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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 Ville.

이혜민 |2008.09.23 04:00
조회 56 |추천 0


 '이것은 한 마을에서 일어난 아주 슬픈 이야기이다'라는 나래이션으로 처음 호기심을 자극하고, 무대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배경 구성으로 영화보다는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함으로 또 한번

호기심을 건드린다. 절제된 대사와 표현이 오히려 각 인물이나 사건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고 처음엔 좀 지루한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에서 눈과 귀를 떼지 못하게 하는 충격적인 스토리와 결말을 갖고 있다.

 

 갱단을 피해 마을로 들어온 그레이스, 위험분자인 그녀는 마을에서 지내는 댓가로, 각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일들을 돕고 소액의 수당을 받는다. 천사와 같은 그레이스는 이내 그 마을의 '기쁨'이 된다. 그레이스의 거주를 반대했던 사람들조차도 그레이스의 팬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갱들의 지속적인 방문과 경찰들이 붙이고 가는 수배 전단지에 마을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고 그 불안감을 그레이스에게 더 일을 많이 시키는 것으로 보상받으려 한다. 거기에 맞물려 남자들은 늘 상냥하고 친절한 그레이스에게 just a friend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 마을은 점점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당연하다는 듯 자기에게 과한 업무를 지시하고, 집적거리며 심지어 강간까지 하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그레이스는 아무런 불만도 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그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덮어주려 한다.

 

사람들은 점점 더 그레이스를 압박하고 구속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게 목과 발에 족쇄를 채우고, 남자들은 밤마다 그레이스를 찾아와 그들의 성욕을 채우고 간다. 그리고는 많은 시간이 흘러 마을 사람들은 결국 그레이스를 갱단에 넘기기로 작정한다. 마을로 찾아온 갱단. 어두운 표정으로 보스의 차에 타는 그레이스.

 

그 차안에서 나누는 보스와 그레이스의 대화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결국에 선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었을까. 인간은 모두 다 '개'같은 본성을 가지고 있으니 개화시키려는 노력은 쓸모없는 것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둘 다 일수도 있고-

 

내 영어 이름도 그레이스고 나 또한 나에게 잘못을 하는 사람이나 공공연하게 뒷담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무턱대고 욕하기보단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고 왠만하면 이해하려 하고, 삐뚤어진 사람들도 관심과 사랑으로 충분히 개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이 극 중의 그레이스와 동질감을 느꼈다. 그래서 더 이 영화에, 이 영화가 주는 우울함에 빠졌는지도 모른다. Anyway,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나서도 한동안 충격과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든 영화. 많은 시사점과 혼란을 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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