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는 안 하려고 했지, '사랑'이라고 부르는거..
근데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니?
발은 도망가도, 마음은 이미 거기 가 있는걸..
놀이 기구랑, 공포 영화랑, 실연은 비슷해.
나이가 들어가면 견디는 힘이 약해지거든.
몇 년 전에 놀이 공원가서 놀이 기구를 탔는데
평소엔 세번을 연달아 타던 기구였어.
그런데 갑자기 구토가 느껴지더라구, 뱃속부터..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애.
그 무렵부터 무서운 영화도 못 보고..
사람들의 사소한 언행에도 마음 상하고..
사람과 헤어진 후에 견디는 것도 힘들어졌어.
나는 원래 남자 친구랑 헤어진 뒤에도,
이별에 관한 노래를 듣지 않았어.
단 한번도 해야되는 일을 미루게 된 적도 없고,
헤어진 뒤에 티슈 들고서 슬픈 영화 보는건 내 취향이 아니야.
옛날 남자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그냥 안부만 묻고 끊었지.
감정 남기는 건 나한테는 굉장히 어색한 일이었거든..
그런데 그게 놀이 기구 탓이었을까?
그 놀이 기구를 타는 순간,
내 뇟속의 전기 흐름에 어떤 오류가 생긴걸까?
어느 순간, 이별이 유행가 가사처럼 되더라구.
옛날이 편했던 것 같애.
감정이 쉽게 생기고, 쉽게 정리되던 때 말이야.
지금은 만일 다시 남자 친구가 생긴다면,
또 만일 그 사람과 헤어진다면 많이 힘들어질 것 같애.
이건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왜 그런걸까?
단지 그게 나이드는거라고 말하지 말아줘.
그건 성의 없는 대답이야.
얼마전에 공포 영화 보다가 예전 남자 친구를 만났어.
우연히..
자기 친구랑 내 앞에 앉아서 영화를 보더라.
그런데 굉장히 무서워 하는 거야.
전에는 잘 보던 애였는데..
그 애도.. 다리를 건넌 거야..
- 그녀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