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 하우스의 귀재 다이시 댄스.
2006년 9월에 발표한 첫 앨범 The P.I.A.N.O. Set로 그 이름을 알린 다이시 댄스.
그의 음악은 일본 클럽신을 필두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몰이를 하게 된다.
다른 클럽 뮤직들과는 달리 따뜻한 감성을 실은 유려한 멜로디는
메말라 있는 사람들의 감성에 호소라도 하듯이 잔잔하게 울려퍼져 나갔으며,
다가온 가을과 겨울을 포근하게 감싸주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게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삿포로를 중심으로 활동을 해 와서일까?
이듬해 발매된 두번째 앨범인 Melodies Melodies에서도 겨울날의 정서가 그윽하게 베어있었는데,
차가운 기계음이면서도 온기를 뿜어내는 그만의 독창적 스타일이란
한마디로 서정적인 자연의 표류자라고 정의내리고 싶을 정도이다.
어찌보면 단조로울 수 밖에 없는 하우스 음악이지만,
별빛같이 영롱한 피아노 울림과 간간히 더해지는 바이올린의 애수 짙은 선율은
드라마틱한 멜로디로 승화되어 듣는 이들에게 호소하며,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태어나 다가섰는지도 모른다.
2008년 여름을 촉촉하게 적셔줄 그의 새로운 음반.
발표한 두 장의 앨범으로 클럽 뮤지션으로서의 확실한 입지를 굳힌 그가
2008년 여름 새로운 음반을 가지고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겨울에 대한 동경으로 따스한 포근함으로 우리의 가슴을 감싸주었다면
이번에는 이 무더운 여름을 살포시 적셔줄 음악들의 구성으로
또 다른 그의 음악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기에 색다르다고 표현을 한 것일까?
예를들어 힙합이나 일렉트로니카 음악에 있어서 샘플링이란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하며, 과거에 대한 꿈을 현재에 매치시킨다고 할 수 있다.
음악성을 논하기 전에 꽤나 쉽게 음악을 만들어서 리스너들에게 다가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
이러한 현상은 좋고 나쁘다라는 식으로 따지기 보다는
앞서 잠시 언급한 것 처럼 익숙한 음악을 사용하면서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을 그려냄과 동시에
아티스트 본인의 성향과 경향 등을 표현하는 일종의 수단으로 받아들인다면 좋을 것 같다.
리메이크나 커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되겠지만,
하나 더 보태지는 게 있다면 기존의 음악에 대한 새로운 창출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완성도에 따라서 기대를 충족시켜주기도 하고 실망감을 유발시키기도 하지만,
개인적 소견으로 이 이상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 보다는 듣는 이들의 몫으로 남겨주는게
글쓴이로서의 도리인 것 같기에 이 정도만 인식해주면 고맙겠다.
어째서 이러한 이야기를 써내려왔는지는 대략 아셨을 것이라고 사려되는데,
그렇다.
이번 그의 새앨범은 전곡에 있어서 커버한 곡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나 더 특색있는 점을 꼽는다면 일본의 그 유명한 스튜지오 지브리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애니메이션의 주옥같은 곡들을 본인 스스로 엄선하여 새롭게 만들어 수록하였다는 것이다.
보통 클럽 뮤지션들이 다른 아티스트의 음악에 대해서 믹싱을 하여 발표해온 것에 비한다면
상당히 획기적이며 놀람을 금할 수 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음악들이 아닌 애니메이션의 곡들을 재해석했다니
감히 기대와 설렘이라는 단어를 꺼내들 수 밖에 없는 본인이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일본을 나아가서 이미 세계적으로 명실상부한 애니메이션 회사로 자리잡은 스튜디오 지브리.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아실 것이라고 사려되는데,
알프스 소녀 하이디, 명탐정 홈즈 그리고 미래소년 코난이라는 티비 애니메이션 등을 만든
미야자키 하야오가 설립한 곳으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극장판 애니를 필두로
많은 사람들에게 동심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의 그 유명한 스티븐 스필버그와 존 윌리엄스처럼 감독과 음악인라는 콤비처럼
오래시간을 친구이자 동지로 지내오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국내 리스너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히사이시 조라는 음악가이다.
