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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십니까? 경찰의 진압봉 사용에 대한 진실.

이신기 |2008.06.30 12:36
조회 928 |추천 47

 

 

 

시위 현장에 항상 직접 있었던 제대 6일남은 말년 의경으로써 말하겠습니다.

 

요즘 경찰의 진압봉(이하 장봉) 사용 문제가 시끄럽던데...

 

장봉을 사용하게된 이유와 그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죠.

 

 

 

저는 저희 중대의 중대 수인(이하 중수) 입니다.

 

까만 경찰 조끼를 입고 무전기를 서너개씩 차고다니죠.

(시위 한번이라도 나오셨던 분이면 아실듯? 다른 애들은 다 줄맞춰 자리 지키고 있는데 이상하게 그런것에 별 제한없이 그 근처를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면서 무전기만 듣고있는 애들.)

 

무전기에서 나오는 지시에 따라,

 

저희 중대 애들에게 하차, 이동, 진압 지시를 내리죠.

(원래 의경끼리의 근무에 대한 지시는 허용되지 않지만 청에서 인정한 중수는 예외입니다.)

 

 

 

 

그렇기에 경찰 간부들 간에 쓰이는 망을 잡아 그 망을 들어야 하고,

 

그러다보면 여러 장비에 대한(진압복, 하이바, 방패, 소화기, 장봉 등...) 사용 여부도 알 수 있죠.

 

 

 

 

 

 

 

집회가 하도 많아서 언제였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네요.

 

집회관리를 하던 어느날... 새벽에서 아침이 될랑말랑한 무렵인걸로 기억됩니다.

 

무전기에서 현장 총괄 상황 지휘자(직급에 대한 언급은 보안이라서;) 의 지시가 떨어졌죠.

 

이제 아침도 됐고, 출근길 차량 소통도 시켜야 하니 슬슬 인도로 밀어 올려보자고...

 

저희 중대도 제일 앞에서 직접 미는건 아니지만,

(저희는 진압 전문 기동대가 아니라서요.. 저흰 일명 방범순찰대;)

 

기동대를 따라 나가서 기동대가 밀고 지나간 도로에,

 

시위대가 더이상 나오지 못하도록 인도와 차도를 인벽으로 막아놓는 역할을 해야 했죠.

 

 

근데 차벽을 열고 밀고 나가기 전...

 

옆의 중대가 시끌시끌 하더라구요.

 

무슨 일인가 싶어 봤더니,

 

현장 총괄 상황 지휘자가 직접 그자리에 와서,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나가려고 차벽 뒤에 대기하고 있던,

 

진압을 전문으로 하는 어떤 기동대의 중대장을 심하게 혼내고 있더군요.

 

자기가 이끄는 중대원들과 타중대의 중대원들도 다 보고있는데 말이죠.

 

 

" 너 미쳤어?? 봉을 왜 가지고 나가는거야? 내가 아까 말했지?? 진압복, 하이바, 방패만 소지하고 최대한 마찰 없이 해산작전 하자고 했잖아?? 무전기 듣긴 듣는거야?? 너 옷 벗을래!?? "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중대장 옆에서,

 

그 중대의 중수(그 중대에서 저랑 같은 역활이라 보시면 됨.) 가 슬쩍 뒤로 나와,

 

그 중대에 속한 중대원들에게 무전기로 지시하더군요.

 

장봉이나 단봉 가져온거 전부 다 다시 갖다놓으라고...

 

 

 

 

제가 하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시겠나요?

 

시위대가 아무런 위험요소를 소지하고 있지 않으면,

 

저희도 장봉이나 단봉같은 공격적인 성격이 강한 장비는 소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 일주일인가 지났을까...

 

드디어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시위 현장에 페트병, 짱돌, 각목... 심지어 쇠파이프까지 나타났죠.

 

물론 저희도 돌이나 페트병을 던졌다는걸 부인하진 않습니다.

