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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GMO 식품의 현실

양정배 |2008.07.07 13:10
조회 286 |추천 1

 출처 :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최근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한 유명 수입 브랜드의 도넛이 논란에 휩싸였다. 한 직원이 인터넷에 회사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유전자 재조합 성분을 도넛의 재료로 사용한다는 주장이었다. 당연히 누리꾼을 중심으로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업체에서 유전자 재조합 성분을 사용했다는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9;소비자 고발&#-9; 제작진이 확인해본 결과 사실이었다. 회사측에선 오히려 유전자 재조합 재료를 사용한 제품이 네 가지 더 있다고 당당히 밝혔다. 그리고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받은 직의 회신 공문을 공개했다. 공문에는 유전자 재조합 재료를 사용했더라도 소비자가 구입하는 최종 제품에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적혀 있었다.

해당 제품을 살펴본 결과, 정말 그 어디에도 유전자 재조합 재료를 사용했다는 표시는 없었다.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유전자 재조합 재료를 사용하는데도 어떻게 아무런 표시 없이 판매가 가능한 것일까?

안전성 논란 중인 GMO유전자 재조합 식품 혹은 유전자 조작 식품 (GMO, Genetically Mpdified Organism)은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낸 농축산물을 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주로 특정 농산물이나 생물에 유전자 조작을 가해 제초제 저항성(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는 성질)이나 병충해 저항성(벌레 먹지 않게 하는 성질)을 띠게 한다. 물론 생장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열매가 많이 열리게 할 수도 있다.

최초의 유전자 재조합 작물은 1994년 미국 칼진(Calgene)사에서 개발한 &#-9;무르지 않는 토마토&#-9;다. 이후 미국 몬산토(Mosanto)사에서 개발한 제초제 저항성 콩(Round-up Ready Soybean)을 비롯해 많은 GMO 작물이 개발되었다. 현재 시판 중인 GMO는 콩·옥수수·감자·토마토·호박·유채 등 15개 작물에 이른다.

GMO는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류를 기아에서 구할 기적의 기술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괴물이 먹는 음식, &#-9;프랑켄슈타인 음식&#-9;이라 불리며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2005년 5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GMO 최대 개발업체인 몬산토사의 내부실험 결과를 입수,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GMO 콩을 먹인 쥐의 혈액과 콩팥에서 심각한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그러나 시판 중인 GMO의 위험성에 대한 어떤 연구도 아직 학계의 공식적인 인증을 받지는 못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당신 식탁은 GMO에 포위

 

한국은 유전자 재조합 작물 수입 대국이다. 2006년에 콩은 전체 수입량의 약 80%(약 100만 톤)가, 옥수수는 약 75%(약 760만 톤)가 GMO였다. 이외에도 GMO로 의심되는 면실유·카놀라유·알팔라 등이 계속 수입되고 있다.

그리고 이 GMO 중 일부는 직접 가공해서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일부는 가축의 사료로 쓰여 육가공품으로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간장의 경우는 30% 이상이 GMO다. 특별한 효능과 기능을 내세우는 고가의 간장도 예외일 수 없다. 유통 중인 식용유는 거의 100% GMO 콩으로 만든다. 대기업이 만들었건 소규모 전문 회사에서 만들었건 콩기름은 예외 없이 GMO 콩을 원료로 쓴다.

더 큰 문제는 다양한 GMO 원료가 가공과정을 거쳐 수많은 가공식품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GMO 콩 하나만 놓고 봐도 가공을 거쳐 실로 다양한 식품, 원료로 바뀐다. 콩기름·대두유·대두경화유·대두유지·대두단백·레시틴·쇼트닝 등이 그것이다.

쇼트닝을 한번 보자. 콩기름을 조리하기 편하도록 화학적으로 굳힌 것이 쇼트닝이다(최근에는 쇼트닝에 콩기름 외에 팜유 등 다른 기름을 넣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 쇼트닝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음식에 쓰인다는 점이다. 쇼트닝은 각종 과자·빵·튀김 등을 만들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다. 들어가는 양도 만만치 않다. 튀김의 경우 10~20%가, 빵이나 일부 과자에도 이와 비슷한 양이 들어간다. 우리 식탁은 GMO에 포위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MO, 어떤 것이 있나

 

&#-9;소비자 고발&#-9; 제작진은 유전자 분석 전문기관인 코젠바이오텍에 GMO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의뢰 품목은 GMO가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총 37점의 가공식품이다.