그는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된 태왕사신기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담당하기도 하였는데,
하야오가 만든 애니에는 거의 다 참여하면서 보다 품격있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이렇듯 훌륭한 콤비가 엮어낸 수많은 이야기들은 팬들의 가슴을 뛰게했으며,
잊을만 하면 생각나게 하면서 묘한 감정을 자아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다이시 댄스가 재해석한 지브리 애니의 삽입곡들.
하야오의 애니에는 언제나 자연이 있으며, 인간 본연의 모습이 명확하게 나와있다.
그러고보니 고양이도 꽤나 많이 등장했던 것 같은데...
어쩌면 이런 부분이 다이시 댄스가 추구해오던 음악들과도 자연스레 매치를 이뤄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정말 듣노라면 소름이 끼칠정도로 원곡에 대한 완변한 해석으로 다가서고 있으며,
지금까지 추구해온 음악적 스타일에서도 어긋남이 없이 곡들을 아우르고 있기에
처음 듣더라도 생소함보다는 낯익은 풍경들이 잔잔하게 눈에 그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 트랙 순서가 아닌 애니메이션의 곡 분류 형식임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커버되온 지브리의 그 어떠한 곡들보다도 뛰어난 완성도를 보이고 있으니
본인의 감상기와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추억과 새로움에 뒤섞인 감동이라는 단어를 떠올리 수 있다면 좋겠다.
천공의 섬 라퓨타의 주제가였던 너를 태우고는 우리에겐 생소한 마이라는 가수가 피처링을 하고 있는데,
바로 원곡을 불렀던 주인공이자 이 음악을 만든 히사이시 조의 딸이기에 의미가 깊은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커버를 뛰어넘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 우수에 젖게하는 선율.
피아노 연주만으로 적막한 시작을 알리지만, 서서히 하우스 템포에 휘감겨 가면서
이윽고 등장하는 마이의 보이스는 달콤한 꿈을 꾸도록 해주는 것 같다.
天空の城ラピュタ (천공의 성 라퓨타) : 君をのせて (그대를 태우고) (Feat. 麻衣)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두 곡이 새롭게 해석되어 수록되었다.
먼저 그 여름에라는 곡은 원곡에서 보여줬던 웅장함과 아련함이 다소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흥겨운 비트에 실어서 내보임으로서 전형적인 하우스의 특징을 잘 살려내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아름다운 멜로디는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면서 작은 위안을 던진다.
이어지는 언제나 몇번이라도이라는 곡은 그의 전작부터 객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킨바라 치에코의 흐느끼는 듯한 바이올린 연주가
가슴을 애잔하게 파고들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 은신하고 있는 감성을 끌어내고 있다.
두번째 앨범에 수록되었던
Moonrise...moonset과 비교를 해보면서 듣는 것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같은 악기이면서도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에서
음악적 묘미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千と千尋の神隠し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あの夏へ (그 여름에)
千と千尋の神隠し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いつも何度でも (언제나 몇 번이라도) (Feat. Chieko Kinbara)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이웃집 토토로는
아마 지금의 두 곡이 가장 진한 친근함을 내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은 이번 커버에서도 일본 전통적 멜로디가 돋보이고 있으며,
원곡에 충실한 발랄함이 그대로 묻어져 나와 있기에 추억으로의 인도자 역활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웃집 토토로의 엔딩 곡으로 유명한 동명의 이웃집 토토로는
윗곡과 마찬가지로 원곡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다시금 애니의 해피엔딩을 그려보며, 한 장면 한 장면을 떠올려보며,
동화속 같은 마을을 찾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토토로는 여전히 낮잠꾸러기일까? 사츠기와 메이는 어여쁜 숙녀가 되어있겠지...
となりのトトロ (이웃집 토토로) : 風のとおり道 (바람이 지나는 길)
となりのトトロ (이웃집 토토로) : となりのトトロ (이웃집 토토로)
소녀의 소소한 추억들을 진솔하게 표현해낸 눈물은 방울방울.
애니의 감동만큼이나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나오던 베트 미들러의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불후의 명곡인 이 곡은
원곡의 잔잔한 감동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현란한 사운드로 탈바꿈되었다.
다이시 댄스의 단골 객원인 콜드피트의 로리 파인이 여전한 보컬을 뽐내고 있기도 하며,
이럴때야말로 음악의 색다른 즐거움이라는 단어를 꺼내어보게 되는게 아닌지 싶다.
국내에선 마녀 배달부 키키로 잘 알려져 있는 마녀의 택급편.
