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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오래된 여자친구를 쉽게 버리지 못한다고하죠..

끝이끝이아... |2006.08.11 10:32
조회 7,784 |추천 0

*세상 좁다좁다하지만, 이렇게 좁은줄 몰랐습니다.

어제 새벽, 발신자 제한으로 또 전화가 왔습니다.

그냥 무시하고 안받자니 두번째 다시 전화가 오길래 받았습니다.

그 아이 여자친구가 다시 전화를 했더군요.

제가 올린 이 글을 읽었답니다.

이런 사연 가진 사람 어디 한둘이겠어 하는 심정으로 읽어내려가는데,

앞뒤 상황이며, 통화내용이며, 바로 자기 일이더라고.

이정도인줄 몰랐다고 합니다. 이 여자분 끝까지 속이려는 이 아이에게 정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커플링 얘기며, 둘이 여행간 얘기들 이런것들은 어떻게 할거냐고 했더니

의기양양하던 그 아이 아무말 못하더랍니다.

 

할말없겠죠.

할말이 있으면 안되겠죠.

정말 기막혀 말이 안나옵니다.

고작 이정도의 남자를 내가 좋아했다니.

 

헤어지자고 했다고, 이젠 그 사람과 다시 만날거냐고 저에게 묻습니다.

속고 또 속은 접니다.

가지고 있던 사람이 계속 가지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마지막까지 참기로 했습니다.

 

"이젠 두분 문제니까, 두분이 해결하세요."

라고 말하고 끊었습니다.

 

정말, 인연이 아니길 다행이라는 생각뿐입니다.

그리고 남의 남자 탐하다가 벌받는거라고 말씀하시는 님들,

벌, 물론 받겠습니다. 나쁜마음으로 작정하고 그 아일 꼬시거나 둘을 갈라놓으려고 한건 아니지만

여자친구 있는 남자 좋아했다는 것만으로도 욕먹어야한다면 듣겠습니다.

하지만, 사람마음이 머리에서 시키는대로 고지곧대로 움직여지지않는 거, 모르시나요.

저라고 반쪽짜리 마음 가지고 있는 사람, 편하게 좋아했겠어요?

 손벽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제가 다 혼자 한짓인가요?

사람 마음 가지고 논 그 양아치 자식도 저와 똑같이 벌 받아야하는거, 그게 맞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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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렇게 말하더군요.

남자들은 오랫동안 사귄 여자친구 쉽게 버리지 못한다고,

그 여자 버리고 새로운 여자를 만났다고 해도,

결국 그 여자에게 돌아가게 되있다고여.

정말 그말이 맞나봅니다

 

직장내에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어요.

나이가 같아 쉽게 친해질 수 있었죠.

첨에는 그렇게 편한 친구 좋은 친구의 감정이었는데,

어느 순간 이아이 발자국 소리에 가슴이 콩닥거리고, 출근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걱정이되고

회식자리에서도 이아이만 쳐다보게되고, 그렇게 조금씩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어요.

이 아이 여자친구가 있거든요.

그래서 매일 다짐했습니다. 그냥 지금처럼 좋은 동료사이로 지내자. 마음 접자. 이러지말자.하면서..

사람 마음이란게, 참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잖아요.

머리로는 안돼안돼 하면서도 정말 내 마음이지만 내 감정이지만 쉽게 정리가 안되더군요.

그러던 중에 대학교때부터 저를 좋아하던 친구와 다시 연락을 하게되면서,

그 친구에게 마음이 조금씩 열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잠시 도망친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야 회사 동료에 대한 제 마음도 정리될수 있고, 그리고 이 대학동창친구도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몇개월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서로의 여자친구 남자친구에 대해 안부를 물어보기도 하는 그런 사이게 되었죠.

그러던 어느날 회사에서 회식이 있었습니다.

새벽까지 2차 3차 술을 마시고 마지막 노래방..

그 회사동료는 회사에서 조금 먼 곳으로 출퇴근을 했거든요 고속도로로 한 30,40분정도되는 거리..

같은 방향 사람들과 대리운전을 해서 먼저 가서 저는 다른 동료들과 남았죠.

