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9;t Give Up. - 오랜 X-phile의 푸념섞인 리뷰
드디어 대망의 두번째 극장판 -9;엑스파일: 나는 믿고 싶다-9; 가 국내에 상륙했다.
난 생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처럼, 달력에 D-day 표시를 하고 기다렸다.
엑스파일 시리즈 종영 후, 마음 속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듯한 허전함을 이길 수 없었는데...
하지만 엑스파일을 다시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치 처음 엑스파일에 매력을 느끼고 좋아했던그 때의 나로 돌아간 듯이 설레고, 흥분되었다.
감사.
이 두 글자로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다.
전편보다 스케일이 작다느니, 로맨스를 위한 영화라느니, 플롯이 엉성하다느니..
쏟아지는 비판의 여론에 개의치 않고, 난 그냥 -9;Thank you-9;라는 말을 연발하고 싶다.
영화 평론가들이나 기자들이 만들어 놓은 도마 위에서 엑스파일은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그저 언론의 주목을 받는 그 자체가 좋은 것, 그게 내 솔직한 마음이다.
다른 영화나 드라마엔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면서도, 엑스파일에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건..
팔이 한껏 안으로 굽어 있는데 어쩔거야...;;^^ (배째 배째!!)
로맨스.
물론 엑스파일을 로맨스 영화라고 한다면 어폐가 있겠지만,
이번 극장판은 정말 멀더와 스컬리의 진전된 로맨스를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엑스필의 대다수가 쉬퍼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영화는 정말 카터와 스팟니츠의 확실한 팬서비스이다!
시즌 말미에서 둘의 러브라인이 보다 확고하게 형성되긴 하였으나,
실제 부부와 같은 직접적인 애정표현이 드물었던 터라 다소 당혹스럽기도 할 것이다.
멀더의 수염이 따갑다고 투정대고, -9;fell in love-9;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스컬리.
자존심 강하고 고지식한 닥터 스컬리가 연인 앞에서 보이는 모습이 낯설지만 신선하다.
또 단 둘이서 어디 멀리 떠나자는, 한국 드라마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연인들의 고전적 대사와 함께
이어지는 키스신 등...@,@
질리언의 말처럼 둘 사이는 첫 만남부터 낭만적이었던 것 같다. 다만 우리는 철저히 외부의 관점에서
"둘이 사귀어? 안 사귀어?" 하며 둘 사이의 관계를 연인 또는 동료로 규정하려고 했던 것 뿐이지 않을까.
이 얼마나 이분법적인 생각인가. 두 사람은 이미 연인을 넘어선 소울메이트인데.
다만 두 캐릭터 사이에 흐르던 성적 긴장감이 느슨해져, 좀더 편하고 자연스러운 연인으로 발전한 모습이,
훌쩍 흘러버린 세월을 실감케 한다.
스토리&캐릭터
엑스파일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9시즌까지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우리 주변에 산재하는 수없는 초자연적 현상과 미스테리, 그 다양성에 있다.
이번 영화에서 사용한 사이코메트리 역시 시즌에서도 여러 번에 걸쳐 사용된 소재이다.
특히, Beyond the sea 에피소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스컬리는 조셉의 -9;Don-9;t give up-9;이라는 한 마디에
skeptic한 캐릭터의 끈을 풀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엑스파일의 공식에 따르면, 멀더는 무조건 믿어야 하고,
스컬리는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관점으로 이를 제재하고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캐릭터가 형식적으로 정형화되어 있다면 얼마나 딱딱하고 재미없겠는가.
때로는 멀더와 스컬리의 캐릭터가 바뀌기도 하고, 그런 상황에서 극적인 요소도 연출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는 멀더보다 스컬리의 심리적 갈등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다.
영화속 멀더는 비록 초반에 세상과 엑스파일을 등지고 있었지만, -9;그래, 원래 멀더는 저랬지.-9;하고 돌아왔지만,
스컬리는 현실적인 의사로써의 삶을 추구하며 멀더의 부탁을 거절한다.
스컬리가 멀더를 쫓으며 함께 수사하는 모습을 기대했던 팬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컬리의 캐릭터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나의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여전히 -9;아이-9;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따뜻한 닥터 스컬리의 모습이 반가웠다.
Don-9;t Give Up.
사실 영화의 부제를 -9;Don-9;t Give Up-9;이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었을 것이다.
-9;IWTB-9;는 TV시리즈의 태그라인으로 보기엔 적절하지만 (TRUST NO ONE과 함께)
이 영화에서 중요한 대사는 바로 이거. -9;돈기법-9;이 아닐까.
극중에서 스컬리를 혼란에 빠뜨리는 대사이기도 하고, 주인공들에게, 또는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세지일 것이다.
스컬리는 이미 처음부터 해답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소아성애자인 조셉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을 믿을 수 없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뿐.
마치 Beyond the sea에서 보그스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저 진실을 수용하는 데 대한 두려움으로 힘겨워했던 것처럼.
총평.
엑스파일을 3번 정도 보니, 조금은 객관화할 수 있을 만한 자신이 생겼다. (과연?)
개인적으로는 별다섯개를 반짝반짝 줄 지언정.
엑스파일을 모르고, 극장에서 거대한 스케일의 영화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이었을 터.
거대한 줄기인 음모론이 쏙 빠지고, 나이들어버린 멀더와 스컬리만이 남은 엑스파일은
아무래도 과거를 추억하는 나같은 팬이 아니고서야,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 아닐까.
게다가 -9;엑스파일식-9; 엔딩을 모르는 사람은. 결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혼란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극장에서 나와 울던, 웃던. 그건 당신의 선택이다.
당신이 지불한 댓가에 대해 실망하던,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기던.
하지만 적어도 영화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존재하되,
엑스파일 시리즈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저 그런 스케일 운운의 깎아내리기는 그만 해주었으면 한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가까이 된 역사를 지닌 프로그램의 저력을.
그리고 그 시리즈에 푹 빠져버린 이 못난 팬의 간절한 팬심을 이해해 주길 바라며..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웃음 키워드 (영화 보면서 찾아보기를...^^)
수염, 부시, 핸드폰, skinman의 포옹 및 crazy발언, 엔딩 크레딧 후의 서비스컷 (CC 재간둥이~~ㅋ)
띠리리리리리~~ (엑파 테마) 정말 끝이야? 설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