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가 abkenglish 뉴스동영상강의로 다룬 내용이에요.
요즘 난리죠, 미국 최고의 investment banks들 5개 중 3개가 사라지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작살이 나고 있는데...
최근의 미국 주택시장 하락이 왜 이런 장난아닌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는지 궁금한 사람들은 읽어보세요. 우리나라 TV 뉴스나 네이버 검색해봤자 금융시장에 대해 깜깜한 초보자들이 알아듣기쉽게 설명해놓은게 한개도 없길래... 직접 설명해드리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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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대출 101
- 결국 은행이라는건 예금주들이 저금한 돈을 적절한 투자처에 대출하고, 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차익을 실현함으로써 돈을 버는거라는건 다 아시죠. (일반적으로 대출이자가 예금이자보다 훨씬 높죠) 미국의 상업은행(commercial banks)들의 수익 중 상당부분이 모기지 대출을 통한 이자수익입니다.
그런데 개인이 집을 사기위해 은행에서 직접 모기지 대출을 받게되면 두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1) 개인은 불확실한 adjustable mortgage rate(변동이자)보다는 fixed mortgage rate(고정이자)으로 대출받기를 원할텐데요. 문제는 혹시라도 개인이 mortgage rate이 낮을때 고정이자로 모기지대출을 받은 후, 나중에 은행예금이자가 그 fixed mortgage rate보다 높아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은행은 손해를 입게되겠죠.
(2) 은행이 예금주들의 예금을 모두 모기지대출로 써버리고 나면 더이상 다른곳에 대출해줄 자금이 없게되겠죠.
그럼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나요?
- 그래서 생겨난게 Fannie Mae와 Freddie Mac이라는 사설기관들인데요. 이 기관들은 모기지 대출, 즉 주택 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 공급해주는 기관들이라고 보면 돼요.
자금공급의 원리는 다음과 같은데요. 예를 들어, 개인이 10만달러의 집을 사기위해 은행으로부터 7%의 고정이자에 모기지대출을 얻는다면, 은행은 수익률 7%의 $1000짜리 주택담보채권을 100부 발행해서 Fannie와 Freddie에게 10만달러에 팝니다. 결국, 개인이 집을 장만하기 위해 받는 대출은 은행이 아니라 Fannie와 Freddie가 해주게 되는거고, 은행은 변동하는 예금이자에 신경쓸 필요가 없어지게 되죠.
멋지군요.
- 뭐 그렇죠. 물론 어떤 대출이건 위험성이 있게 마련이죠. 만약 모기지대출을 받은 개인이 monthly mortgage payment를 못내게 된다거나 집을 팔아버리고 대출상환을 안해버리면 결국 손해를 보는건 은행이 아니라 Freddie/Fannie가 되는거죠. 그렇지만 이제껏 문제가 없었던 건, 그렇게 대출상환을 안하거나 못하는 mortgage default의 비율이 아주 낮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1000명이 모기지대출을 받았다면 그중 default하는 비율은 40명정도밖에 되지않았고, Fannie/Freddie가 나머지 960명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으로 충분히 커버하고도 이득이 되는 장사였으니까요.
물론 여기서 이야기가 다 끝나는게 아닙니다. Fannie와 Freddie가 이렇게 사들인 수조달러어치의 주택담보채권들 중 상당분이 누군가에게 또다시 팔리게 되는데요, 그 "누군가"가 바로 Goldman Sachs, Morgan Stanley, Lehman Brothers, Merrill Lynch, Bear Stearns같은 월스트릿의 거대 투자은행들입니다.
걔들은 그 주택담보채권들을 왜 살까요?
- 월스트릿의 투자은행들이 돈버는 기술이 바로 securitization이라는 건데요. 한마디로 금융상품을 만들어내는거죠. 걔들은 세상의 어떤것이라도 securitize해낼수있는 놈들입니다. 아마 "여러분이 소개팅나가서 킹카/퀸카를 만날 확률"을 가지고 금융상품을 만들라고해도 해낼 애들이죠. ("확률이 높다"는 상품은 잘 안팔리겠지만 ㅋㅋ)
한마디로 얘들은 그렇게 잔뜩 사들인 주택담보채권들을 다 모아서 굽고 삶고 튀기고 익혀낸 후 "Mortgage-backed Security"(MBS)나 "Credit Default Swap"(CDS)같은 삐까뻔쩍한 이름들의 파생상품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는 이 휘황찬란한 상품들을 비싼값에 팔죠. (원래 원자재보다 최종상품이 항상 비싸게 팔리죠.)
그런걸 누가 사나요?
- 다요. 투자은행은 지들이 만들어낸 그런 파생상품들을 Fannie/Freddie에 되팔기도 하구요. 여러분이 용돈모아 투자한 펀드들에게도 팝니다. 보험회사들도 그런거에 엄청나게 투자하구요. 은퇴한 노인분들이 수십년간 조금씩 저축한 돈을 몽땅 모아 관리하는 retirement fund들도 그런 파생상품들에 꽤 많이 투자합니다. 여러분이 아무것도 모르고 무조건 '금융강국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니까 안심해도 될꺼야'라고 돈넣은 펀드들, 잘 살펴보면 그런 파생상품들 포함되지않은 펀드가 없을껄요 아마.
그래서요?
