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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페르돈(용서) 고개에 서서

이용현 |2008.09.11 16:38
조회 60 |추천 0

팜플로냐에서 오바노스까지

 

 

동건이형에 대한 걱정은 동건이 형의 몫으로

남겨두고 우리는 앞으로 걸어갔다.

이 길에 있는 한 우리는 만날 것이기 때문이다.

잠깐의  생각이 마음을 어지럽힐 무렵

마을 하나가 나왔다. 계속오르막이라 힘들었는데

신부님, 나, 원영 이렇게 셋은 이 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잠깐의 쉼이었지만 너무 좋았다. *^^*)

 

오늘은 산을 하나 넘어야 한다. 산이라고 하기 보다는 고개이다.

페르돈 고개, 우리나라 말로 하면 ‘용서의 고개’이다.

까미노를 시작해서 몇 일 동안 몸을 적응시키기보다

계속 강행군을 했기에 몸이 너무 힘들었다.

게다가 꽤 높은 언덕을 넘어야 한다니...

(합죽이 용현... ㅋㅋ)

헉! 소리다 못해 악! 소리가 났다.

내 머릿속에는 까미노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보다

왜!! 돈주고 이 고생을 할까? 였다.

아무리 마음을 기쁘게 가지려 해도

시차적응 중인 몸은 졸립고,

물집이 잡혀가고 있는 발가락은 욱신거렸다.

뭐 하나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 현실이

왜 이렇게 답답한지...앞만 보고 걸어갔다.

고개를 향해 내 딛는 발걸음이 무겁다.

내 발이 지면에 닿으면 내 발은 땅의 흙을

꾸역꾸역 밀어내며 앞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그래도 뒤로 가지 않고 앞으로 가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앞으로 간다는 안도감이 마음을 평온하게 했다.

마음이 안정되니...이 고개의 의미가 조금씩 들어왔다.

용서를 한다는 것

우리가 용서를 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 현실에 고통 받고 있는 나를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 인 것 같다.

무엇인가 이 고통을 전가시킬 대상을 찾아 헤메인다.

왠지 핑계를 대야 할 것 같고,

지금의 고통과 마주하는 것 자체가 고통임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워 갈때 쯤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배낭을 땅에 내려놓고

대(大)자로 누었다.

숨을 내 쉬다 정상에 놓여있는 조형물에 시선이 갔다.

 

 

끊임없이 어디론가 가는 순례의 행렬,

나도 그 속에 섞여 있음을

원영이를 통해 표현했다. ㅋ ㅋ

 


정상의 바람을 시원하게 맞고 기운을 차린후

오바노스를 향해 다시 발을 내딪었다.

 


(각자 정상에서 바람을 맞고 있다)

발아래로 오바노스가 보이니 웬지 힘이 난다.

(비록 10km가 남았지만 힘이 솟는다..)

 

내 마음과 싸우느라 동건이 형에 대해서 잊고 있었다.

신부님은 만약의 일에 대비해서 핸드폰을 로밍해

오셨다. 하루에 한통화도 오는 일이 없기에

거의 꺼놓고 지내신다.

정상에 도착하신 신부님도 동건이 형이 걱정되셨는지

핸드폰을 키셨다. 그 때 시간 2시

연속해서 울리는 음성메시지 수신 3건...

누굴까?

 

(땅당당당 당당 당당당 당당당당당당 다다다다 다다다...

인간극장 엔딩음악.. 나름 상상으로 즐겨주세요.)

 

다음예고

동건이형 어디에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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