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상태가 호전되어서 오늘 1시쯤에 중환자실을 퇴원하고,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아침에 아버지께서 오늘 엄마가 일반병실에 자리가 나면 옮겨질거 같으니까, 준비좀 해오라고 전화가 왔다.
기쁜마음에 우선 병실이 날지 안날지 모르니까, 기본적인 것들만 챙겨서 집을 나섰다.
가는동안에 일반병실에 자리가 나서 옮겨겼다는 소리에 병원에 도착해서 바로 일반병실로 갔다.
엄마는 침대에 누워서 어제보다 훨씬 좋은 혈색으로 있었다.
"엄마~ 괜찮아?"
"응~ 좋아졌어~"
짧은 말이었지만 이젠 제법 말도 하신다.
다행이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엄마, 나 누군지 알겠어? 나 누구야?"
"아들~"
ㅎㅎ 아들이라고 한다.
여전히 금식에 영양제와 포도당등 여러개의 링겔을 맞고 있고, 귀저기도 차고 있지만 제법 괜찮아 보인다.
"오늘 대변도 조금 2번 봤데~"
아빠가 나한테 말해주었다.
아직은 못드셔서 맛있는거라도 못드리는게 좀 마음에 걸리지만 곧 먹을 수 있을거 같은 생각이 든다.
이것저것 말을 시켜봤는데 이내 귀찮은지 말을 또 안하시고 대답만 하신다~ㅎㅎ
엄마가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신다.
"엄마~ 아직 화장실은 못가니까 그냥 싸~ 귀저기 했어~"
고개를 저으시고 굳이 가겠다고 한다.
"엄마~ 괜찮다니까,
엄마, 혹시 대변 봤어? 어디보자~"
귀저기를 열어보니 대변을 조금 봤네...ㅎㅎ 아빠랑 엄마 귀저기를 새로 갈아주니 어머니는 금새 또 눈을 감으신다.
다시 잠드신거 같다.
그리고 아버지는 오늘 볼일이 있어서 2시쯤 나가시고, 엄마랑 둘이 있었다.
엄마가 주무시는걸 보고 나도 보호자 침대에서 누워서 책좀 보고, 영화를 좀 보다가 나도 잠이 들었다.
'딸그락~'
뭐가 떨어지는 소리에 잠이 깼는데, 엄마가 또 화장실을 가겠다고 한다.
"엄마~ 화장실 가고 싶어?"
"응~"
"엄마 그냥 싸~ 귀저기 했어~"
"싫어~ 화장실갈래."
"엄마 걸을 수 있겠어? 자~ 한번 다리에 힘한번 줘봐~
아이구~ 다리에 제법 힘이 있네.
그래 한번 걸어보자!"
소변줄을 이동 링겔대에 달고 엄마한테 슬리퍼를 신키고 일으켜 봤다.
다리를 많이 끄시긴 하지만, 그래도 힘을 주고 제법 걸으신다.
화장실까지 겨우가서 변기에 앉혔다.
"엄마~ 나 신경쓰지말고 싸~"
엄마는 아무래도 귀저기에 하는것보다 직접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고 싶었나보다.
귀저기에 했던것보다 대변을 많이 보신다.
근데 또 몸에 힘이 빠지는지 고개가 자꾸 뒤로 고꾸라진다.
"엄마, 이거 잡고 힘을 줘~"
나는 엄마 옆에서 고개를 받쳐주면서 배를 살살 만져줬다~
"엄마, 이렇게 배 만져주니까 조금 나?"
한참을 볼일을 보고나서 다했는지 화장지를 달라고 한다.
엄마는 내가 닦아준다고 했는데도 굳이 자기가 닦는다면서 달라고 해서 화장지를 주고,
엄마를 조금 앞으로 앉혀서 손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줬다.
엄마는 여러번 계속 닦으시고, 마지막에는 내가 직접 물티슈로 말끔히 닦아 줬다.
근데... 생각지도 못한 힘든일이...
다시 귀저기를 채우려고 하는데, 좁은 화장실에서 힘이 빠진 엄마는 자꾸 서있어도 머리가 뒤로 계속 고꾸라져서
한손으로는 머리를 받치고, 한손으로는 귀저기를 채우려고 하는데 보통 힘든게 아니다.
한 10여분을 땀을 뻘뻘 흘리면서 겨우 귀저기를 채웠다.
휴~ 내가 키가크고 팔이 길었으니 다행이지, 이거 짧았으면 아예 못했을거 같다.
엄마는 화장실에서 나와서 침대로 가자고 하는데, 맞으편 화장실에 또 가려고 한다.
"엄마~ 거기 왜또가려고, 방금 화장실 갔다왔자나~
침대로 가자 엄마!"
"일로가~ 거기 화장실 없자나~"
아무래도 아직은 정신이 온전치 못해서 사고하는 기능이 많이 떨어진거 같다.
억지로 달래고 질질 끌고가다시피 침대로 겨우 눕혔는데, 역시나 귀저기는 제대로 안됐는지 내려가있다.
침대에서 다시 귀저기를 바로하고 눕혔다.
엄마는 뾰로통한 표정을 한다.
"엄마~ 나 밉지~"
"그래~ 너무 억세게 해!"
"아빠는 부드럽게 해주지~
나보다 아빠가 좋아?ㅎㅎ"
엄마는 이거에는 대답을 안하시고, 그냥 삐진표정으로 눈을 감으신다.
그리고 다시 잠이 오는지 주무신다.
깊은잠을 못자는지 작은소리에도 자꾸자꾸 깨신다.
"핸드폰 꺼~"
"TV 꺼~"
하면서 주위에 나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잠자다가도 금새 깨고 그런다~
그덕분에 나도 잠깐잠깐 졸다가 깨고한다.
"아빠 왔어?"
엄마는 나랑 있는동안, 아빠를 계속 찾는다.
밉다고 할때는 언제고, 계속 아빠를 찾는거보면 부부란~ㅎㅎ
저녁시간이 되자 주위에 밥먹는 소리와 냄새에 또 깨서 표정이 안좋다.
아마도 자기도 먹고 싶은데 못먹고 누워만 있어야 하는게 속상한가보다.
저녁이 되자 아빠는 햇밥이랑 장조림, 그리고 나먹으라고 초밥이랑 바게트롤을 사왔다.
"아빠왔어"
"이거 정리좀 하고, 초밥사왔으니까 먹어라~"
엄마 앞에서 먹는게 죄송해서, 밖에 나가 휴게실에 가서 초밥이랑 롤을 먹었다.
먹고서 들어오니 어머니는 또 잠이 들어있다.
"아까 화장실가서 대변도 많이 봤어~"
"걸어서 화장실도 갔었어? 잘 걸어?"
"다리를 많이 끌긴하는데, 힘줘서 제법 걸어~ 많이는 못걷지만."
어머님이 잠드신걸 보고, 병원을 나섰다.
다행이다.
생각보다 빨리 중환자실을 퇴원해서.
정말 다행이다.
엄마! 힘을 꼭내서 다시 나랑같이 산책도 하고, 먹고싶은것도 많이 먹자고~
엄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