노래방에 한참을 있다가 전화기를 확인해보니 그 친구에게 부재중 전화가 여러번 와있더군요.

약간 술기운도 있고, 정말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나가 전화를 했습니다.

동네에서 양주를 마시고 있다고 하길래, 혼자 좋은 술 마시냐고 장난을 쳤습니다.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올수있으면 오라고.

저 그새벽에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새벽 2시, 편도로 택비요금 4만 5천원..

아직도 그애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었나봅니다. 그냥 보고싶다는 생각하나로 갔으니까요.

남자친구있는 여자가 그러면 되냐고 욕하실거 알아요.

하지만 어쩔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한걸음에 달려가 그 친구를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때가 겨울이었거든요. 차안에서 한참을 있다보니까, 춥더군요.

이제 가야겠다고 하니까, 그 친구가 이 새벽에 어떻게 혼자가냐고 자기가 데려다주겠다고,

소주에 맥주에 양주까지 마신 사람이 운전을 한다는게 말이 안되잖아요.

그래서 그냥 택시타고 간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말리더군요.

그럼 그냥 차에서 몇시간 더 있다가 출근하자구요.

싫지않았습니다. 정말로 제가 걱정이 되서 그러는건지 단순히 술김에 붙잡아두려는건지

그런거 상관없이, 이 친구와 함께 있다는것만으로도 좋았으니까요.

그 이후로,우리가 조금은 비밀스러운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것 때문이었는지 이전보다 더

가까워진것같은 느낌이었어요. 같은 사무실내에서 네이트온으로 대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당당한 일은 아니잖아요. 서로 여자친구, 남자친구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회사에서 워크샵을 갔습니다.

하루의 일정이 끝나고 모두 기분좋을만큼 술을 마셨습니다.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고 저희 팀끼리 따로 술을 한잔 더 하고 있는데,

그 친구가 전화를 했어요, 어디냐고,

그래서 지금 팀사람들과 같이 있다고 이리로 오라고 하니까, 화를 버럭 내면서 끊더군요.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길에 로비에서 만났습니다.

얘기좀하자고 하더군요.  조용한 곳으로 가 한참을 있었습니다.

자기도 흔들린다고,, 하지만 이쪽 저쪽 왔다갔다할 생각은 없다고. 어느쪽이든 마음 정하겠다고.

그때 저도 생각을 했죠. 나도 이젠 마음을 확실히 정해야겠구나.

내가 정말 이 아이를 좋아하고 있다면, 그게 손톰만큼이든 하늘만큼이든 좋아하고 있다면

지금의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주면 안되겠단 생각을 했어요.

 

얘기를 끝내고 엘레베이터 안에서, 유난히 그 아이의 오른손 네번째 손가락에 있던 커플링이

눈에 띄더군요. 마음이 안좋았죠.

그래서 제가.. 네번째 손가락 참 눈에 거슬리네. 했어요.

그랬더니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럼 너 가져.. 하면서 주더군요..

놀랐죠. 당황했죠. 맞아요 오히려 내가 더 당황했어요.

그렇게 받아온 커플링을 한달넘게 제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원래 여자친구와 한달에 두어번정도 만나고 전화통화도 자주하는 편은 아니라고,

듣긴했지만, 그래도 커플링 끼고 있지 않은 남자친구를 보고, 아무말도 안한걸까요.

그 커플링 가지고 있는 내내 별의 별 생각을 다했어요.

나중에 다시 달라고 못하게 확 갖다 버릴까.. 버릴까.. 버릴까..

 

그 반지보다 제 마음 한곳을 먼저 버렸습니다.

제 남자친구에서 헤어지자고 했죠. 그 친구가 싫어서 헤어지는게 아니여서 미안한 맘이 컸어요

하지만 속이고 상처주면 안되는거니까. 더 늦기전에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회사동료인 그 아이도 여자친구 정리하겠다고 하고,

그렇게 확실하게 결론 난것 아무것도 없이 그 아이와 연애같지않은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근무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오면서 부터는 전화도 더 많이 하게되고, 문자는 말할나위없었죠.