분석 결과, 2개사 도넛 9종 중 8종에서, 5개사 과자 6종 중 3종에서, 4개사 분유 4종 중 유기농 분유 1종에서 GMO가 검출되었다.

이외에도 만두 2종, 튀김가루 2종, 소시지 2종, 두유 1종에서도 GMO가 검출되었다. 그러나 해당 제품 그 어디에도 유전자 재조합 원료를 썼다는 표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농림부는 2007년 6월29일 농산물품질관리법을 개정해 고시했다. 기존에 콩·옥수수·콩나물·감자 등 4개로 제한하던 GMO 표시 대상 품목을 &#-9;식용으로 수입 또는 생산토록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승인한 모든 농산물&#-9;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GMO가 들어간 제품을 생산한 업체에 분석 결과를 알리고, 그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업체에서 GMO 원료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증명서를 보내왔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문제는 식품위생법 10조에 따른 &#-9;유전자 재조합 식품 등의 표시 기준&#-9;에 있다. 예외 조항이 너무 많다. 우리가 조사한 결과 GMO를 생산한 것으로 밝혀진 대부분의 회사도 다양한 표시 예외 기준에 근거해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우선, GMO 원료를 사용하더라도 가공한 후 유전자 재조합 DNA나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으면 표시 면제다. 간장은 가공하면 DNA나 단백질이 다 파괴되고 콩기름은 지방만 따로 추출한 것이다. 따라서 표시 면제다. 100% GMO 콩으로 만들더라도 표시 면제다. 유럽에서는 GMO를 원료로 사용한 경우 가공 후 DNA나 단백질 검출 여부와 관계없이 최종 제품에 반드시 이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둘째, GMO 원료를 두 번 가공하면 표시 면제다. 네티즌이 문제를 제기한 수입 도넛이 이런 경우다. 수입해오는 GMO 콩이 들어간 중간 재료 포장지엔 GMO 표시를 해야 한다. 그러나 도넛은 이 중간 재료를 다시 가공한 제품, 즉 2차 가공품이기 때문에 표시 면제라는 것이다.

셋째, 주요 재료 다섯 가지가 아니면 표시 면제다. 가공식품에는 매우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데 보통 10가지 이상 들어간다. 그러나 여섯 번째 들어간 재료부터는 GMO 표시 면제다. 얼핏 보기에는 여섯 번째 재료라면 들어가는 양이 매우 적을 것 같지만 꼭 드렇지만은 않다. 만약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 재료가 각 16.7%씩 들어갔다면 총합은 83.5%다. 여섯 번째 재료가 최고 16.5%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여섯 번째 재료가 GMO 성분이라 해도 표시 면제다.

넷째, 비의도적 혼입률을 3%까지 인정한다.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GMO가 혼입될 수 있는 비율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즉, 3%까지 GMO 성분이 들어가도 GMO가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 우리가 먹는 농산물에 GMO 표시가 없다고 해도, 이는 GMO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3% 이하로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참고로 일본은 비의도적 혼입률을 5%, EU는 0.9%, 호주나 뉴질랜드는 1%까지 인정한다.

다섯째, 가축용 사료는 표시 면제다. 실제 수입되는 GMO 옥수수는 거의 전량 사료로 사용되는데도 표시 면제다. 유럽의 경우는 사료도 표시 대상이다. 심지어 GMO 사료를 먹인 육가공품도 표시가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원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예외를 인정하다 보니 GMO 성분 표시를 하지 않은 제품에서 GMO가 검출돼도 처벌할 방법이 없다. 일각에서 GMO의 표시를 면제해 주는 역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예외란 이름 하에 벌어지는 현실

 

이런 표시 예외 규정 때문에 한국인은 유럽인보다 훨씬 많은 GMO 식품을 먹고 있다. 처음 문제가 된 세계적 회사의 도넛 제품만 하더라도 판매점이 있는 해당 국가의 GMO 규정에 맞추어 재료를 공급할 수밖에 없다. 유럽의 경우 제품에 GMO 성분이 없다는 표시를 하려면 GMO 원료가 우리나라처럼 3%가 아니라 0.9% 이하여야 한다. 더욱이 우리와 달리 GMO 원료를 사용한 경우 가공 중 단백질이 파괴되었다 해도 최종 제품에 반드시 이를 표시해야 한다.

