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빠듯했으나 정부와 대기업의 호주머니는 두둑했던 것이다. 즉 물가상승은 서민들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킨 반면 세수를 증대시키는 모순을 보였다.

세입이 주 항목을 차지하는 경상수입은 140조173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23조9470억원보다 16조원 넘게 늘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관세가 크게 늘었고, 물가 상승에 따른 세수증대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통합재정수지가 큰 폭 흑자를 기록한 것은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거둬들였으면서도 정작 시중에 돈을 풀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정부 재정지출은 목표보다 부진했다. 상반기 재정집행 실적이 109조원으로 당초 계획의 114조3000억원에 미달했다.
주택자금융자와 기업에 지원하는 순융자 규모는 올 상반기 2조4390억원으로 지난해 4조1440억원보다 41.4% 감소했다. 자본지출은 15조8500억원에서 14조7070억원으로 1조원 넘게 줄었다. 기업과 국민을 위한 지출은 줄어든 반면 공무원들에 대한 인건비와 임차료 등 경상지출은 93조4360억원에서 102조77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9조3340억원 늘었다.
고유가 상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현대차 SK에너지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호황을 맞았다. 상반기 10대그룹 상장사들의 총 매출액은 201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1%, 순이익은 39% 증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체질개선과 원가절감 등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이 말하는 실상은 조금 다르다.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서 생산원가 또한 올랐지만 대기업들이 납품단가를 동결하거나 늦게 반영하는 방법으로 제 잇속만 차렸다는 주장이다. 12월 결산법인 579곳 가운데 중소기업 503곳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1조6808억원에서 9조1696억원으로 21.5%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