처음에는 2주에 한번 정도는 주말에 만나다가, 어느새 매주 그 아이와 주말을 함께 보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저도 지치고 이 아이도 지쳐갔죠.

얼른 정리하라고 등떠밀고싶지않았아요. 제 친구들이 그러더군요.

남자는 원래 사귀던 여자친구 버리고 새로운 여자한테 못온다고.

그러니까, 정리하라고..

 

그래서 더더욱 그 여자친구 정리하라고 말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등떠밀려 헤어져 나한테 오면, 나중에라도 그 여자친구 생각하지 않을까해서.

 

한번은 바닷가로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그랬죠. 이번 여행갈때는 너 지금 두개인 마음 하나만 가지고 오라고.

그랬더니 자기 상황은 이해못한채 내 얘기만 한다고 뭐라고 하더군요.

화가났죠. 난 언제까지 이렇게 반쪽짜리로 기다려야하는지.

그래서 제가 그럼 여기서 끝내자고 했습니다.

이 아이 난리가 났습니다. 전화를 몇십통하고. 제가 친구들과 밖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거든요.

도저히 안되겠었는지 집으로도 전화를 하고, 문자를 끊임없이 보내고.

전 아무말도 듣고 싶지않았아요.

그 전에도 제가 정리할 맘음 있냐고, 정리는 할거냐고 몇번 물었을때. 항상 이런식이었거든요.

어떻게 인간관계를 그렇게 가위로 종이자르듯 하냐고, 기다리라고. 너 입장만 생각하지말라고.

분명히 똑같은 말 되풀이 할거 아니까 전화받지않았어요.

 

새벽3,4시에 전화가 옵니다. 술이 이만큼이나 취해서 화가 많이 났는지 소리칩니다.

왜 너생각만 하냐고. 정말 니가 원하는게 그런거라면 그래 여기서 끝내자고.

저도 화가 많이 나서.. 끝이라고 잘 지내라고 하며 전화를 끊긴했지만.

밀려오는 슬픔을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하루도 못지나 다음날 저녁, 서로 화해를 하고.. 그 주 주말에 여행을 갔습니다.

그 아이가 손수 밥에 찌개에 반찬까지 한상 차려주고, 손을 잡고 해변을 걷고, 내 신발을 들어주고,

공원에 앉아 다른 연인들 몰래 몰래 뽀뽀도 하고, 

그 누가봐도, 우리는 다정한 커플의 모습이었어요.

같이 있는 이틀동안 그의 여자친구한테서 연락한번 오지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더 기다리기 쉬웠는지 모르겠어요.

그 앤 커플링도 끼지않고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전화나 문자가 오지않으니까.

너가 먼저 얘기를 꺼내기 전까지는 서로 그 부분에 대해서 아무말도 없으니까요.

그래도 덜 생각하게 됐죠.

저한테 늘 다정했어요. 회사에선 매 시간마다 문자로 안부도 묻고 매일을 통화하다 잠들고

서로 떨어져 있는 우리라 주말엔 어떻게 시간을 맞추고 무얼하며 보낼지 얘기하고..

근무시간 네이트로 대화를 하다가 보고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저.. 한시간 반되는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같이 저녁먹고 잠깐 얼굴보는게 다였지만, 돌아오는길 밀려오는 졸음을 참으며 운전해 새벽에

집으로 돌아와도 힘들다는 생각, 몸이 고되다는 생각 한번도 해본적 없어요.

사실 그 아이 얼마전에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거든요. 그래서 평일에 만나러 가려면

제가 가야했죠. 장시간 운전하는거 힘들고 위험할까봐 만나자는말 보고싶다는말 하고 싶어도

참는다고. 그러다가도 맛있는거 사줄께, 오늘은 쫌 보고싶네.. 라고 그애가 한마디 하면 저

정말 무슨 원더우먼이라도 된 것처럼 막 힘이나고 기분이 좋아져 날아갈것 같았어요.

이런거 사랑 맞죠, 이런거 연애 맞죠.

이런거 연인들끼리하는거 맞죠.. 그래서 저 이 아이 진심으로 기다렸습니다.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헛된 기다림될거라 실망하지 않고 정말 진심으로 기다렸습니다.