 

어떤 의경이 시위대가 차벽 안으로 던진 물이 가득 담긴 페트병을 집어,

 

차벽 밖으로 던지는걸 제 눈으로 봤기 때문이죠.

 

막 던지려는 찰나 말릴까... 생각했지만 저희 중대가 아니었기에,

(의경에서 다른 중대끼리의 참견은 거의 없는편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냥 둘 수 밖에 없었죠.

 

" ㅇ ㅏ놔, 아저씨가 뭔상관이에요? 아저씨가 내 고참이에요?? " 하고 나오면...

 

저도 할 말이 없으니까요...; (이건 직접 전의경을 경험해보지 않으면 몰라요ㅠ)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저희는 저희가 먼저 만들어서 던지진 않습니다.

 

 

 

 

아무튼 그때도 저희는 장봉같은건 가지고 다니지 않았죠.

 

그리고 시위대와의 대치가 살포시 소강상태에 이르렀을때...

 

무전기에서 현장 상황 총괄 책임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 우리 지역장, 격대장, 중대장, 그리고 전의경들... 너무 수고하는거 알아요. 정말 어딘가에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심정인것도 알아요, 저들이 쇠파이프와 각목 등 집회의 불법 물품들을 소지했으니 우리도 장봉을 들고 대응하는게 맞는것도 알아요. 하지만 지금같이 감정이 쌓이고 쌓였을때 우리가 봉을 들면 엄청난 유혈사태가 벌어질것 같아 함부로 지시를 못하겠네요.. 각 장(將)들, 제 말 이해했으리라 믿어요. 우린 인내진압을 해야합니다. 우리는 시민을 보호하는 경찰임과 동시에 법을 수호하는 경찰입니다. 조금만 더 참아봅시다. 정말 안되겠다 싶을때 제가 지시 할게요. 요즘 너무 힘들죠.. 하지만 여러분 덕에 그나마 서울의 치안이 여기까지나마 유지될 수 있다고 봅니다. 조금만 더 힘냅시다 여러분!! 특히 제일 고생하는 우리 전의경들... 제가  책임지고 청장님께 건의드려 서울 치안 상황에 따라 특박을 꼭 추진해볼테니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봐요!!! "

 

(사실 더 긴 내용이었는데 다시 생각하려니 잘 기억이 안나네요ㅠ)

 

 

 

하지만 그 일이 있고 특박을 기다리던 어느날...

 

저희 차벽이 시위대의 줄다리기(?)로 인해 풀리고,

 

약 1~2m 벌어진 차벽 사이에선 계속 돌과 각목 쇠파이프, 심지어 철근까지 날아왔죠.

 

저희 격대에서만 쇠파이프로 두명이 뼈가 부러지고 타박상을 입었고,

 

어떤 의경은 눈에 유리조각이 들어가는 등..

 

총 4명이 구급차에 실려 경찰병원으로 갔습니다.

(바로 어제도 진압 도중 저희 중대 이경급 막내 한명의 눈에 나무파편이 들어가 눈에서 피를 흘리며 경찰병원으로 호송되기도 했습니다.ㅠ)

 

솔직히 우리 이경 막둥이 눈에서 피나오는거 보고 눈 훼까닥 돌아갈뻔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신기할 정도로 제가 참고 참고 또 참았다는게... 다행으로 여겨지네요.

 

 

 

 

막내 다쳤다고 하면 저희 힘들다 생각되실지 몰라도,

 

그래도 저희는 진압 전문 격대는 아니란 말이죠.

 

저흰 단지 제일 앞이 아닌 옆쪽 차벽 사이를 수비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제일 앞 1선에 서는 중대는 오죽하겠어요...

 

시위대 측에선 보이지 않겠지만,

 

차벽 안에선 구급차와 경찰차가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부상자를 실어가고 있었죠...

 

다 같이 입고있는 '경찰'이라는 제복만 가려놓고 보면,

 

거의 전쟁터의 난민 수용소... 라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그때 무전기에서 현장 총괄 상황 지휘자의 지시가 떨어졌죠.

