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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소식] "도적질 와도 도둑질 할 게 없어"

박석동 |2008.07.29 20:05
조회 94 |추천 1

대북인권단체 좋은벗들에서 2008년 7월 28일(월)발행한 오늘의 북한소식(North Korea Today) 176호의 내용에는 여전히 북한의 식량난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의 소식이 실려있다.

 

 

 

배급이 없어 자강도 군수공장 식량난 막심

자강도는 산이 많고 지세가 험준한 곳이다. 자강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군수품 공장에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가족이 군수품 공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중요하고 민감한 지역이라 임금이나 배급 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혜택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국가 전반적으로 식량이 부족해지면서 올해는 군수공장들에서 배급을 주지 못하는 일이 속출했다. 배급이 안 나오면 늦게라도 채워주기 때문에 그럭저럭 버텨왔으나 올해는 배급이 나올 기미가 없자, 노동자들은 올해가 버티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나날이라고 한다.

 

 <감자꽃이 핀 감자밭 : 자료사진>

 

 

강원도 의사, “작년 봄부터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 생겨”

강원도 원산시 병원의 한 의사에 따르면, 작년 봄부터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한다. 2006년 수해 여파로 식량난이 심해지면서 다음 해 봄부터 한 명, 두 명 생겼고, 작년 초여름에는 영양실조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이 때 찾아온 환자들은 대부분 허약자와 식중독 환자였는데, 어떤 날에는 주사기를 소독할 새도 없이 주사를 놓아야 할 정도로 환자가 많았다”고 한다.

그는 올해는 작년보다 병원을 찾는 이들이 더 늘고 있다고 한다. “모두 다 먹지 못해서 광골 뼈가 툭 튀여 나오고 눈에 정기가 없고 손이나 얼굴이 풀을 뜯느라고 검퍼렇게 물들어서 씻어도 벗겨지지 않아서 보기에도 흉측하다”며, 이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질병원인으로 죽어 나가는 사람의 수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많다고 전했다.

 

 <수확기의 보리 : 자료사진>

 

 

황해남도 보리 조기수확 한창

황해남도 연안, 배천, 옹진, 룡연 등지에서는 보리를 조기 수확해 식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올해 식량난으로 가장 힘든 지역은 농촌 지역으로, 굶어 죽어가는 농민들이 많았다. 학생들은 절반 이상이 학교에 나가지 못했고, 심지어 이 지역 군인들도 하루 두 끼밖에 먹지 못했다.

사정이 이러니 이 지역 주민들은 “군대들도 하루에 두 끼 먹고, 군관 가족들에게도 배급을 안 주는데 사회 백성들이 언제 쌀을 먹을 날이 있겠는가”라며 쌀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행히 햇감자, 햇보리, 햇밀 등이 나면서 이 지역에서는 이제야 잠시 한숨 돌리고 있다.

옹진군에 사는 고창희(41세)씨는 “보릿고개 때만 해도 하루 두 끼 풀죽을 먹다가 정말 죽는 줄만 알았다. 풀죽도 없는 집들은 벌써 죽었다. 은률군과 룡연군에 사는 친척들한테 들었는데 거기는 자살한 사람들도 그렇게 많았다고 한다. 이제 햇곡식이 나오니 당장 한숨은 돌렸지만 식량 문제가 풀린 게 아니라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평양 승호구역에는 도적질 와도 도둑질 할 게 없어

평양시 승호구역 만달리 농장원들이 먹을 식량이 없어 개인 고구마 밭에서 고구마 순을 뜯어 먹고 있다. 현재는 고구마 순이나 뽕나무 잎 등이 이곳 농민들의 주식이다. 먹을 게 없다보니 현재 조합 일에 못 나오는 농민이 많다. 이 농장 주변 구분대 군인들도 너무 배가 고파 주민 마을에 도적질을 와도 도적질할 것이 없다고 할 정도다.

광정리 농장에서도 농민들이 작년에 분배받은 5개월 분량의 식량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승호구역의 농장들 사정이 이렇다보니, 채 여물지 않은 보리를 벌써부터 수확하고 타작하는 곳이 많다. 농장원들에게 얼마간의 식량이라도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구역당과 구역 농촌경영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보리를 조기 타작하는데 농민들이 동원되고 있다.

 

 

<옥수수밭 : 자료사진>

 

평양 방직 공장 여성, 공장에서 혼절 상태에서 사망

지난 5월 중순경, 평양 방직 공장에서 올해 서른다섯 살인 한 방직공 여성이 공장에서 혼절한 상태에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동료들에 따르면 그녀는 오전에 작업을 끝내고, 점심 식사하는 시간에 집에 가지 않고, 작업반 타래실에서 잠이 들었다고 한다. 오후에 일하러 나와 보니 그녀는 이미 혼수상태였다. 긴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내내 의식을 차리지 못하다가 결국 그 날 저녁에 사망했다.

방직공장 병원에서는 악성 감기로 열이 심해서 사망한 것이라고 진단 내렸다. 그러나 직장 동료들은 이 여성이 지난 3일 동안 죽물도 없이 굶으면서 지냈다며, 사실은 굶어죽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성의 남편은 무리배치로 평양에 내려온 제대군인이었는데, 집에 먹을 것이 떨어져 식량을 구한다며 3일 전에 자강도에 있는 부모 집으로 떠난 상태였다.

집에는 두 아이와 여자만 남았는데, 아이들에게는 죽물을 먹이고 자기는 쫄쫄 굶어 결국 3일을 못 버티고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김책공대 학생, 지하철에 깔려 사망

지난 7월 5일, 평양시 지하철 광복역에서 김책공대 3학년 남학생이 지하철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리고 있던 학생이 지하철이 들어오려는 찰나 갑자기 앞으로 퍽 고꾸라지면서 그만 철로로 떨어져버렸다. 주위에서 어떻게 손 쓸 방도가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는 학교에서 매우 촉망받는 인재로, 박사원 모집반에 들어가 공부하고 있던 중이었다. 동료 학생들에 따르면, 돈이 없어 잘 먹지 못한데다 신체가 허약해 자주 앓아왔다고 한다. 동료들은 이번 사고도 잘 먹지 못한 상태에서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하느라 머리 어지럼증이 생긴 게 아닌가 보고 있다.

 

 

 

사람 사는 곳이면 사건 사고는 늘 일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의 북한은 식량난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격고 있는 중이다. 북한에서는 식량난으로 굶어서 죽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대부분 병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먹지 못해서 생기는 다양한 병으로 인한 사망이 현실일것이다.

그렇게 먹을 것이 없어서 굶고, 계속되는 식량난으로 희망을 찾을 수 없는 것이 서글프다. 어느 봄날 자다 일어나 툇마루에 앉아서 멀리 아지랑이를 쳐다보는 듯한 멍한 느낌이다. 우리에게 동포나, 이념이나, 민족의 개념을 넘어서서 사람으로서 ‘굶고 있는’ ‘그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관념적이라고 욕먹어야 할까? 이상적이라고 욕먹어야 할까? 우리에게 있어 현실세계는 어떠한 것일까? 사람이 굶어서 죽어가는데도 모른척 하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할까? 그게 인간의 삶일까? 도덕적인 삶일까? 우리가 그토록 부르짖던 정의의 삶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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