- 2003년까지 미국의 주택시장은 유래없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2001년도의 불경기 이후 경기를 살리기위해 미국 중앙은행은 기준이자를 계속해서 낮추었고, 집을 사기위한 모기지 대출이자도 수십년만의 최저치였죠. 많은 은행들과 Fannie/Freddie, 투자은행들, 뮤추얼펀드들이 치솟는 주택시장 덕분에 모기지 대출과 관련 파생상품들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게 되었구요.
문제는, 시중의 은행들과 모기지 대출업체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위해 신용이 좋지않은 개인들(sub-prime borrowers)한테까지 대출을 해주기 시작했다는거죠. 원래 은행은 Fannie와 Freddie의 가이드라인에 맞는 높은신용의 개인들에게만 모기지대출을 해야만 하는데요. 집만 사면 단기간에 집값이 엄청 오르니 아무도 걱정이 없었던 겁니다. 대신 은행들은 이런 sub-prime borrower들에겐 낮은 고정이자가 아닌 변동이자에 모기지 대출을 해주었는데요, 그것도 일정특별기간동안은 아주 낮은 특별고정이자(special low introductory rate)를 내다가 특별기간이 지난 후 변동이자로 바뀌는 거였죠. 계속 집값이 치솟고 이자가 낮은 상황에서 sub-prime borrower들이 겁낼건 별로 없었습니다. 특별기간동안 매달 모기지를 잘 갚아나가면, 특별기간이 지난 후 다른 은행을 통해 낮은 고정이자로 재대출을 받으면 되는거였으니까요.
근데 문제가 왜 생긴거죠?
- 문제는, 2003년 말부터 미국 중앙은행이 물가상승을 염두에 두고 기준이자를 올리기 시작했다는거죠. 모기지 대출이자가 덩달아 오르면서, 변동이자에 주택을 구입했던 sub-prime borrower들이 대출상환을 못하게되는 상황이 닥쳤죠. 급매로 시장에 나온 주택들이 늘어나게 되고, 불안하게 된 은행들은 새로운 모기지 대출 기준을 엄격하게 따지기 시작했죠. 저렴한 고정이자에 재대출 받으려던 sub-prime borrower들은 난리가 나게 된거고, 빈집은 늘어나는데(공급 증가) 신용이 좋은 사람조차 은행에서 새로 대출받기 어려운(수요 감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죠. 이때부터 미국 주택시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주택값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주택담보채권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했고, 월스트릿 투자은행들이 멋지게 만들었던 주택연동 파생상품들의 가치 역시 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월스트릿의 거대투자은행들이 이런 파생상품들을 지들의 "자산"으로 취급해 왔었다는거죠.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고 이 투자은행들은 그런 파생상품 자산들을 담보로 엄청난 leverage에 돈을 빌려썼구요. 예를 들어, 파생상품들의 가치가 1억달러라고 하면, 투자은행은 보통 이 1억달러의 파생상품들을 담보로 30배, 즉 30억달러의 돈을 빌려왔습니다 ㅠㅠ
게다가 파생상품 자산들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leverage는 자동적으로 점점 더 심해지게 된거죠. 예를 들어 백만달러 가치의 파생상품들을 담보로 2백만달러를 빌리면 leverage가 2:1뿐인데, 갑자기 이 파생상품들의 가치가 50만달러로 떨어지면 leverage는 순식간에 4:1이 되는거죠.
Leverage가 허용치 이상이 되면 margin call이란게 발생합니다. 하락한 파생상품 자산, 즉 하락한 담보물의 가치에 상응할만한 새로운 자금(capital)을 투입해야하는거죠. 자금을 어디선가 끌어오지 못하게 되면요? 채권자들이 떼거지로 몰려들며 자기들 돈을 다 빼내기 시작합니다. 급해진 투자은행들은 이미 가치가 하락한 파생상품들을 아예 똥값에 팔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파생상품들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주식처럼 시장에서 쉽게 사고팔수있는게 아니란 거죠. 게다가 박살나기 시작한 주택시장이 언제 회복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위험요소가 어디 숨어있는지조차 알수없는 파생상품들은 아무도 사기 싫어한다는 거죠 (앞서 말했듯이 이런 주택연동 파생상품들은 수십만 수백만개의 mortgage들을 모아서 구워대고 튀겨대며 만든거라, 언제 어디서 누가 집을 압류당하고 default하는지 알수가 없죠) Seller들은 많은데 buyer는 없는 상황에서, 파생상품 자산의 가치가 똥값이 되며 투자은행들의 주가가 폭락을 하게되고, Moody's나 S&P같은 신용평가 에이전시들이 투자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대폭 낮추게 되면서 이런 투자은행들은 새로운 자금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게되죠. 결국 Bear Stearns나 Merrill Lynch같이 다른 은행에 헐값에 팔리게 되거나, Fannie/Freddie나 AIG처럼 국유화되거나, Lehman처럼 아예 파산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나라 주식은 왜 덩달아 작살나나요?
- 외국인들이 파니까요. 걔들은 지금 우리나라 주식이 싫어서 파는게 아니고, 지들 leverage를 줄이기 위해 자금확보하려고 파는거에요. 외국인들이 미친듯이 파니까 우리나라 기관이나 개미들은 멍때리며 같이 덩달아 패닉상태에 빠지게 된거구요...
Greed and fear; boom and bust; euphoria and panic... 이게 바로 월스트릿이 돌아가는 메카니즘인데요...
But know this:
When there's blood on the street, you want to be a buyer, not a sell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