 

 

" 경찰 직원들 수명, 그리고 우리 전의경들은 수십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실려갔어요. 시위의 폭력 수준이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각 중대장들은 대원들에게 필요 장비를 소지하고, 유사시에 각 장(將)들 지시 하에 즉각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 하세요. 방송차는 더이상 폭력행위를 중단치 않으면 강제적으로 해산시킨다고 계속 경고해요. "

 

(이것도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걸로 기억됩니다;)

 

 

그 지시에 따라 저희 중대도 그때 시위 진압에 나온지 거의 한달만에 처음으로 장봉을 꺼냈고,

(아마 제 군생활중 4번째 쯤 되겠네요.)

 

그때부터 시위대와 경찰간의 마찰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만 갔죠.

 

말 그대로 유혈사태가 되버린 겁니다.

 

 

 

 

 

 

그때 이후로 저희는 장봉을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요즘은 쇠파이프나 각목이 전처럼 썸타임 등장하는게 아니라,

 

거의 무조건 에브리타임 나타나니까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저희는 먼저 공격무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위대가 너무 강하게 나오니까, 저희도 저희 나름대로 강하게 대비한거죠.;

 

실제로 방패만 들고 갈때보다 장봉을 하이바 위로 세워서 나가면,

 

신기하게도 시민들이 더 쉽게 물러서는걸 볼 수 있었죠.

 

 

 

 

 

 

 

 

 

 

 

 

물론 경우에 따라 장봉뿐 아니라 방패도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죠.

 

방패로 찍으면... 엄청 아프거든요.

(예전에 고참이랑 장난치다 맞아봤는데 바로 멍들고 5일동안 욱신욱신 하더군요ㅠ)

 

하지만 방패는 공격적인 요소보단 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장비입니다.

 

실제로도 방패는 몸싸움을 할때 시위대를 밀어내거나 물리적 공격을 막는 경우에 사용되지,

 

방패로 찍는 경우는, 눈앞의 시위대가 뭔가 위험요소를 들지 않은 이상 거의 없거든요.

(그런 경우가 많아보이는건 기자들의 편집능력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하기 때문이죠.)

 

하이바, 진압복은 말할것도 없구요.

 

 

근데 또 잘 모르겠네요..

 

주로 1선에 서는 진압 전문 부대는 방패를 방패로만 사용하지 않을지도......;

 

 

 

 

 

 

 

 

 

 

 

 

아.무.튼...

 

제가 보기에도 경찰은 인내진압 꽤나 오랬동안 해왔습니다.

 

쇠파이프 같은 시위 불법 물품들이 나온지 꽤나 오래된 시점에도 불구하고...

 

경찰측에선 인내진압 해야 한다면서 계속 참아왔죠.

 

경찰 간부들간의 무전기를 계속 들어야만 하는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무전기에서 인내진압 해야한다는 말이 나왔으니까요.

 

 

 

 

 

근데... 이거 아시나요?

 

지금 경찰병원에는 촛불집회로 인한 경찰 및 전의경 부상자만 200여명이 된다더군요.

 

그중에는 경찰의 고위직 간부 (계급은 경정이죠.. 직급은 비밀;) 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찰병원에 찾아가 경찰 부상자들을 인터뷰 하는 방송... 혹시 보셨나요??

 

그저 몇개 언론사에서 사진만 몇장 가끔 나오더군요.

 

 

요즘 저희가 힘든건 단지 몸이 힘들어서가 아닙니다.

 

모두 자야할 시간에 잠을 못자서가 아닙니다.

 

각종 언론사들의 편파보도에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우리의 처지가,

 

' 내가 의경을 왜 지원했나... ' 하는 생각에 까지 이르게 하는 이 시대의 상황이,

 

저희를 더 힘들게 하는겁니다ㅠ...

 

 

 

 

 

 

 

 

촛불집회 초기를 생각해보세요.