미니홈피에 그 아이와 여자친구의 다정한 사진 메인사진으로 걸려있어도,

어, 사진 바꼈네, 문자한번 보내고, 이 아이가 그러가 나도 지금 봤어. 한마디 하면 그냥 아무말않고 넘어갔습니다.

제가 바보같은 건가요, 아니면 이 아이가 어이없이 뻔뻔한 건가요.

한번은 금요일 저녁 이 아이가 저가 있는 곳으로 왔어요. 그래서 같이 식사도 하고

분위기 있는 바에서 칵테일도 마시고, 다른 연인들처럼 손도 잡고, 팔짱도 끼고 산책도 하며 그렇게

즐겁게 보내고 토요일 오후에 돌아갔습니다. 그 날 저녁 평소와 다름없이 전화통화를 하다가 뭐하고 있었냐고 제가 물었어요. 잠깐 나갔다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왜..하고물었더니..이 아이가 대답합니다. 여자친구가 집에 왔었는데, 데려다 주려고 잠깐 나갔다 왔다고.

참고참고 참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었죠. 그래서 화를 냈습니다. 화가 너무 나서 화를 냈습니다.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와 얼굴맞대고 좋다고 웃으며 보낸 사람이 어떻게 여자친구를 집에서 만나서 그것도 모자라 데려다 주고 온얘기까지 나한테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할 수가 있냐고.

그냥 솔직하고 싶어서, 거짓말하기 싫어서 얘기했다고 하네요. 이 상황을 이 아이를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한번은 보고싶다길래 칼퇴근을 하고 그 아이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주차를 하고 식당에 들어가 앉아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한동안 안끼고 있던, 커플링을 그날 끼고 왔더군요.

제가 커플링 돌려주면서, 앞으로 다신 끼지 말라고 했거든요. 그 아이도 그렇게 한다고 했고.

그런데 그날 그 커플링을 끼고 내 앞에 앉아 보란듯이 말하더군요. 사실 이 반지 너 몰래 빼려면 뺄수도 있었어.. 근데 나중에라도 회사사람들 통해서 듣게 되면 너 속았다는 생각에 더 화나고 속상할까봐 솔직하게 얘기하려고 끼고 있었어..라고..

이 아이는 정말 "솔직한게" 언제나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나봅니다.

회사에서 식사를 하다가 한 여직원이 그랬답니다.  어, 요즘 커플링 안끼고 다니네, 여자친구랑 싸웠어? 라고, 그래서 이 아이가 , 커플링 잃어버렸어요. 했더니 에이,설마, 농담이지? 하더랍니다.

그래서 네. 그냥 안끼고 다녀요. 했더니 이 여직원, 어머, 정말 잃어버린거 아니야? 잃어버렸구나? 하면서 난리 법석을 떨며, 정말 잃어버린거 아니면 내일 끼고 오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끼고오는지 안끼고 오는지 내기를 했대요. 그래서 그냥 한번 끼고 출근한건데, 나 만나러 오면서 뺄까하다가 그 여직원 통해서라도 우연찮게 커플링 얘기 들으면 나 더 화날까봐 그냥 다 얘기하는거라고.

그 넓은 식당에 앉아 챙피한 줄도 모르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었습니다.

이 아이는 자기가 솔직하려고 했던게 나에세 더 큰 상처준거라면 미안하다고 수백번 말합니다.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처음엔 화가 났고, 나중에 체념했습니다. 그래서 알았다고

식사나 하자며 음식을 먹는둥 마는둥했더니, 기어코 이 아이 화를 내며 그 자리에서 소주한병을 혼자 다 마셨습니다.

좋은 시간 행복한 시간들 속에 간간히 이렇게 제 맘을 짓밟아놓습니다.

 

몇달을 행복하다 슬프다 기쁘다가 힘들다가 그렇게 보냈습니다. 

정말 정리할 맘은 있는거야, 묻기도 하고 이젠 나도 조금 힘들다 라고 얘기도 해봤지만

처음 기다려 달라고 말한 그 날이후로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어보였습니다.

