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마음으로 오십시오
열매 위한 아픔을 겪어
더욱 곱게 빛나는
꽃마음으로 오십시오
광안리
베네딕도 수녀원에는
철철이 꽃이 핀다.
해인 수녀는 수십 년을 거기서 살았다.
수녀원 꽃밭에
이해인 수녀가 모르는 꽃도 없고
수녀를 모르는 꽃도 없다.
평생 꽃을 보았고
다가가 이름 불러 주었고
꽃과 놀았고
꽃을 노래했고
그것은 모두 기도가 되었다.
이 책에는
이렇게 탄생한
88편의 꽃시들이
열려 있다.
수녀는 각 시마다 단상을 달았다.
시 행간에 꼭꼭 숨어 있던 시인의 상념들이다.
이 꽃은 어떻게 시가 되었나,
이 시에는 누구의 기억이 스며 있을까...
이제는 그 속내를 수녀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다.
화가 하정민은 각 시에 어울리는
꽃그림을 한아름 그려 주었다.
하정민의 꽃그림은
꽃이 꽃으로 보이지 않고 꿈으로, 사랑으로 보인다.
그래서 꽃시집이 더욱
꽃시집 다울수 있었다고 말한다.
해인 수녀님의 꽃시를 읽노라면,
피곤하고 고단한 일상에 여릿여릿 꽃물이 듭니다.
내가 꽃이 되는 아름다운 포만감에,
피곤이 스르르 잠이 듭니다.
욕심 없는 백일홍이 되고
내 마음이 호수처럼 초롱꽃이 되고
기도 같은 달리아,
그리고 어머니의 음성 같은 모란이 됩니다.
그렇게 여릿여릿 꽃물이 되어
내 마음은 부자,
향기로운 꽃밭이 됩니다.
- 윤석화(연극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