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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들 앞의 프리네 - 장 레옹 제롬

이주영 |2008.09.06 21:13
조회 93 |추천 0

 

 

 

 

 

판사들 앞의 프리네 - 장 레옹 제롬 (1861.캔버스에 유화.80cmx128cm)

 

 

 

앙겔루스 노부스 (진중권 作)라는 책의 첫장이 이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에로스, 아름다움, 욕망에 대한 기본적 논리를 설명하기 위해 선택한 가장 쉽고 명쾌한 그림이다.

위의 그림에 등장하는 프리네는 창부(娼婦)이다. 빈민가에 태어났으며 누구나 보면 반할 수 밖에 없는

-그당시 기준에- 완벽한 얼굴과 몸매를 가지고 태어났다.

창부(娼婦)인 그녀에게 청혼한 이도 많았고, 그녀 때문에 목숨을 거둔 이도 많았지만,

그녀는 자유를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했으며 자신이 원하지 않는 누군가에게 구속되어 한평생을 보내기엔

스스로의 인생을 너무 사랑했던 것 같다.

이렇다 보니, 구애를 했다가 거절당한겐지,

어떤이유에선지 모르게 '프리네의 성적향기'를 증오하던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었다. (앙겔루스 노부스中)

그녀의 향기를 증오하던 도덕주의자 에우티아스가

'신비극'이라는 극을 연기하던 프리네가 탈의를 하자 '신성모독'이라며 법정에 고발을 했고,

그래, 얼마나 그 알몸이 경박스러운지 배심원들앞에 헐벗은 프리네를 보이게 하려 입장 시킨 순간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신이만든 가장 아름다운 피조물인 프리네를 수감하는 것이야 말로 '신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무죄 석방한다.

 

'프리네'라는 여인의 아름다움은 사실 지금과 많이 다르다.

가냘픈 어깨도, 한품에 쏙들어오는 몸집도, 마네킹처럼 매끈한 다리도 없다.

하늘거리는 팔뚝도, 갸름한 얼굴도 아닐뿐더러 복근이라든지 군살 없는 옆구리라든지 하는 이야기는

프리네와는 딴세상 사람으로 느껴질 만큼 생뚱맞은 말들이다.

살짝 볼록한 복부가 가슴밑에서부터 아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치부(恥部)까지 떨어지고,

적당히 살집과 근육이 있는 다리, 풍만하지도 너무작지도 않은 가슴과 아담한 유두,

통통한 볼살과 둥근 어깨를 가지고 있다.

요즘 나오는 청바지라도 입을라치면 아마 프리네의 허리는 튀어나온 살들로 흉측해졌지 않을까 싶은,

요즘 체형보다 길고 둥글며 살집이 정당히 무게있게 잡혀있어 살짝 엉덩이가 쳐진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한 둔부까지, 프리네의 외형은 최근의 미적기준에서 살짝 비켜나가 있다.

위 그림의 사이즈가 좀 작아 배심원들의 표정이나, 프리네의 몸매, 얼굴 등이 잘 보이지 않는 점이 매우 애석하다.

배심원들 중에는 턱이 떡 벌어진 사람도 있고, 지금이라도 당장 두 손을 뻗어 달려들 것 같은 사람도 있다.

인상을 쓰며 사람이 아닐 것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고, 침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표정의 사람도 있다.

훔쳐보는 사람, 옆사람과 쑥덕거리는 사람, 얼굴을 가리는 사람, 웃는 사람, 놀라는 사람등등

반응만큼 그 종류 또한 다양한데, 이 모습들은 현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예쁜 여자를 보고, 혹은 성적인 것에 대해 직면한 뒤의 반응들이 위와 같지 않은가.

 

처음 저 그림을 봤을 때는, 뭐 그랬었나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출근길 지하철에서 난 프리네가 다시 보고싶어 졌다.

그리고 다시 그녀를 지면에서 마주쳤을 때, 난 프리네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설레였다.

그리고 과거 유럽에 흥행했던 신화속 여인들이나, 그림속에 혹은 조각에 등장한 여인들의 풍만하고

살집있는 몸매들 까지도 마음속에 따스하게 여물기까지 했다.

탐미적인 사람들을 가만 살펴보면, 자신들이 가지지 못한것에대한 욕망의 표출이나, 비뚤어진 시각의 일반화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나 자신도 알지 못했던 깊은 곳에서 이끄는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욕심과 탐욕의 뿌리에서 파생된 가지각색의 다른이름으로 서로에게 존재하는 것인가 보다.

아마 최근에도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과거와 같이 ‘선’을 대변할지 모른다.

이쁜게 고로 착한것인 셈이다.

위에서 보다시피 아름답지 못한 것... 그것이, 인간들이 만들어낸 또다른 ‘죄’이다.

 

젠장맞을 인간사.

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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