키키의 동반자인 검은 고양이인 지지의 인기 또한 대단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이 애니는 어린 소녀가 진정한 마녀가 되기 위함으로 모험을 한다는 판타지 동화이야기다.
제대로 된 클래식을 한 곡 듣는 듯한 분위기의 바다가 보이는 마을(도시).
다이시 댄스는 원곡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기계음들을 오밀조밀하게 배치하여 수놓고 있다.
魔女の宅急便 (마녀 배달부 키키) : 海の見える街 (바다가 보이는 거리)
환상적인 배경과 상상력.
변함없는 스토리 라인으로 건제함을 보여주었던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메인테마곡이였던 인생의 메리고라운드는 클래식과 왈츠를 적절하게 섞어낸 곡으로
원곡에서 보여지던 웅장과함 수려함을 그대로 유지해서 보여주고 있다.
바람과 계곡의 나우시카와 같이 초심의 모습으로 자연과 인간 그리고 평화를 그려낸 애니로
일본 개봉 당시 경이적인 흥행기록을 수립함과 동시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렇게 위대한 업적만큼 하츠네 미쿠가 불렀던 주제가 또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러한 곡에서 다이시 댄스는 슬로우와 미디엄 템포로 적절한 변화을 주면서
구와 신(원곡과 커버곡)이라는 절묘합 조합으로 멋드러지게 표현해내고 있다.
후반부 짧게 등장하는 오케스트레이션과 스트링은 반드시 필견해야할 부분.
하야오의 지브리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참고 : 루팡3세 극장판으로 이미 데뷔를 했었지요)
자연에 대한 인간의 행태를 고발한 작품으로 당시 많은 호평을 받았던 애니였다.
위의 이웃집 토토로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두 개의 곡을 수록해서 커버하고 있는데,
먼저 나우시카 레퀴엠은 암울한 분위기를 웅장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후반으로 치닿으면서 조금씩 퍼져나오는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희망을 내보이고 있던 그런 곡이였다. 이어서 흘러나오는 바람의 전설도 앞선 곡과 마찬가지로 상당 어둠에 둘러 싸여있다.
보통 하우스의 특성을 살펴본다면 마이너적 요소란 찾기가 쉽지 않은데,
그가 어떻게 이러한 곡들을 재해석하고 있는지 알아간다면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하우스라고 이야기하기 보단 뉴에이지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컨츄리 가수인 존 덴버의 명곡인
극중 주인공 소녀인 시주쿠의 목소리를 연기한 혼나 유코가 직접 불러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바로 사춘기의 소년과 소녀의 일상을 판타지와 적절하게 섞어서 그려낸 애니인
귀를 기울이면의 주제가로 사용되면서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
원곡과는 달리 클래식컬하게 편곡된 부분이 꽤나 인상적이였던 이 곡.
다이시 댄스의 앨범을 비롯해서 프리템포, 마카이 등의 클럽 뮤지션의 객원으로 자주 등장하는
아빈 호야 마야가 보컬을 맡고 있으며, 완벽한 클럽 음악로 재탄생되어 흥겨움을 선사하고 있다.
항상 같은 흐름의 구성은 듣는 이들을 다소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다이시 댄스의 경우도 두 개의 전작부터 거의 같은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또한
그의 음악을 꾸준히 들어온 사람들이라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고...
작은 당부를 건낸다면 부디 아티스트만의 개성 혹은 성향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무턱대고 급변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 또한 결코 기존 팬들에 대한 배려는 아닐 것이다. 솔직히 본인의 경우는 글을 쓰는 내내 흥분의 상태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다이시 댄스의 새로운 해석과 더불어 기억 저편에 묻혀 있던 지브리의 추억들과의 교감이란
최근 들어서 본인이 경험한 가장 짜릿한 일중에 하나가 아니였을까 싶다.이번 앨범은 그만큼 소중한 가치를 이뤄내고 있으며,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고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내 곁에서 머물러 줄 것만 같다.
화려함, 소박함 이 모든 것을 서정적 사운드로 아울러내고 있는 그의 상냥함에 찬사를...
마지막으로 오래된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들을 다시금 상기시켜 봄과 동시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하야오 감독의 신작 "절벽 위의 포뇨"에도
기대감을 표하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소소한 일상에 펼쳐지는 부드럽고 따뜻한 음악으로 작은 행복을 찾아보시기들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