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가족.. 그리고 아버지.
혹시 영화를 보다가 가슴속이 울렁거린적이 있는가?
눈물짓게 만드는 아주 슬픈 멜로도 아니고
어쩔수 없이 눈물 흘러내리게 만드는 비극도 아닌데
가슴속을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영화.
감독인 론 하워드의 영화는 언제나 불완전한 영웅을 그렸다.
95년의 아폴로13호나 2001년의 뷰티풀 마인드와 같은 모든것을 갖추지 못한 .. 보통 인간. 그렇지만 특별한.
그들은 현실속에 살고 마음 약한..
지금도 길거리에서 내 옆을 지나갈것만 같은 그런 사람들 ..
'신데렐라 맨'
제임스 브래독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챔피언들이 선수로서 추락했다가 다시 재기하는 경우는 많이 봤다.
그런데 왜 브래독이었을까.
혹시 '대공황' 을 아는가?
미국에서 1929년 10월24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에서는 대대적인 주가의 폭락이 이어졌다.
기업은 도산하고 실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으며 실업률은 30%를 넘겼고 그 수는 1500만에 달했다.
쉽게 생각해서 우리나라의 IMF 시절보다 몇배는 더 힘들었다고 생각하면 맞을것이다.
그시절 제임스 브래독이 사람들의 기억속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
'희망' 을 보여줬기 때문이 아닐까.
가진자들이 말하는
없는 자들의 꿈.. 이라거나
헛된 바람..
하지만 그때의 그들에게는 그것조차도 가지지 못할만큼 현실적인 문제는 심각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 없던 사람들.
아홉 사람만 필요합니다!!! ... 여덟 아홉. 됐습니다 가세요.!!
그 당시를 살던 사람들은 그의 경기를 보며 그들은 아마 희망을 얘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선수로서 승승장구하던 브래독은 부상과 지독한 불운..그로인해
미국의 대공황과 함께 추락하고 만다.
가슴이 턱끝까지 막혔던 장면.
본의 아니게 떨어지게된 아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자신을 제명시킨 권투협회를 찾아가 구걸을 하는
제임스 브래독.
남자의 자존심따위는 감히 견주지 못할 아버지로서의 책임..
러셀 크로가 너무 연기를 잘했던 탓일까.. 저 순간 제임스 브래독은 한없이 쓸쓸해 보였다.
100번이 넘은 경기동안 단 한번도 KO당하지 않았던 브래독.
그런 그가 다시 한번 기회를 잡게되고
대타로 나간 경기에서 어처구니없게도 상대를 이겨버린다.
쓰러지는 순간 그를 일으켜 세운것은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가난.
다시는 사랑하는 아이들을 가난때문에 잃기 싫었던 아버지의 마음.
세상이 그렇게 만든 것일뿐 .. 자신때문이 아님에도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것만 같았던 .. 제임스 브래독.
니가 쳤냐.. ? 난 지금 애들 우유값이 밀렸어.
아니... 저기 그게... .... 이게.. 권투니까... 그러니까...
이런 생각을 해봤다.
감독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보여주는 브래독을 원했겠지만
한편으로는 브래독 자신은
'만일 지금 아이들이 없었다면..'
'나 혼자라면 훨씬 쉬울텐데..'
그런 생각을 한번쯤 해보진 않았을까..?
전기세는 4개월이 밀려 끊기고 밀린 우유값때문에 더이상 우유는 배달 오지 않고
한끼를 먹는게 힘이드는 상황에서
아내와 세명의 아이.
거기다 구하기도 힘든 일자리.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가족을 지켰던 이유는
아마 가족이 자신이 사는 이유. 바로 그 자체였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이 짊어지고 갈 짐이 아닌 자신보다도 더 소중한 존재..
그에게 가족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special one 이었고
가족에게 아버지로서의 그 또한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존재였다.
그리고 또 하나.
그의 세컨이자 절친한 친구인 조 굴드.
자신의 남은 모든 재산을 팔아 제임스 브래독의 재기를 돕는다.
권투선수로서는 이미 노년기에 접어드는 브래독에게는 도박과도 같은 결단..
집안에... 벽밖에 안남았다..-_-;;;; 창문하고 벽밖에 없는 집 ..;;
브래독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줄로만 알았던 매가 조의 집에 쳐들어갔다 그의 아내와 하는 말..
남자들이 한번 결정하면 여자들 말 듣는 거 봤어요?
가끔은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누구의 몫이 더 어려울까요?
남자들..? 아니면 우리?
우린 남자들이 모든걸 해결하길 기다려야하고
남자들은 매일 우릴 실망시켰다는 좌절감을 느끼죠
결국은 양쪽 다 힘이 든 거 아니겠어요?
......
아파트가 멋져요.
고마워요.
영화속 르네젤 위거는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강한 아내이자 어머니.
챔피언 결정전 직전
처음으로 경기장에 찾아가 그에게 말하는 장면.
당신이 싸우는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당신이 누군지 꼭 기억해요
당신은 버건의 투견이고 뉴저지의 자랑이고
모든 사람의 희망이고 그리고 내 아이들의 영웅이자
내 가슴속의 영원한 ... 챔피언 제임스 J 브래독이에요
영화보는 내내 저런 여자가 정말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물론.. 그에 어울리는 멋진 남편이 되어야겠지만 말이다.
남자가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영화.
영화의 절반은 브래독의 삶을 나머지 절반은 그의 경기로 채우고 있다.
숨막히도록 강한 펀치가 오고가는 경기 장면도 일품이지만
이 영화는 위대한 권투선수의 영화가 아니라
그보다 더 위대한 아버지를 그린 영화다.
누군가 그랬다.
모든 것을 잃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은 강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강한 사람은
목숨을 버려서라도 지켜야 할 것이 있는 사람이다.
2시간이 훌쩍넘는 런닝타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던..
그의 경기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두손을 꽉 움켜줘어버렸던..
지금껏 인생에서 최고의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었을때 주저없이 말할 수 있는.. 그런 영화.
아... 제임스 브래독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챔피언을 꺾고 이겼냐고..?
그건 ... 영화를 보라.
필꽂히는 명대사
제임스 브래독
- 어제 리츠칼튼에서 저녁먹는 꿈을 꿨어
미키루니 조니레프트 하고..
스테이크를 썰었는데 얼마나 연하고 두꺼웠는지
한 이정도는 됐나봐
거기다 산더미 같은 감자에 아이스크림을 세번이나 먹었단다
그랬더니 너무 배가 불러서 아무것도 못먹겠어
아빠 것 좀 먹어줄래?
제임스 브래독
-이제 뭘위해 싸워야 하는지 압니다.
뭐죠.?
우유.
P.S 유독 포스팅을 길게 했다.
아마도 그만큼 나에게는 기억에 남는 영화이기 때문일것이다.
길게 적은 만큼 스포일링이 많을거라 생각하겠지만 아마 영화를 본다면..
내가 적어놓은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눈으로.. 그리고 심장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