막들이 새까
맣다. 다 어디서들 오는지 한심할 지경이다. 꽃제비 애들이 감자 씨를 훔쳐 먹어 산
다고 하지만, 여기 농장원들도 먹을 게 없어 출근 못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얼마나 버
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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