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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에 대한 어느 교수의 말

박수영 |2008.09.16 02:56
조회 7,657 |추천 196

싸이월드


 


스스로 인생막장을 택한 중범죄자들도
싸이에서는 화려한 벤처사업가로 변신하고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성공만은 꿈꾸는 한심한 백수들도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 척 전문직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며



자신만은 정말 하루하루 노력하며 살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곳이 싸이월드다



싸이월드 일기장 같은 경우는 가식의 메카이다.



그만큼 은밀하면서도 타인을 의식하는 역겨운 글쓰기장이다.
읽을 대상을 염두해두고 쓰는 그 자기자랑 가득한
논픽션 드라마 일기에 우리는 과연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


 


친하지도 않은 사람 사진까지 마구 스크랩하며
친구 폴더의 페이지수를 늘려 내 대인관계는 이 정도다 뽐내고,
렌트카에서 사진을 찍거나 고급레스토랑에서 사진을 찍는 것
따위로 자신의 가치를 올리려고 시도한다.


 


마치 영원한 사랑을 할 듯 홈피 전체를
'그 사람'과의 사진과 이야기로 도배했다 불과 몇 주 만에
'그 사람'이 '다른 사람'으론 바뀌곤 또 다른 '그 사람'으로
똑같은 패턴으로 홈피를 꾸미기 시작한다.


 


현실과는 관계도 없는 달콤한 김제동식 말장난 철학으로
도배하여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시킨다.
여기저기서 쓸데없는 몇 줄짜리 글귀들을 마구 스크랩 해와선
거기에 자신을 맞추어 나간다.
남들이 써놓은 짧은 몇 줄짜리 글 따위에
자신의 신념마저 흔들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결국 또 하나의 '나'가 만들어진다.



어딜가서 무얼 했고, 어딜가서 무얼 먹었으며,
어제의 기분은 어떠했고, 오늘의 기분은 어떠하며..


설렘, 우울, 짜증 같은 기분표시 따위를 하루하루 변경하면서
자기의 기분을 모든 사람이 다 알아주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마치 보험설계사가 자신의 고객을 관리하듯이
일촌리스트를 펼쳐놓고 첫번부터 끝번까지 방명록 순회를 하며
다 비슷비슷한 글들을 남기곤 자신의 홈피에도 와달라는
은근한 암시를 한다.


 


애초에 무언가를 바라고 상대방의 홈피에 흔적을 남긴다.
Give and Take


'내가 너 사진에 예쁘다고 남겼으니 너도 예쁘다고 남겨야지'


하다못해 자신의 싸이 투데이라도
올라가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촌평의 길이와 방명록의 숫자가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그 아무 의미 없는 일촌평과 방명록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타인을 생각하는 척 그러나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결국 자기자신을 포장하는데
서로가 이용되어 주고, 이용할 뿐이다.



싸이를 허영심 마케팅의 승리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난 열등감을 건드림으로 싸이가 이만큼 성장했다고 본다.
열등감을 감추려 자기 자신마저 속이면서



무의식적으로 자기를 포장해가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싸이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 어느 교수의 말

 

추천수196
반대수0
베플연지훈|2008.09.16 23:40
일기를 남의 시선따위 의식하고 쓴 적 없으며 렌트카 사진 따위 찍은적 없고 레스토랑을 찍은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의 즐거운 추억을 찍은 것이다. 내게는 생각을 정리도 해보고, 반성도 해보며 즐거운 추억을 보관하기도 하는 내 일기장과 사진첩을 "가식의 메카"이니, "역겨운 글쓰기장" 으로 더럽히지 마라. 당신에겐 그럴 권리가 없다. 영원한 사랑을 해야지만 그 사람과의 사진과 이야기로 홈피를 꾸며도 된다는 법은 누가 만들었는가? 홈페이지를 꾸민다는 것은 다른 나의 소유물을 내 취향대로 꾸미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홈페이지를 내취향으로 꾸미고 개성을 표현하는 것을 하찮고 쓸데없는 짓으로 깎아내릴 권리 따위 당신에게 없지 않은가? 내가 오늘 어디서 무얼했고 내 기분이 어떤지 모든 사람이 알아주길 바랬던 적 추호도 없다. 오히려 나는 내 소중한 사람들의 일상이 어떠한가에 관심을 가진다. 그들에게 무얼 바라고 하는 Give & Take 가 아닌 순수한 나눔이자 나의 애정표현이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사이좋은 싸이월드다. 왜 피해의식에 쩔은 패배자적인 마인드, 추잡한 상업적인 시각으로만 보려하는가?
베플김영권|2008.09.18 18:59
그리고 그 교수는 포도알을 획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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