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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확대경] 맨체스터시티, 유럽축구 판도 뒤흔드나

전우석 |2008.09.10 23:55
조회 63 |추천 0
2008-09시즌에 돌입한 유럽축구계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맨체스터시티 열풍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축구 관련 미디어들이 연일 구단 관련 기사를 쏟아내는가 하면 다양한 향후 전망을 내놓으며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아랍에미리트의 대부호 술라이만 알 파힘이 탁신 치나왓 전 태국 총리의 뒤를 이어 맨체스터시티의 신임 구단주로 등장하면서 생긴, ‘주목한 만한’ 변화다.

여름 이적 시장 종료 직전 클럽 경영권을 손에 쥔 알 파힘 구단주는 “(막강한 자금력을 활용해)유럽 무대를 석권하겠다”는 취임일성으로 EPL 빅4(맨체스터Utd., 첼시, 아스날, 리버풀)를 포함한 명문구단들에게 긴장감을 안겨줬다.이렇듯 갑작스럽게 등장한 아랍 출신 구단주의 도전장이 허투루 여겨지지 않는 이유는 어지간한 수식어로는 제대로 표현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막강한 자금력이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알 파힘 구단주가 운영하는 아부다비투자개발그룹(ADUG)은 아부다비 왕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국영투자회사로, 원유 수출에 따른 이익금을 활용해 막대한 부를 축적해왔다. 최근 여러 해 동안 원유의 국제 시세가 폭등하면서 자산 규모가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어났는데,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석유매장량을 포함한 ADUG의 자산 가치를 1,100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예산이 156조원 가량임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액수다.

구단주 개인이 보유한 재산만도 9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되며, 이는 축구계 최고 부호로 손꼽혀 온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자산 총액(3조원)의 3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차원이 다른 재벌’답게 프리미어리그에 등장한 방법 또한 파격적이었다. 탁신 전 구단주가 갖고 있던 클럽 지분 9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2억1,000만파운드(4,200억원)를 거침없이 뿌리더니, 계약서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 3,250만파운드(650억원)를 추가 투자해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호비뉴를 전격 영입했다.

당초 현지 전문가들은 호비뉴가 2100만파운드(420억원) 안팎의 몸값에 첼시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종 승자는 EPL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베팅하며 뒤늦게 영입 경쟁에 뛰어든 맨체스터시티였다. 2003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등장 이후 매 시즌 화려한 머니페스티벌을 펼쳐 온 ‘원조 재벌’ 첼시 입장에서는 자금력에서 밀려 점찍은 선수를 놓치는, 실로 자존심 상하는 상황을 겪게 된 셈이다.

더욱 흥미로운 건, 빅 스타 영입을 통한 맨체스터시티의 ‘보석 수집’ 의욕이 갈수록 구체화, 본격화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적 시장 마감 다음 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Utd.) 영입을 위해 1억3,400만파운드(2,700억원)를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전 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케 한 알 파힘 구단주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날),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카카(AC밀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맨체스터Utd.) 등의 추가 영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맨체스터시티가 윈터 브레이크 기간 중 5억파운드(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 팀 업그레이드 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는데, 대부분이 앞서 언급한 ‘당대 최고 6인방’을 데려오는데 쓰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두가 유럽 최고의 스타들이자 소속팀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선수들인 만큼 이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지구촌 최고 부자’의 승부욕이 발동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맨체스터시티의 갑작스런 환골탈태는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다채로운 흥밋거리를 제공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알 파힘 구단주의 ‘천문학적 돈 잔치’가 과연 상응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의 여부가 관심사다. 공언한 대로 자국리그와 유럽무대를 석권하며 새로운 패권자로 군림한다면 문제없겠지만 어떤 이유로든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그칠 경우엔 문제가 심각해진다. ‘차원이 다른 액수’를 투입한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들인 돈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견고하게 자리매김해 온 ‘빅4’ 구도가 붕괴될 지, 그리고 맨체스터시티가 앙숙 맨체스터Utd.를 제치고 연고지역을 대표하는 간판 클럽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시선을 유럽 무대로 넓히면 챔피언스리그 무대가 맨체스터시티에 의해 평정될 지의 여부, 한창 전성기를 구가 중인 프리미어리그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지의 여부 등이 관심을 모은다.

이번 시즌 유럽축구계에 홀연히 등장한 ‘중동발 모래바람’은 향후 어느 정도 규모로 변화하게 될까. 세계클럽축구의 역사를 바꿀 만한 핵폭풍으로 확대될 수도 있겠지만, ‘한 때 주목받은 깜짝 이벤트’ 수준에서 마무리 될 수도 있는 일이니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그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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