어느날 아침,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이 아이에게 전화를 해서 물었습니다.

너 나한테 올수 있어?.... 라고.

이 아이 말돌립니다. 왜 또 그러냐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금 오전중으로 결재올릴게 있어서 그런데

나중에 통화하자고 합니다. 지역이 틀리지 같은 회사다 보니까, 이 아이 회사에서 상사에게 많이 치이고 버거운 일도 많다는거 잘압니다. 다른 날 같으면 그래 알앗어, 하고 끊었을 나지만, 그날은 아니었습니다. 묻고 또 물었습니다.

나한테 올 수 있냐고, 대답하라고.  

왜 암말 안해, 너 나한테 못온다는 얘기야?

 

 

어.

이 한마디였습니다.

하늘이 노랗고, 들리는 소리라고는 요동치는 내 심장소리가 다였고,

머리속을 하얘지게 하는 한마디.

 

점심시간에 전화하겠다고, 그때 다시 얘기하자고 하며 서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2시간을 꼼짝을 못하고, 생가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불안해하면서도 기다리는거 포기하지 못한 이유가 뭔지,

날 많이 좋아하면서도 머뭇머뭇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그 아이의 심정은 어떨지,

어쩌면, 이 아이가 나보다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면서 까지 이 아이가 나에게 온다고 하면

그런 우리는 서로에게 과연 상처받지 않을까하는 생각,

어쩌면, 그냥 친구로 지내는게, 직장 동료로 지내는거 나을수도 있겠다하는 생각,

등떠밀고 강요하고 그래서 내 사람으로 만들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사귀는 내내 불안할것 같았어요.

그래도 한번은 그 여자 생각하지않을까, 아쉬움 남지않을까, 나 원망하지않을까.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점심때 그 아이에게 전화가 왔을때, 아무렇지않게, 최대한 나 괜찮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나한테 오지 못한다는 너, 속은 좀 아프지만 약은 좀 오르지만 그래 이해할수 있어 라고,

그 아이, 자기가 너무 미안할 정도로 내가 씩씩해보인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나도 그 아이도 놀랄 정도로 쉽게 모든게 정리된듯 보였습니다.

 

그 주 주말, 통화를 하다가, 이 친구가 묻습니다.

근데, 어쩜, 너는 이유를 묻지도 않니, 나라면 궁금할텐데,

왜 너한테 갈 수 없는지, 궁금하지 않아?

솔직히 궁금하다는 생각 안들었습니다. 그 아이의 말을 듣고, 그러게 나 왜 그 이유가 안궁금햇을까

되물을 정도였으니까요.

이 아이, 그땐 불똥이 나한테 잘못 튄거라고, 회사일도 그렇고 개인적인 일도 그렇고 한참 생각도 많고 몸도 지쳐있을때 내가 올거야 말거야 안올거야 그런거야 다그쳐서 그냥 내뱉은 말이었답니다.

그렇게 말한 생각없었다고,

지금 이렇게 글을 적어내려가면서 제가 참 사랑에 눈이 멀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 말에 또 속아, 그 아이를 받아줬으니까요.

그 사이에 메일을 한번 보낸적이 있었어요. 친구로 잘 지낼수 있다는 그런 내용의 메일이었는데,

마지막에 제가 그랬거든요, 나도 너랑 행복해지고 싶다고.

이 아이가 행복할 기반을 찾아야하니까 여행을 가자고 하더군요.

지난번엔 바다였으니까, 이번에 산에 가자고,

산에가서 물이나 떠놓고 빌자고,

이 아이의 말, 이아이의 진심 다 믿었습니다. 이번 기다림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축구중계가 있는 날, 제가 축구응원 같이 할수있냐고 물었습니다.

당연하다고 누구분분데 마다하냐고, 그래서 제가 갔습니다.

축구중계가 10시 시작, 축구만 보고 가겠다고 하니까, 못내 섭섭해합니다.

그래서 새벽에 바로 회사로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주 목요일 이 아이 개인 연차사용해서 휴가를 하루 냈습니다.

