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길들기
어디 난초뿐이겠는가?
귀하건 천하건 때 없이 피고 지는 저 꽃들...,
이런 꽃을 두고 김일로 시인은
"한 평 뜰에 모여서 활짝 웃는 꽃들
푸른 하늘 머리에 이고 모두 제 세상"
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리고 그 의미를 한시(漢詩) 한 구절로 압축하여
"뭇 향기, 웃는 얼굴에 무슨 귀천이 있으랴!"라고 했다.
남이 알아 주든 말든 그저 자기 생에
묵묵한 저기 야생화 심산유곡의 이름 없는 꽃들.
사람이 생을 구가함에도 이와 같아야 한다.
선한 일이야 복되지만 이를 자기 입으로 발설하고
과장하고 치장하는 일들에 익숙해졌다.
남에게 애써 보이지 않아도
스스로 자아 속에서 빛나야 한다.
쑈(show)를 해라! 쑈~
이렇게 외쳐야 하는 시대이고
더 아름답게 더 돋보이게 포장해야 하는
현대인의 삶이 그저 애처롭기만 하다.
지금도, 정·재계에는
부끄러움을 행하고도 변명과 함께 구차한
연명을 꾀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지금, 내 머릿속에는
어떠한 핑계와 변명이 도사리고 있는가?
보여주기 위한 자기 합리화의 삶이
결국 살아도 제 세상이겠는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자신에게
진실한 옳음을 알고 내면이 떳떳한 사람이
남에게 길들여 지지 않고, 나에게 길들이는 것이
곧 부끄럽지 않은 올바른 나만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