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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했던 날

김효진 |2008.08.09 21:10
조회 74 |추천 0

"술에 취한 니 목소리, 문득 생각났다던 그 말~~~"

"너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내가 대학다니던 시절, 가슴을 울리던 대표적인 우중충 노래들이다.

술마시고 노래방가면 "가질 수 없는 너"를 어찌나 많이 불렀던 지..

그때 당시 가질 수 없는 너를 가지고 있었던 나로서는 그 노래가 그렇게도 딱! 마음에 와 닿을 수가 없었다.

 

대학교 들어가 2년쯤 짝사랑했던 친구가 있었다.

참 많이 좋아했었는데 좋아하는 티 한 번도 안 내고 지내다 그 친구에게 갑자기 여자친구가 생겨버린 것이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날벼락 맞은것이다.

 

혼자 좋아하고 혼자 실연당한 나..이럴때가 북치고 장구도 친다고 해야하나? 암튼 그렇게 시름시름 앓다가 운명의 그 날이 온것이었다.

 

우리 대학 축제의 마지막 날.. 난 그날 두 J양들(몇 년뒤에 알았다. 난 J양 한명과 술마신줄 알았는데 한 명이 더 있었단다..ㅋ필름끊겼음)과 엄청난 술을 마시고 밤 12시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그 친구에게 삐삐를 친것이다.

그 친구는 고맙게도 그 늦은 밤 날 위해 나와주었다.

 

평소 엄청 터프하기로 유명했던 그 친구는 그 날 내가 보자마자 울어버려서 완전 참한 새색시가 되어 옆에 앉아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너 좋아했었다고..너 여자친구 있는거 아는데 나 한 번은 내 마음 너한테 말하고 싶었다고..너 행복하라고.. 뭐 이런 내용으로 이야기했고 그 친구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리고는 그 친구가 택시태워줘서 집에 돌아왔고 난 기억이 끊겼다.

 

다음날 일어났을 때, 난 그 모든일이 꿈인 줄 알았는데 J양이 낱낱이 하나 하나 짚어가며 이야기 해줘서 그 모든일이 현실이었음을 깨닫고 좌절했다. ㅜㅜ

 

그리고 그 친구 창피해서 평생 못 볼 줄 알았는데 그 친구는 역시 어른스럽게 나를 평소처럼 똑같이 편하게 대해주었다. 역시..멋진 친구였다.

 

내 인생에서 남자에게 고백이란걸 처음 해봤던 날..ㅋㅋ

5월의 바람이 불고, 밤이 내려앉은 대학의 거리..

그 길가에 앉아있었던 나와 그 친구의 모습..

청춘 만화의 한 장면과 같은 그날 밤의 풍경..

사랑에 용감했던 나의 모습..

 

풋풋한 내 이십대의 잊을 수 없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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