어차피 안쓰면 소멸되는 연차였던터라 하루 쉬기로 한거였죠.

그런데 무척 바빠보입니다. 하루종일 할일이 많다고 하면, 주말 잘보내라고 문자를 보냅니다.

느낌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뭐가 그리바쁘냐고, 조금 안좋은 내색을 했더니, 묻지도 않은 말을합니다.

저녁에 여자친구와 저녁을 먹기로 했답니다.

이 아이, 정말 나쁜 놈이죠. 이럴수는 없는거죠.

 

회사 옥상으로 올라가서 한시간을 울었습니다.

결국 또 이럴거면, 내가 친구로 지내나고 했을때, 날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더라도,

그래 친구로 지내자 하며, 정리했어야하는거 아닌가요. 결국 또 이렇게 나 짓밟을거면,

축구보고 바로 온다는 나 붙잡지도 말았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내 몸에 손대지 말라는 내말, 무슨 뜻인줄 알았으면, 그리고 어차피 나한테 못올거였으면,

아무리 잠자리를 하고 싶었어도 나한테 그러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화가나서 막말을 했습니다. 내가 너 몸 피곤하고 기분 상할때 옆에서 술이나 마시고 잠이나 같이

자주는 여자냐고. 그내서 나 그날 부른거냐고. 그래서 데리고 잔거냐고.

그렇게 말할수록 불쌍해지는 건 저였죠. 아니라고 펄쩍펄쩍 뛰는 그 아이보면서 내가 한 그 말에 

자기 심장이 반으로 갈라지는 기분이었다고, 정말 그럴 생각은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아무것도 들리지않습니다.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누가 나를 속인게 아니고 내가 내 감정에 속고 만거다. 속인것도 속은것도 나다.

나는 바보다.

그생각뿐이었습니다.

 

그 후로 몇일동안 이 아이 하루에 몇십번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친구로라도 지내자고합니다.

너란사람 이런식으로 잃고싶지않다고.

다시는 상대하고 싶지않았습니다. 회사로 전화와도 목소리 확인하고 그냥 다 끊어버렸습니다.

인연 끊고 싶었지만, 같은 직장내니까, 업무상외에는 서로 아는척도 말자고 했습니다.

너라면 내 몸, 내 맘 다 바쳤던 너한테 몇번 뒤통수맞고 친구라는 그럴싸한 변명으로 니 옆에 남아있고 싶겠냐고, 난 이젠 절대 그렇게 못한다고. 다신 부딪치지 말자고 했습니다.

막무가내, 이 아이, 무릎끓고 빌기라도하면 친구로 받아주겠냐고.

이해가 안갔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날 자기 옆에 친구로 남겨두고싶은 이유가 뭔지.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너 여자친구가 이런 사실 다 아냐고. 다 알게되면 배신감 나만큼 크겠다고.

도저히 날 친구로 남겨둬서 뭐하려고 하냐고. 너한테도 나한테도 니 여자친구한테도 못할짓이라고.

 

어느날,  발신자 제한 표시 전화가 왔습니다.

제 이름을 확인하더니, 그 아이 여자친구라고 말하더군요.

다짜고짜한다는 말이, 사람이 어쩜그렇게 경솔할 수 있냐고.

여자친구있는 사람이랑 어떻게 같이 잘수가 있냐고.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한거냐고.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고.

같은 여자로써 이런 얘기까지 들었는데,

당신이면 계속 사귈수 있을것 같냐고,

내가 헤어져주기라도 하면, 둘이 사귈거냐고.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뻔뻔하다고, 아무리 술김이라도 그렇지 남의 남자와 어쩜 그럴수 있냐고,

술김.. 술김이라고..

거기서 이성을 잃었죠. 사무실에서 전화받던 저, 그래서 조용조용 받다가,

미쳤죠. 밖으로 나와 하나하나 다 말했습니다.

