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트렌드 :: 맞춤양복의 부활

‘맞춤 양복’이 뜨고 있다. 맞춤 양복은 비싸다는 선입견을 깨고, 기성복보다 싼 가격으로 남성 기성복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나만의 옷’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우리나라 남성 기성복의 역사는 불과 30~40년. 이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맞춤 양복을 입었다. 그러나 맞춤 양복은 비싼 것이 흠이었다. 누구나 쉽게 맞출 수 없는 옷이었다. 취업을 준비할 때나 결혼 예복으로 한벌 맞춰 입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다 기성복이 등장하며 남성복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 기성복시대가 열렸다. 현재 우리나라 맞춤 양복은 기성복 대비 3%도 안 된다. 그야말로 죽은 시장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그 시장에 불씨를 지피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근호 (주)라이프 어패럴의 회장, 강형주 ‘안드레아 바냐(Andrea vangna)’ 대표, 김상신 ‘마지오 앤 컴퍼니(Magio & Company)’의 대표다. 이들은 과학적인 시스템과 패턴의 다양화, 원단 직거래 및 대량 구입을 통한 원가 절감 등을 통해 1백만원대가 넘는 고가의 맞춤 양복을 기성복보다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쇠락해 가던 맞춤 양복 시장에 저렴한 가격, 고품질을 제시하며 남성복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세 사람, ‘맞춤 양복의 부활’을 선언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열정으로 뜨거웠다.
300가지 패턴 입맛대로 고르세요 #정근호 라이프 어패럴 회장 1백만원대 맞춤 양복이 28만원. 그것도 300가지 패턴 중에서 입맛대로 골라 입을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정근호 ‘라이프 어패럴’ 회장은 ‘시스템 오더’라는 방식을 통해 부담없는 가격에 편안하고 꼼꼼한 바느질, 세련미 넘치는 맞춤 양복을 공급, 다시 한번 ‘양복점의 르네상스’를 기대하고 있다. “고객 중에는 너무 싸서 안 믿는 분도 계십니다. 속는 셈치고 한번 입어 보자며 구입했다가 다시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정회장은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우리나라 양복장들의 솜씨와 엄청난 개발비와 인력, 시간을 투자해 마련한 첨단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회장이 맞춤 양복의 부활을 선언하며 가장 고민한 부분은 바로 가격. 예전의 비싼 가격대를 조정하지 않으면 소비자를 다시 끌어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시스템 공장을 중국에 차렸다. 그리고 박리다매의 전략을 짰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기존 방식으로 10벌을 판다면 ‘시스템 오더’ 방식으로는 100벌을 팔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나아가 정회장은 일본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는 판로를 확보했다. 일본은 이미 맞춤양복점이 사라져 그에게는 ‘주인없는 시장’이었다. 라이프 어패럴이 사용하고 있는 맞춤 양복의 제작 방식은 고객이 미리 제작되어 있는 견본을 입어보고 가봉에 들어가는 것. 고객의 체형과 스타일 정보는 곧바로 자동화 공장으로 전송돼 재단과 봉제가 시작되고 1주일이면 고객의 손에 전달된다. 정회장은 “이같은 시스템 오더 방식을 통해 비싸고 번거롭다는 맞춤 양복의 선입견을 털어버리고 가볍게 한걸음 더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 본점(02-777-9000)을 비롯해 총 14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라이프 어패럴은 양복을 아는 장인들에게 지속적으로 매장을 내줄 계획이다.
20·30대 직장인 선호 명품스타일 #강형주 ‘안드레아 바냐(Andrea vangna)’ 대표 ‘안드레아 바냐(www.andreavangna.com)’는 결혼 예복의 거품빼기를 고민하다 ‘저가’의 방안을 찾은 케이스. ‘맞춤양복’ 중에서도 패션에 민감한 20·30대 직장인을 주 고객으로 공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구치, 아르마니, 휴고 보스 등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스타일의 정장을 19만, 29만, 39만원 선에서 만들어 준다. 원단도 국산부터 이태리원단까지 구비하고 있다. 일찍이 맞춤 웨딩드레스 숍을 운영하면서 맞춤복 시장에 관심을 가진 강형주 대표는 지난해 9월 맞춤 양복 시장에 진입, 현재 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1.5개의 매장을 오픈할 정도로 맞춤 양복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LA에도 매장을 열었다. 이처럼 맞춤 양복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강대표는 “남성들도 이제 패션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옷에 대한 욕구가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허리선을 강조한 멋스러운 정장이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몸에 더 잘 맞는 맞춤 양복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왕이면 기성복보다 맞춤복인데 그것도 기성복보다 싸게 마련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시장분석이다. 그도 소비자의 이런 욕구에 맞춰 옷값의 거품빼기에 주력했다. 결국 제조 과정의 분업화, 원단의 직수입과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을 통해 맞춤 양복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토털뷰티’ #김상신 ‘마지오 앤 컴퍼니(Magio&Company)’ 대표 “맞춤양복이 진가를 발휘하려면 스타일까지 뒤따라줘야 합니다.” ‘마지오 & 컴퍼니(www.magio.co.kr)’의 김상신 대표는 맞춤 양복뿐 아니라 고객의 스타일 전반에 대해 조언해 주는 ‘스타일 코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말투나 태도 등 내부에 있는 이미지는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지만, 옷을 통한 외적 변화를 통해 내적 변화를 유도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맞춤 양복과 더불어 머리에서 발끝까지 ‘토털 뷰티’ ‘스타일 클리닉’을 자처하고 나선 데에는 이유가 있다. “어느 날 벤처 기업가로 성공한 분이 찾아오셨어요.” 30대의 벤처 사장인 ㄱ씨는 자신의 사회적 성공에 걸맞은 이미지를 갖고 싶었지만, 어딜 가나 운전기사 취급을 받자 이미지 변화가 절실하다고 보고 김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김대표는 ㄱ씨의 체형 분석과 컬러톤, 피부 상태 등을 측정해 그가 원하는 스타일 연출은 물론, 편하면서도 세련된 라인의 옷을 맞춰 주었다. 40대의 여교수 ㅇ씨의 경우 딱딱한 이미지 교정을 위해 스타일 클리닉을 의뢰했다. 이렇게 스타일이 곧 경쟁력의 한 요소로 작용하는 직종의 사람들이 수시로 김대표를 찾아와 스타일 상담을 받고 있다. 현재 그가 관리하고 있는 고객은 100명선. 이들을 대상으로 수시로 스타일 코치를 해주고 패션 및 쇼핑 정보를 문자나 e메일로 보내주고 있다. “21세기는 이미지의 시대로, 이미지가 곧 성공의 척도가 될 것”이라는 그는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스타일리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오 & 컴퍼니’에서 스타일 클리닉과 맞춤 양복에 대한 비용은 오로지 소비자의 자의적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 맞춤 양복 한 벌에 12만원에서 1백20만원까지 형편대로 선택할 수 있다. Find by. www.stc.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