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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나>의 장근석

고영지 |2008.08.03 01:50
조회 815 |추천 1


진짜 ‘남자’가 되고 싶다

 

누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귀여운’ 장근석이 이제 남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니 그럼 지금까지는 남자가 아니었다는 건가? 아니다. 꽃미남 이미지를 파먹는 건 그만 하고 무한도전 하겠다는 거다. 도전도, 변신도 대수롭지 않다는 그는 이제 스물한 살이다.

“제 미니홈피 들어와 본 적 있어요?”

인터뷰 말미 장근석이 도리어 질문을 던진다. ‘장근석은 왜 파리에서 뉴욕 헤럴드 트리뷴을 외친다고 한 걸까요?’라는 질문이 인터넷 포털 게시물에 올라와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수업 시간에 본 고다르의 에서 진 세버그가 샹젤리제 거리에서 신문을 팔던 그 장면을 그렇게 잊을 수 없었단다. 하지만 미니홈피에 올린 글이 화근이었다. 다시 한 번 파리에 간다면 꼭 한 번 그 장면을 따라 해보리란 갈망을 적어놓자, 색안경을 낀 네티즌들이 그 글을 퍼다 날랐고 장근석은 순식간에 허영심 가득 찬 ‘된장남’이 되어버렸다. 무려 1963년에 폐간된 미국 신문은 또 무슨 수난인가.

장근석은 이렇게 미니홈피 글 하나로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몰고 다닐 만큼 10대와 20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더욱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 “어제 너무 달렸어”라며 커피를 마시는 모 음료 광고도 장근석의 평소 솔직한 이미지를 활용한 컨셉이다. “친구 만나서 술 마시고, 클럽 가는 거 좋아해요. 아무리 밤샘 촬영에 힘이 들어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나만의 시간을 가지려 노력하죠. 하루하루가 너무 재미있어요. 어디로 갈지 모르는 젊음이니까”라며 연예인으로 감수해야 할 무게보다는 자신만의 시간을 지켜내고 싶다는 얼굴이다. 누구라도 부러워할 만한 자신감이 뚝뚝 묻어난다.

게다가 장근석은 드라마 을 통해 아역 이미지를 벗고 ‘누나들의 사랑’을 받는 완소 연하남으로 거듭났다. 물론 청춘스타들이 대개 그렇듯 아직 여성 팬들이 압도적이다. 남자들에게 장동건은 범접할 수 없는 형님이지만 장근석은 아직은 경계 대상일지 모른다. 청춘스타가 고른 지지를 얻기가 어디 쉬운 일이던가. 또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MC나 라디오 DJ도 소화하고 패션에 남다른 감각을 보이는 터라 장근석은 종종 나이답지 않다는 오해도 받는다. 하지만 아역을 거치며 연기 경력 10년을 훌쩍 넘긴 이 청년은 예상보다 좀 더 솔직하고 여유롭다. “다 제가 만들어가는 거겠죠. 주위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제 자신이 내, 외적으로 더 성숙해야 되고. 뭐든 제가 할 따름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도 어른스러운(?) 관점을 확립시켜준 건 데뷔작 과 스승인 한양대 연극영화과 최형인 교수다.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인간 장근석이 돼라”고 충고해준 이준익 감독은 을 통해 연기의 전환점을 만들어줬다. “제가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데 선배님들이 매일 기타 연습을 하는 거예요. 그 열정이 너무 존경스러웠어요. 나도 내 능력만 믿고 가만히 있을 게 아니구나 싶었죠.” 그런 각성의 순간은 의외로 연극영화과 수업 시간에 먼저 찾아왔다. 아역 때부터 카메라 앞에 서왔던 터라 연기 스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던 그다. “사실 내가 굳이 왜 기초 연기를 배워야 하는가 하는 자만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최형인 교수님은 내 한계점을 넘어설 수 있는 또 다른 세계를 가르쳐줬어요. 지식이 아닌 지혜를 배우니까 현장이 더 넓어 보이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8월 14일 개봉을 앞둔 는 그런 장근석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다. 장근석은 철부지 고3 학생이 졸지에 아기 아빠가 된다는 이 명랑 코미디에서 원톱으로 영화 전반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주연급으로는 의 대선배들도, 의 또래 동료들도 없었다. “첫 경험이니 부담이 많이 됐죠. 다른 작품은 제가 전체를 끌고 가야 된다는 부담감은 없었잖아요. 그래서 내가 빛나는 거보다 전체적인 균형을 따졌던 거 같아요. 상대방을 이끌어내 줄 수 있는, 혹은 제가 도움을 받아 끌어낼 수 있는.”

또 하나, 장근석은 처음으로 코믹 연기를 경험해봤다. 의외로 화면 속에서 늘 무거운 모습만 보여줬던 그다. 의 현준도, 의 이창휘도 진지함이 한껏 부각된 캐릭터였다. “힘을 풀고 평소 하고 싶은 대로, 제 원래 모습과 성격을 많이 넣는 것이 포인트였죠. 촬영할 때 너무 재미있었다니까요.” 교복 연기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주위의 우려도 상관없었다. 다만 드라마 촬영과 스케줄이 겹쳤던 탓에 본인만 알 수 있는 미묘한 피로감이 언뜻언뜻 엿보이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차근차근 자신만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장근석에게도 욕심은 하나 있다. 앞으로 어떤 캐릭터가 탐나느냐는 질문에 목소리가 한껏 진지해진다. “아무래도 좀 더 남자다워지고 싶어요. 남자도 인정할 수 있는 남자. 인생의 한 방이 찾아온다면 눈빛으로 연기해야 하는 의 이병헌 선배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도 원래 차가운 살인마 역할이었는데 후반부에 멜로 부분이 크게 작용해서 아쉬웠거든요.” 이 자신감으로 충만한 청춘에게도 아직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은 분명 존재하나 보다. 하지만 이제 고작 스물한 살, 장근석은 앞으로 그런 캐릭터를 구축할 날들이 깃털같이 많이 남았다.

9월 방영을 앞둔 드라마 에서 장근석은 해병대 출신의 강인함이 넘치는 클래식 학도 강건우 역을 맡았다. 캐릭터를 위해 구레나룻도 기르고 탄탄하게 몸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앞으로도 남성미를 갖추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변신도 마다하지 않을 작정이다. “저에게 변신은 도전과도 똑같은 단어거든요. 어떤 것도 두렵지 않고 피해 가지 않을 거예요.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에라도 도전할 젊음이 있고요 자신감도 있어요.” 장근석이 누나들에 이어 형님들의 사랑도 독차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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