내가 유부녀고 그 아이가 유부남이냐고,

경솔하다고, 뻔뻔하다고, 남의 남자라고,

그 아이가 기다려달라고 해서 기다린거라고,

기다리면 올줄알았고, 그래서 기다린거라고, 그래서 같이 잤다고,

술김이라고, 누가 그러더냐고, 그 사람이 술김에 실수한거라고 그랬냐,

한 번이면 실수여도, 열번 스무번이면 그것도 실수니,

난 적어도 양심의 가책 느껴서, 만나던 사람 정리하고 기다렸다고,

당신만 억울하고 당신만 당한것 같아서 지금 이 난리냐고,

그리고 당신이 나라면 그 사람이 다시 온다고 하면 사귀겠냐고,

내 입장 내 생각 당신한테 이해받고 싶은 생각없다고.

하나하나 다 말했습니다.

 

솔직히 이 여자한테 화가난건 아니였어요.

술김에 실수한거라는 소리 듣고, 그게 정말 그 아이 입에서 나온 말이라면,

전 정말 미쳐버릴것 같았죠.

그래서 전화를 끊고, 그 아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유치하지만, 확인하고 싶었어요.  지난 몇달동안 나와 함께 한 시간들이 다 실수였냐고,

그 감정들이 다 장난이었냐고 묻고싶었어요.

 

내가 자기 여차친구한테 얘기할까봐, 자기가 먼저 얘기한건가봐요.

어떻게 얘기한건지는 모르죠, 그냥 몇번 만나 잤다고 했는지.

아니면, 좋아하는 감정 있었다고, 흔들렸다고 말했는지는 몰라요.

암튼, 그 아이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다는게 화가나고 혼란스러웠겠죠.

확인하려고 전화한 저한테 되려 화를 내더라구요.

일을 이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어떻게 전화할 생각을 하냐고.

정말 어이없었습니다.  

모든게 제 탓이랍니다.

 

-하나만 묻자.

너 니 여자친구한테 술김에 실수한거라고 했어? 정말 그렇게 말했어?

-뭐, 야, 내가 그랬다고 누가 그래?

그리고 지금 그게 뭐가 중요해?

-세상 똑바로 살어, 이 양아치새끼야.

내가 사람 감정 가지고 놀지 말랬지. 세상 똑바로 살어. 이 나쁜 자식아.

 

 

 

처음엔 화가났지만, 그건 한순간뿐이었어요.

가슴이 시리더군요. 그래도 내가 정말 좋아한 사람인데, 날 정말 좋아한다고 믿었는데.

이렇게 서로 악에 바쳐서 상처주면서 끝내지 않을수 있었는데.

이젠 정말 끝이구나.

나쁜 자식 어떻게 나한테 이래. 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가 있어.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몇주 후 그 아이는 회사를 그만뒀어요.

원래 이직얘기가 있긴했었는데. 다행이죠뭐. 서로 부딪혀서 좋을것도 없고.

마지막날 사무실로 전화가 왔습니다. 생각은 하고 있었죠. 전화가 올거라고.

직장동료로서 작별 인사는 할거라고. 그게 진심이든 예의상이든.

그리고 최대한 우리는 예의를 갖춰서 통화를 했습니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많이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미안하다고,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이젠 정말 하늘이 도와 몇백만분의 일의 우연으로 길에서 마주치는 일 아니면 볼 수 없는 사람.

끝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지난 날 그의 진심을 알기에, 마지막은 편하게 좋은 모습으로

보내고 싶었습니다.

 

 

 

 

 

둘은 아직도 만나고 있는 것 같아요.

나땜에 모든게 끝이라고하던 그 아이도, 당신이라면 이런 남자와 계속 사귈수 잇겠냐고 그 여자도,

몇년간의 정은 어쩔수 없나봅니다.

그의 미니홈피에는 아직도 두 사람의 다정한 사진이 메인으로 걸려있네요.

 

역시나 남자는 오래 사귄 여자를 떠나지 못한다는 말.

제가 위안삼기에는 너무 부족한 핑계거리겠죠.

 

 

제가 바보였습니다.

기다려달란다고 믿고 기다린 제가 바보였습니다.

내 감정에 내가 속아버린거죠.

미련은 없습니다.

인연이 아니라면 어차피 저에게도 필요없는 사람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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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지금님의고...|2006.08.11 13:24
남의 남자를 탐한 댓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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