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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 #493

강재진 |2008.08.04 12:12
조회 150 |추천 1


 

 

한 작사가에게 고민이 생겼다.

더이상 작사를 할 수 없었다.

그동안 벌어들인 저작료로 전세집은 겨우 장만했지만

신곡을 쓰지 못하면 앞으로 소득이 점점 줄게될 것이 뻔했다.

 

그는 밤 늦게 주점을 찾았다. 주인 아주머니가 반짝 웃으며,

 

- 또 나가사키 짬뽕 줄까?

 

하고 말씀하셨다.

짬뽕 국물에 뜨거운 정종을 마시려는데 마침 휴대전화가 울렸다.

절친한 후배 작곡가였다.

 

- 종신이형, 이 가사 어떻게 됐어?

 

- 야, 희열아. 이리와서 술이나 먹자.

 

- 종신이형, 형. 형 문제가 뭔지 알아?

 

- 문제? 문제가 뭔데? 야, 너 무슨 이야기 하려는거야?

 

- 형, 작사가로 장수하려면 말이야. 일단 자기 감정과 분리를 해야돼.

안그러면 형은 맨날 노래처럼 실연만 해야 되잖아.

그런니까 지금처럼 행복할 때도 작사를 잘 하려면 이렇게 해봐.

요거요거 한줄 쓰면 요거 만장, 요거 5천장 반품,

요런 식으로 계산을 해가면서 작사 한번 해보라구.

 

- 야, 그거 그거 어디서 많이 듣던 말 같은데..

 

- 97년도 동부이촌동에 서울스튜디오 B스튜디오에서

아주 전설적인 작사가가 나한테 남겼던 굉장히 유명한 말이야.

박정현 노래였나.. 그때 그거 가지고 그렇게 얘기를 했떤 거 같기도 했었고..

 

- 12만장 짜리 가사가 나왔지.

 

- 그렇지.

 

- 그래, 희열아. 사실은 말이야. 그녀가 떠났어.

 

- 아, 형 그럼 가사가 줄줄 나오겠다. 지금 뭐하고 있어?

아줌마, 여기 펜 좀 주세요.

 

- 야, 그런데.. 이번에는 그 얘기를 쓰고 싶지가 않네.

내 마음은 가득 슬픈데.. 그 얘기는 남에게 말하고 싶지가 않다.

야, 그래서 작사를 못하겠어. 야, 희열아. 넌 이런 적 없니?

 

- 형, 난 연애를 거의 못 해봤잖아. 그래서 자세히는 잘 모르고 그냥 내 생각인데..

 

- 야, 너 계단에서 누가 자고 있던데..

 

- 형, 바로 그런 게 사랑아닐까? 가슴 가득한데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것.

아니, 말할 수 없는 것. 형, 난 그런 게 사랑같아.

 

- 아줌마, 여기 둔기 좀 주세요.

 

- 사랑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나야 변하잖아.

 

사랑을 아름답게 말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는 언제일까?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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