 

청계천에서 학생들을 중심으로 주최된 촛불집회...

 

그때 저희는 근무복을 입었습니다.

('경찰' 하면 딱 떠오르는 상의가 밝은색에 어깨엔 견장이 달린 그나마 깔끔해 보이는 복장)

 

원래 일몰 후의 옥외 집회는 집시법상 불법이지만,

 

그래도 큰 마찰이 없고 평화적으로 시작하고 평화적으로 끝났기에...

 

경찰측에서도 하나의 '문화제' 로 인정하고 말 그대로 '관리'만 해왔죠.

 

오히려 집회를 방해하는 술취한 사람들을 잘 달래서 돌려보내고,

 

서로 웃으며 고생한다고 각종 음료수와 먹을거리를 나눠먹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희는 거의 얻어먹기만 -_-...;)

 

시위가 끝나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내일 보자면서 서로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구요.

 

저희도 촛불집회 상황대비에 나가는걸 지금처럼 싫어하진 않았죠.

(보통 상황대비 나서면 시위하는 사람들 무섭게 생긴(?;) 아저씨들 뿐인데.. 촛불집회는 귀여운 여고딩들과 이쁜 아가씨들도 가끔 보이더군요.. 우후훗// *-_-*...;)

 

 

 

 

 

하지만 소위 진보단체라 불리우는 몇몇 단체가 참가한 다음부터,

(경찰에도 '정보과' 라는 곳이 있어서 언제부터 그 단체들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는지 딱 알 수가 있더군요. 근데 정말 신기하게도 딱 이때부터 시작되더라구요...;)

 

그들이 각 소속 단체의 깃발을 들고 시위에 나선 순간부터,

 

그리고 시위대들이 차도를 점거한 순간부터,

 

조금 더 나아가 청와대로 진입하기 위해 경찰 버스를 손괴하는 그 순간부터,

 

경찰은 이제 '관리' 가 아니라 시위대를 '진압' 해야 하는 입장에 부딪혔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더이상 근무복을 입고 출동에 나서지 않았죠.

 

요즘 흔히 보이는 남색의 기동복에 두꺼운 진압복을 입고 나서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은 위 글대로 흘러갔죠...

 

 

 

 

 

 

 

 

 

 

 

 

 

근데 한가지 걸리는게 있네요.

 

여대생 군홧발 사건과 이번 장봉 린치 사건은 제가 보기에도 참 착잡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의경이 다 그렇지는 않다는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 동영상 저도 봤는데, 분명 옆에서 말리는 경찰도 있었죠.)

 

 

시위대에선 일부 시위대가 폭력시위를 할 뿐이라고들 하시던데...

 

저희도 일부 무개념 전의경이 폭력진압을 하는거에요...

 

이해해 달라고는 안해요.

 

그냥 알아주셨으면 해서요...

 

 

 

 

 

 

 

 

 

촛불집회 자체를 부정하자는게 아닙니다.

 

저 자신 개인적으론 반대이지만,

 

아무튼 그것이 불법집회로 변질되는게 너무 무서워요.

 

그리고 그게 참 싫어요.

 

너무너무 싫어요.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싫어요.

 

 

저야 뭐 이제 6일 남았으니 제대하면 끝이지만,

 

제 뒤에 남겨진 후배들을 생각하면...

 

참... 가슴이 답답해 지는게 사실입니다.

 

 

 

 

누가 잘하고, 누가 잘못했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어차피 잘못은 모두에게 있는거니깐요.

 

단지 그 근원이 무엇이냐가 문제인겁니다...

 

 

 

 

 

 

 

 

 

 

 

 

 

이상... 말년 수경의 주절주절 넋두리 였습니다.

 

'내편 아니면 다 적' 이라는 식의 무개념 리플은 자근자근 씹어드릴게요.

 

아울러 내용없이 무조건 욕하는 초딩글도 사절입니다.

 

혹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쪽지로 날려주시면 감사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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