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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을 기대하는 희망찬 펀드보고서, 고객들은 절망할 수 있다

박종호 |2008.09.25 23:21
조회 37 |추천 0

중국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 운용사에서 펀드 가입자들에게 레터를 보냈습니다.

제목은  "*** 차이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기대"

 

담당 펀드 매니저의 코멘트를 장장 3페이지에 걸쳐서 적어서 보냈더라구요.

내용은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지난 9월 19일, H지수는 중국정부의 증시부양책들이 나오면서 15.5% 급반등하였다.

 발표된 부양책은 금리인하, 지준율 인하, 증권거래세 인하, CIC(중국국부펀드-중국투자공사)의 은행주 매입 계획, 국영기업의 자사주매입, 중소기업에 대한 재정지원 등이다.

 그리고 앞으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예상된다.

 중국 GDP 성장률이 9% 이하로 떨어지게되면 법인세인하, 소득세인하 등의 감세정책과 중국정부의 인프라 직접 투자 등이 예상되고 금리도 추가적으로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 그리고 중국본토 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안정화 기금이 설립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중국경제는 9%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인상으로 인해 에너지관련 업체들의 이익이 확대될 것이다. ]

 

현재 이 펀드는 올해 -3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보고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얼마전에도 비슷한 보고서가 왔습니다.

비슷한 보고서라고 하면...분석 내용이 같다는 것이 아니라

뭐...어쨌든 지금은 잠시 조정중이고 앞으로는 오를 것이다라는 내용이 같다는 것입니다.

 

물론 얼마전 중국정부에서 발표한 증시부양책은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들입니다.

이전의 중국정부의 성향을 봤을 때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입니다.

그래서 중국정부의 경제정책이 긴축을 통한 안정정책에서 재정정책을 통한 성장정책으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다수 존재합니다. 일정부분 맞는 이야기죠.

 

그런데 중국정부가 이런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 상황이 안 좋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예측하는 것보다 과도하게 폭락했고 앞으로도 더 폭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기에

이런 정책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인위적인 부양에 의한 정책효과는 지속적일 수 없습니다.

 

보고서에는 작년까지 고성장을 지속하다가 죽쑤고 있는 중국증시에 대한 어떤 분석도 없습니다.

다만 이런 정책들이 발표되었고 이런 정책이 기대되기에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진 않지만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거죠. "오를거니깐 맘 푹 놓아라"

제목에서도 그렇고 보고서의 절반은 "기대"에 대한 내용입니다.

중국정부가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서 증시가 올랐으면 좋겠다...

 

운용사 입장에서...고객들이 펀드에서 돈을 빼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상승만 예측하고 상승만 기대하게 하는 보고서는 사람들의 투기적 속성만을 부추길 뿐입니다.

길게 장기투자를 해야하는 펀드의 속성상 상승 일변도의 보고서는 시장이 상승하지 않았을 때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킵니다. 장기투자를 하려고 가입했던 고객들마저 등돌리게 만듭니다.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수익에 대한 기대가 있기때문입니다.

하지만 펀드는 영원히 오르지도 영원히 하락하지도 않습니다.

수익을 가능케하는 것은 상승 예측에 의한 막연한 기대심이 아닌

펀드가 하락하더라도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와 그것을 가능케하는 재무구조입니다.

 

고객들한테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기대하면서 그것이 언제 실시될지 실제로 있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기대가 되니깐 버티라는 말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 합니다. 그들의 기대와 바램대로 오르면 다행이지만 오르지 않았을 때

보고서를 낸 사람들은 회사에서 그냥 욕 좀 먹으면 그만이겠지만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결혼을 미루고, 자녀 등록금을 대출받고, 전세금을 올려주지 못 해 집을 줄여서 이사가거나 월세로 살아야합니다.

펀드를 운용한 사람들은 성과급 안 받으면 그만이지만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그 펀드 하나 때문에 가정이 깨질 수도 있습니다.

가입한 고객들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아마 이런 무책임한 보고서는 낼 수 없을 것입니다.

상승에 대한 기대, 희망을 주는 것은 좋지만

그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하락으로 인해 고객들이 절망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 보고서 말미에는 이런 글이 써 있습니다.

본 자료는 미래 시장상황의 변화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의 정확성을 위해 신중을 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신과 모회사 및 자회사들은 본 자료의 어떠한 누락이나 오류 및 부정확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을 것입니다.

 

- 절대 책임을 지지 않을 사람들이기에 가벼이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가볍게 이야기한 것에 내가 너무 정색하고 이야기한걸까요?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해 놓았는데 무책임하다고 뭐라했으니...오바했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문가라는 사람들이...다른 사람의 돈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무책임해서는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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