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음악드라마…4일 김명민이 지휘하는 클래식 공연 등 이색 제작발표회 열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단발 웨이브,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수트, 강렬한 눈빛 그리고 오케스트라 공연 10분 전 내뱉는 한 마디. “수준이 떨어져 절대 지휘할 수 없다”. 일명 강마에(강건우) 김명민의 카리스마가 작렬한다.
술잔이 오가는 회식 자리에서 난데없이 들려오는 바이올린 선율. 곡명은 ‘소양강 처녀’. 클래식에나 어울릴 악기로 트로트를 멋들어지게 연주하는 두루미 이지아 역시 예사롭지 않다.
차 사고를 낸 뒤 골목길에서 차를 빼지 않는 두 대의 차를 한꺼번에 밀어버리는 장근석의 터프한 연기도 일품이다.
▲ 4일 오후 2시 성남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제작발표회. 장근석, 임동혁, 이지아, 김명민, 서희태(왼쪽부터) ⓒMBC
4일 일명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로 불리며 궁금증을 자아냈던 MBC (연출 이재규, 극본 홍진아․홍자람)가 베일을 벗었다. 일부 공개된 촬영본을 보니 “세 사람 한 명 한 명이 정말 좋은 배우고, 상상했던 이미지와 너무 잘 맞는다”고 극찬한 이재규 PD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는 오케스트라에 모인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국내 최초 휴먼 ‘음악’ 드라마를 표방한다. 괴팍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완벽하게 변신한 김명민과 바이올리니스트 역을 소화하기 위해 꾸준히 레슨을 받아온 이지아, 트럼펫 연주자에서 지휘자로 변신하게 될 장근석까지. 모두가 이 작품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배우들의 노력은 4일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빛을 발했다. 는 국내 최초 휴먼 음악드라마를 표방하는 만큼 성남 오페라하우스에서 이색적인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배우들은 50여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실제 클래식 공연을 선보였다.
극중 지휘자인 김명민은 실제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돼 실력을 뽐냈고, 극중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아 역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공개했다. 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피아니스트 임동혁도 깜짝 등장해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다.
중국, 일본 등 각지에서 모인 팬들은 공연을 지켜보는 관람객이 됐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브라보!”를 외치며 실제 공연을 선보인 배우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 극중 지휘자 역을 맡은 탤런트 김명민 ⓒMBC
공연을 펼치기까지 물론 배우들은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다. 5개월 동안 “잠꼬대할 정도로 항상 음악을 틀어놓고 지냈다”는 김명민은 “10년, 20년 해도 심포니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의 경우는 계속 음악을 들으며 20여 종의 악기가 내는 소리들을 무조건 외우는 방법밖엔 없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작인 에서 맡았던 의사 역이 오히려 “쉬웠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그냥 지휘하는 흉내를 내는 거야, 지휘는 아무나 하는 거야 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며 “흉내내는 것과 직접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극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맡은 강건우 역에 대해서는 “현실의 사람이 아니라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등과 동시대 살던 사람이 환생해 돌아온 느낌”이라며 “주변사람들과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일 수 없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치 자신이 베토벤인 양 그 당시 음악을 그대로 전달하려는 강건우의 고집을 표현하기 위해 의상, 머리스타일 등을 고전적인 스타일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극중 바이올리니스트 역을 멋지게 소화하고 있는 이지아는 “바이올린은 소리 내는 것, 자세 잡는 것 모두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재미있어졌고 자신감도 붙었다”며 “무엇보다 오케스트라 안에서 연주하는 느낌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 극중 바이올리니스트 역을 맡은 탤런트 이지아 ⓒMBC
▲ 극중 트럼펫 연주자 역을 맡은 탤런트 장근석 ⓒMBC
오케스트라를 소재로 삼다 보니 역시 같은 소재의 일본 드라마 와 비교되기도 하는 . 그러나 가 처음부터 음악 드라마를 목표로 기획된 것은 아니다.
이재규 PD는 “특이하게 소재가 오케스트라가 됐기 때문에 얘기를 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전혀 다른 발로에서 시작해 준비한 드라마”라며 “다른 색깔의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PD는 “나에게는 낡은 악기가 하나 있다”로 시작하는 기형도 시인의 시 ‘먼지 투성이의 푸른 종이’를 소개하며 “일상을 살아가며 잊혀졌던 마음 속의 근원적 향수를 느끼고, 먹고 사는 것 이외의 것을 추구하며 새로운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으로 인해 나머지 삶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드라마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된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의 가슴을 두드리는 데 주안점을 많이 뒀다”며 “잔잔하게 마음이 열리고 서로 사랑을 알게 되고 꿈을 갖게 되는 드라마”라고 덧붙였다.
10일 첫 방송 되는 는 KBS 와 SBS 등 대작 드라마와의 경쟁을 앞두고 있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도 당연히 클 터.
이에 대해 김명민은 “타 방송사에서 큰 스케일의 드라마가 나오고, 우리 드라마가 시청률 한 자릿수가 나오더라도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만들면 그 드라마는 인정 받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시청률 30~40% 나오고 한 두 달 뒤 잊혀지는 드라마보다 한 자릿수 시청률이 나오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계속 해서 퍼져 나가는 드라마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는 그런 드라마인 것만은 확실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 있는 두 가지는?
★스타
을 통해 연기대상을 거머쥐고, 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절정의 빛을 발한 배우 김명민. 43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드라마 가 발견한 배우 이지아. 그리고 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은 배우 장근석. 연기력과 스타성 모두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 이들이다.
에는 이 세 명의 스타 외에 무대 뒤의 또다른 ‘스타’가 있다. 바로 감독과 작가다.
연출을 맡은 이재규 PD는 MBC 를 통해 ‘퓨전사극’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고, 에서 역시 탄탄한 스토리와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준 바 있다. 시청률에 면에서도 거의 실패한 적이 없다. 홍진아, 홍자람 작가 역시 , , 등을 통해 청춘들의 성장통을 그려내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진.
오케스트라가 지휘자와 연주자의 호흡을 통해 멋진 공연을 펼칠 수 있듯, 드라마 역시 배우의 연기뿐 아니라 감독의 연출, 작가의 대본이 비로소 하나가 될 때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다. 배우, 감독, 작가 삼박자를 두루 간춘 .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음악
국내 최초 휴먼 음악드라마를 표방하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주인공인 만큼 드라마 속에서 음악은 빠질 수 없는 존재. 드라마 속에는 단원들의 연습 혹은 연주 장면들이 종종 등장하며 클래식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실제로 에는 프로젝트 오케스트라가 참여하고, 서울 내셔널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있는 서희태 교수도 예술감독을 맡아 도움을 주고 있다. 서 교수는 김명민과 장근석의 음악 교육을 담당하기도 했다.
음악 드라마로서의 모습을 갖춰 나가고 있는 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칫 멀게 느껴졌던 클래식에 친숙하게 다가가는 기회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