그 결과 같은 도넛인데도 유럽은 GMO 성분이 0.9% 들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쇼트닝·대두유·탈지대두단백 등의 이름으로 10%가 넘는 GMO 성분이 들어 있다. 우리가 유럽인보다 GMO 성분을 10배 가까이 더 먹는 셈이다. 왜 느슨한 규정 때문에 한국인이 유럽인보다 더 많은 GMO 식품을 먹어야 하나?

방송이 나간 직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9;소비자고발&#-9; 팀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유기농 분유에서 GMO가 검출된 회사는 행정가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9;유전자 재조합 식품 등의 표시 기준&#-9;에 관한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에서는 유기농 제품의 경우 GMO가 검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회사는 예외 규정에 해당하기 때문에 처벌하기 어려울 것이다.

방송 7개월 후 유기농 이유식·분유에 대한 GMO 성분 검사를 코젠바이오텍에 의뢰했다. 시중에 판매 중인 국내 4개사(남양유업·매일유업·일동후디스·파스퇴르)와 외국 2개사(Nature&#-9;s One, 씨밀락) 총 6개사의 12개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현행법상 유기농 이유식·분유에는 GMO 성분이 들어가선 안 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매일유업의 &#-9;뉴3년정성유기농맘마밀4단계&#-9;와 일동후디스의 &#-9;유기농아기밀&#-9;·&#-9;후디스악밀순유기농2단계&#-9;·&#-9;일동후디스트루맘유기농닥터&#-9;, 그리고 수입품인 Nature&#-9;s One의 &#-9;베이비스온니오거닉소이투들러&#-9;에서 GMO 성분이 검출됐다.

방송이 나간 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시중의 유기농 이유식 전 제품을 수거, 검사해 같은 결과를 얻었고 이들 제품에 대해 행정 조치를 취하고 생산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번 검사에서 GMO  성분이 검출된 제품은 미국에서 수입된 분리 대두단백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을 본 소비자들은 유기농 두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고, 곧바로 유기농 두유 제품을 수거해 검사에 착수했다. 대상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유기농 두유, 즉 매일유업·정식품·파스퇴르·연세우유·ORGA 등 5개 사의 제품이었다. 그 결과 파스퇴르의 &#-9;누세유기농두유2단계&#-9;와 &#-9;누세유기농두유3단계&#-9;에서 GMO  성분이 검출되어 이 사실을 방송을 통해 알렸다.

 

떳떳이 팔고 안심하고 먹자

 

GMO의 안전성에 관한 논란은 여전히 진쟁 중이다. 물론 공식적으로 위험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 최근 들어 업체의 자발적인 정보 공개도 늘었고, GMO 원료를 사용하던 기업이 전격적으로 Non-GMO(비유전자 조작 식품) 원료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 문제는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에만 맡겨둘 사안이 아니다.

&#-9;소비자 고발&#-9; 홈페이지를 통해 GMO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을 알아본 결과, 비의도적 혼입률을 유럽처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무려 77%, GMO 원료를 사용한 경우 최종 제품에 표시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84%에 달했다.

유전자 재조합 식품에 관한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현재 과학으로는 GMO를 먹은 사람의 신체에 앞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규명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는 최소한 자신이 먹는 식품에 GMO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고는 있어야 한다.

소비자는 먹고 싶은 식품을 선택해서 먹을 권리, 먹기 싫은 것을 먹지 않을 권리가 있다. 하루빨리 GMO 표시제를 실질적으로 개정해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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